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을 조심해!

2008. 11. 21. 08:54일기

<결핵을 조심해!>
2008.11.19 수요일

보건 수업 시간에 우리는 호흡기 질병에 대해 공부를 하였다. 1학기 말부터 매주 수요일 3교시에 하는 이 수업을 나는 기다린다. 비록 기초 의학 지식이지만, 사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학이 나의 마음을 뛰게 하고, 내가 마치 의사 수련생이 된 듯한 착각이 드니까!

모든 호흡기 질병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서 처음엔 잘 알아볼 수가 없지만, 풍진, 수두, 볼거리, 유행성 감기, 폐렴, 결핵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선생님께서 이를 컴퓨터로 보여주시고 설명해주시면, 우리는 열심히 그것을 또각또각 받아 적었다. 갑자기 선생님께서 결핵을 설명하실 때, 다른 질병을 설명하실 때랑 목소리가 좀 달라지셨다.

심각한 표정으로 "결핵은 이 질병 중에 가장 위험한 질병이야. 한번 걸리면 최소한 6개월에서 1년은 치료를 받아야 한단다!" 하셨다. 아이들은 "헉~" 소리를 내며 눈 모양이 부침개처럼 동그래졌다. "옛날에는 이병에 걸리면, 바로 죽는다는 선고나 다름이 없었기에 유서를 써야 했죠! 결핵이란 아이는 약균이 들어오면, 자기 자신을 몸속으로 들어온 약균보다 더 강하게 만들어서, 약균을 끝내 이겨버리는 무서운 놈이지!" 허업~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자, 그런데 결핵균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 있어. 뭘까요?" 하시자, 아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집, 경찰서, 도서관, 소방서~!"하고 아무 데나 말했다. 난 도대체 어딜까 궁금해서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바로 PC 방이예요. 여러분은 안가죠?" 하시니까, 아이들은 "아니요~ 잘가요, 잘가요!" 하였다. 그러자 바로 선생님께서는 "결핵균은 햇빛이 없는 어두침침한 곳을 좋아해요." 하셨다. 교실 창가에 앉아있던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 어둡던 창가의 커튼줄을 확 당겨 커튼을 걷어올렸다.

아까 쉬는 시간에 너무 햇빛이 강렬해서 내가 커튼을 쳐놓았던 것이다. 앞에 앉은 경훈이가 "상우야, 결핵이 무서워서 그러니? 잘 생각했다!" 하며 웃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는 PC 방에 가본 적이 없다. 때로 친구들이 가자고 조른 적도 많았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안 갔는데, 앞으로도 갈 생각이 싹 사라졌다.

결핵은 증상이 감기랑 비슷하고 열도 나지만, 그 강도는 치명적이다. 기침을 하다가 갑자기 피 섞인 가래
가 나오기도 한다. 나는 내가 책에서 읽었던, 존경하는 의사 노먼 베쑨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는 스페인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일을 강행군하다가, 피를 토하며 폐결핵에 걸려 죽을 뻔했다가 겨우 살아났었다!

선생님께서는 예방 접종만으로는 병이 꼭 낫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다. 예방 주사는 우리 몸에 아주 약하게 만든 세균을 투여하여, 백혈구를 훈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소에 예방 접종은 물론 체력 관리를 잘해야 하겠다. 우리는 필기를 마치고 오늘 배운 것에 대한 간단한 시험도 보았고, 감기 초기에는 물을 많이 마시고 비타민을 섭취하여, 내 몸을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모두 결핵에 대처하려는 약균들처럼 눈이 반짝반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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