봄에 핀 첫 꽃

2008.03.31 12:43일기

<봄에 핀 첫 꽃>
2008.03.28 금요일

수업이 끝나고 잠깐 햇빛이 비추자, 아까워서 공원 놀이터에 들러 모래성을 쌓고 놀았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자 놀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집으로 가고, 나도 집을 향해 달려갔다.

하늘에서는 작은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고 있었지만, 금방이라도 물벼락이 쏟아질 것처럼 어두침침해졌다. 나는 비에 홀딱 젖은 생쥐 꼴이 될까 봐 불안해져서 도망치듯 달렸다. 그러다가 바로 내 키보다 조금 큰 나무 옆을 지날 때, 뭔가 이상해서 잠시 멈칫하였다.

그 나무에는 가지 끝마다 노란 것들이 뾰족뾰족 달렸다. 난 그것이 처음엔 꽃봉오린 줄 알았다. 하지만, 꽃봉오리보다는 더 화사해 보였다. 가만 보니 그것은 꽃이었다. 바로 올봄에 우리 공원에서 처음 핀 꽃!

다른 나무들은 아직 봉오리도 피어나지 않았는데, 작디 작은 나무가 노란색으로 아름답게 꽃을 피웠다! 나는 설마 하며 믿기지가 않아 꽃잎을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 부드럽고 촉촉한 꽃잎의 감촉이 내 손끝에 닿자, 온몸이 꽃잎처럼 부들부들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너무나 들떠서 "여러분, 봄에 첫 꽃이 피었어요. 좀 보세요~!" 하고 외치고 싶어 안달이 났다. '하하하, 드디어 봄이 제대로 찾아왔구나! 봄이 되면 뭘하지? 그래! 벚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는 거야! 벚꽃이 후두둑 떨어지는 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날씨도 점점 좋아지겠지? 요즘 날씨가 너무 변덕스럽단 말야. 인라인 스케이트도 봄의 햇살 아래서 제대로 타 보리라!' 하며 막 흥분해서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번개가 콰광! 쳤다.

나는 이크 하며 노란 꽃 한 송이를 슬쩍 따서 주머니에 넣고, 비에 젖을까 봐, 서둘러 집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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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2008.03.31 13:40

    이제 꽃들의 합창이 시작되는 완벽한 봄이 오고 있네요.
    오늘이 3월 31일, 그리고 내일은 4월 1일..
    더 많은 꽃들이 방긋거리며 사람들에게 환한 미소를 전하겠지요.

    요즘 출퇴근길에는 양쪽으로 한 500미터 가량 개나리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듯하지요. 가끔 우울한 마음을 개나리 폭포가 달래준답니다.
    봄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생기를,,,기쁨을 전하는 것 같아요.

    상우님에게 힘차고 행복한 봄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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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2008.03.31 20:48 신고

      안녕하세요? 승객1님께서도 봄을 맞으셨군요. 축하드려요.^^
      저도 크면 개나리 폭포가 쏟아지는 길로 출퇴근하고 싶어요.^^
      승객1님도 봄이 깊어갈수록 더 희망차게 생활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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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jesuisjoli.blogspot.com BlogIcon lithenium2008.03.31 13:53

    봄은 인간들의 온실이 아닌 들판으로부터 온다고 하죠. 상우님도 그걸 본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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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2008.03.31 20:57 신고

      안녕하세요? lithenium님, 봄이 들판으로 시작 된다니, 그래서 제가 봄만 되면 자꾸 땅위를 기어다니나 봐요!^^
      행복한 봄이 lithenium님 곁에 함께 하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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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장미2008.03.31 17:04

    봄이 오긴 오나 봅니다.

    꽃은 (먹을 것이 아니라면) 꺾지 마시길 바래요! :-)

    그리고, 저도 상우님처럼 즐겁게 봄을 맞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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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2008.03.31 21:03 신고

      이크, 그렇지 않아도 꽃을 딴 게 마음에 걸렸는데, 부끄럽네요.
      역시 꽃은 피어있을 때, 보고 느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다음부터는 쓰다듬어만 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