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뜨기를 기다리며
<해뜨기를 기다리며> 2016.01.28 목요일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끝이 없는 바다를 바로 코앞에 마주하고 있으니, 모든 어지러운 생각이 해안가에 부서지는 파도 거품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날씨가 흐려 일출은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아침 7시, 내게는 방학 내내 일어나 보지 못했던 시간이건만, 여행지에 와서 일출을 볼 생각에 자연스레 눈이 깼다. 다시 누워서 더 자고 싶었다. 그러기로 했다. 뜨는 해..
-
세스 마틴과 함께하는 세계 민중 음악의 밤
<세스 마틴과 함께하는 세계 민중 음악의 밤> 2015.11.02 월요일 10월 31일, 그러니까 지난주 토요일 6시 우리 가족은, 신촌 체화당 카페 지하 강당에서 열리는 <세계 민중 음악의 밤>공연을 보았다. 우리 가족을 초대한 사람은 음악가 세스 마틴(Seth Martin)! 그는 미국인이다. 며칠 전부터 들떠 있던 영우는 신이 나서, 친한 친구 4명과 함께 공연장에 들이닥쳤다. 세스 마틴과 그의 친구들에 노래와 연주, 성문밖 학교 학생..
-
2006.06.21 해바라기
<해바라기> 2006.06.21 수요일 이것은 제가 어떤 화가가 그린 해바라기 그림을 따라 그려 본 것입니다. 왼쪽 위에는 해바라기 액자가 있고 오른쪽 위에도 해바라기 꽃병이 있습니다.
-
2006.06.01 바닷속 모습
<바닷속 모습> 2006.06.01 목요일 이 그림은 제가 6살 때 그린 바닷속 풍경 입니다. 오른쪽 아래의 보라색은 물고기의 집이고요, 바로 위의 갈색은 굴뚝입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거북이가 있어요. 창문이 달려 있는 중간 아래는 거북이의 집이죠. 그리고 그 위에는 하늘색 물고기 있죠? 물고기 머리 앞에 보따리를 지고 있는 것은 새로 엄마를 따라 이사온 아기 불가사리 랍니다. 아기 불가사리 밑은 엄마 불가사리 이구요, 엄..
-
둥지
<둥지> 2008.02.11 월요일 도롯가에 잎을 다 떨어뜨려낸 겨울 나무 줄지어 서 있네. 수없이 많은 나무 곁으로 차들이 쌩쌩 스쳐가네. 차가운 바람이 불 때마다 빼빼 마른 나뭇가지들이 힘겹게 떨고 있네. 이제 막 태양은 저물어 도로와 하늘은 포도색으로 물들고 수천 개의 은빛 핏줄처럼 뻗어 있는 나뭇가지 사이로 포도즙이 흘러내린 것처럼 스며들다가 곧 세상은 거대한 암흑으로 변한다. 나는 갑자기 길을 잘못 흘러든 것처..
-
2007.08.27 매미 소리
<매미 소리> 2007.08.27 월요일 쐐애애, 쐐애애 빗줄기 같은 매미 소리. 몇 주 동안을 목청껏 울어대기 위해 땅 속에서 5년을 성충이 되기만을 기다렸노라. 불처럼 뜨거운 여름 시원한 소리로 온 세상에 그늘막을 쳐라. 터질 듯한 매미 소리 울다 울다 죽어도 좋다. 쐐애애, 쐐애애. <동생 영우 그림> 관련 일기 2006.08.03 매미 소리
-
이상한 숲 - 꿈속에서 벌어진 일
<이상한 숲 - 꿈속에서 벌어진 일> 2008.12.14 일요일 지난 토요일, 우리 가족은 시내로 외출하였다. 교통체증으로 꼼짝도 하지 않는 차 안에서 나는 깜박 잠이 들었고, 그 사이에 꿈을 꾸었는데 신기하고 재밌어서 여기 글로 옮겨 본다. <"얼마나 더 가야 하나요?", "음, 이 길로 30분 정도만 가면 된단다."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는 말씀하셨다. "아, 네~." 하고 나는 차창 옆에 기대어 다시 눈을 감았다. 내 이름은 힘찬이! 나..
-
기적 - 과학의 날 교내 행사 글쓰기 작품
<기적> 2008.04.01 화요일 때는 2007년, 우리나라 서해 태안반도에 유조선 기름이 쏟아져, 오염되어 온 나라 안은 난리가 났고, 서해는 생명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어부들은 일손이 끊겼고, 물고기는 동해나 먼 나라에서 턱도 없이 비싼 값에 수입해와야 했으며, 육지의 물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살아야 했다. 이 아수라장 속에서도 서해안을 살리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끊..
-
가장 점잖은 지옥 <힐>
<가장 점잖은 지옥 힐 > 2015.07.20 월요일 지난달 말, 라페스타로 이사 한 출판사 <북인더갭>에 엄마와 방문한 적이 있었다. 지난번 사무실도 백석역 앞이라 자주 들러봐야지 하면서도 그렇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고, 오랜만에 안병률 대표님과 김남순 실장님이 뵙고 싶었다. 마침 <상우일기> 2쇄가 나왔으며, 김남순 실장님께서 처음 출간하신 장편소설 <힐>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
비둘기
<비둘기> 2015.03.28 토요일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열린 책들' 출판사 최인훈의 '광장'처럼 교과서에서 배우는 소설부터, 할머니의 피난 경험담까지, 현대사회에서 전쟁이 낳은 참상을 아는 방법은 아주 많다. 이 책은 좀 다르다. 전쟁의 참상을 직접 언급한 부분은 단 한 구절도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전쟁이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망치는지 알 수가 있으므로. 하지만, 주인공 '조나단 노엘'이 신체적인 장애가 있거나..
-
귀향
<귀향> 2016.02.24 수요일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 독서 기록장에 남겨야 한다는 책임감에 묶여서 감상해야 한다면, 나는 거부감이 먼저 든다. 이 영화를 보러 가는 길은 그것과 마찬가지로 나를 묶는, 그러나 훨씬 더 중요하고 깊은 무언가가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피해자가 있다. 20만 명이나... 일제시대에 강제로 끌려가 처참하게 인생을 빼앗긴 어린 소녀, 여성들의 수가 20만 명, 그중 살아서 돌아온 사람은 238명,..
-
내 가슴에 떨어진 영화, 변호인
<내 가슴에 떨어진 영화, 변호인> 2013.12.23 월요일 노무현 대통령께서 살아계셨을 때는, 내가 초등학생이라 어려서 그분을 잘 몰랐다. 그저 어른들 대화를 통해 흘려 들은, 너무나 인간적인, 소탈한 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아, 그리고 그분은 어른들 술자리에서 욕도 많이 먹었던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을 때는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나는 그때 태어나서 아빠가 서럽게 우는 것을 처음 보았다. 아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