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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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달려라!
2010.05.22 토요일 "자! 처음에는 아빠가 밀어줄게, 그럼 넌 핸들을 조종해서 넘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봐!" 오늘 새로 배달 온 자전거의 첫 연습은 균형 잡기였다. 처음에는 자꾸 넘어지기만 했는데, 차차 오래 버티고 균형 잡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다음은 본격적으로 페달을 밟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연습에 들어갔다. 아빠는 뒤에서 한번 세게 밀어주시고, 나는 왼발은 페달을 밟고 있고 오른발로는 땅을 한 번, 두 번, 세 번 힘껏 친 뒤에, 재빨리 페달에 올라 발을 구르는 것이었다. 말로는 쉽지만 내가 석희의 자전거를 타보았을 때, 이것에 계속 실패하여서 다시 실패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나는 눈을 질끔 감고서 다시 도전했다. 나의 자전거는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달려주었고, 어느샌가 나도 더 ..
2010.05.29 -
물병을 높이 던져요!
2009.08.06 목요일 우리 가족은 해가 질 무렵, 집 근처 공원에 있는 넓은 풀밭을 산책했다. 저녁 7시가 넘었는데도 햇빛이 오렌지 색깔로 강렬했고,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흘렀다. 영우랑 나는 맘대로 앞서 걷고 뛰고 하다가, 벌써 온몸이 땀 국물로 흠뻑 젖었다. 갑자기 "상우야, 이거 받아 봐~!" 하고 뒤에 떨어져서 걷던 아빠가, 갖고 있던 작은 생수병을 야구공 던지듯이 내게 던지셨다. 나는 그걸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병에 맞을까 봐, "우어어~!"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 물병은 맥없이 풀밭에 털썩~ 떨어졌다. 아빠는 이번엔 영우를 향해 물병을 던지려고 하셨다. 그런데 영우는 피하지 않고, 엉덩이를 뒤로 쏙 빼고 손을 내밀어 받을 자세를 취했다. 아빠는 영우와 똑바로 마주 보고 서서, 몸을 뒤로..
2009.08.11 -
시간은 소중하다!
2009.05.10 일요일 지난 금요일 선생님께서, "조금 있으면 학교 신문을 발행할 예정인데, 5,6학년은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로 했어요. 자~ 여기에 글을 써낼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하셨다. 나는 자신 있게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오늘 낮 곰곰이 생각한 끝에, 시간의 소중함을 주제로 글을 썼다. 다 쓰고 난 뒤엔 한번 쭉~ 읽어보고 '흠~ 그런대로 괜찮군!' 생각했다. 그런 다음, 집 근처에 있는 트램펄린 놀이터가 문을 닫을까 봐, 시계를 본 뒤 놀이터로 부랴부랴 달려나갔다. 주장하는 글 - 시간은 소중하다 시간이란 마치 마라톤 같다. 절대 끝이 안 날 것 같다가도, 언젠가는 끝이 나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죽음 직전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때가 되면, 모든 시간이 정리되면서 사람마..
2009.05.11 -
고향
2008.04.30 수요일 우리 가족은 저녁때 전에 살던 동네 할인점에 들렀다. 물건을 사고 나서 돌아오는 길옆에,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살던 아파트와 공원이 보였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울컥하면서 폭포처럼 눈물이 쏟아졌다. 손을 뻗으면 가 닿을 것 같은 집인데, 이제 다시는 갈 수가 없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내가 눈물과 콧물이 범벅 되어 숨을 헐떡거리자, 엄마, 아빠는 깜짝 놀라서 공원 한옆에 차를 세우셨다. 나는 차에서 내려 내가 살던 집 5층을 하염없이 올려다보았다. 5층에 있는 우리 옛집 창문에서 보석처럼 불빛이 흘러나왔다. 내가 3살 때 처음 이사 와 8년 동안 살았던 집, 고향이나 다름없었다. 비록 작고 낡고 담벼락 여기저기 구정물 같은 때가 번져 있지만, 그 집은 어둠 속에서 하얀..
2008.05.04 -
벚꽃입니다!
2008.04.07 월요일 간밤에 나는 악몽을 꾸었다. 그리고는 아침에 깨어나서 "휴~ 살아있다는 게 정말 다행이야!"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오늘따라 엄마의 잔소리도 왠지 정답게 들렸다. "상우야, 입에 묻은 밥풀 뗘야지! 아구, 그건 영우 신발이잖아! 눈은 어따 둬?" 하고 외치는 엄마에게, 나는 다른 때보다 더 능글맞은 웃음을 보이며 "아이~ 해도 쨍한데 좀 봐줘요!" 하며 여유를 부렸다. 아파트 복도를 지날 때, 창가에 비치는 햇살이 이제부터 벌어질 뭔가를 알리듯, 눈부시게 파고들어 왔다. 공원 트랙을 따라 학교 머리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서니, 진짜 뭔가 벌어졌다. 지난 주말 못 본 사이 거짓말처럼 도롯가에 벚꽃이 일제히 만발했기 때문이다. 연분홍 구름처럼 복실복실 탐스러운 벚꽃 나무들이 기..
2008.04.08 -
날쌘돌이 청설모
2008.03.24 월요일 피아노 학원 가는 길에, 공원 입구에 늘어서 있는 나무 위로 무언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았다. 그게 뭔가 가까이 가서 보려고, 나무 앞으로 바짝 다가가서 눈을 크게 뜨고 올려다보았다. 나뭇가지 사이로 검은 비닐봉지가 매달려 마구 흔들거리는 모습인 줄 알았는데, 가만 보니 털복숭이다! 그 털복숭이는 움직이던 것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는데, 눈동자가 검다 못하여 푸른색으로 똘망똘망 빛났다. 순간 내 눈도 똘망똘망해지며 아기처럼 입이 샤아~ 벌어졌다. 지나가던 동네 형아가 "청설모다! 잡자~!" 하고 외쳐서, 나도 "어~ 안돼!" 하고 외치며 형아 뒤를 따랐다. 그러자 청설모는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날쌔게 다른 나뭇가지로 뛰어넘어갔다. 우리가 청설모를 쫓아다니자, 지나..
2008.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