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이는 나만 있는 게 아냐!

2008. 11. 7. 08:35일기

<뚱뚱이는 나만 있는 게 아냐!>
2008.11.06 목요일

오늘은 방과 후 열리는 힘찬이 교실에, 처음으로 들어간 날이다. 나는 집에 들러 가방을 내려놓고, 줄넘기를 들고 다시 학교 보건실로 달려갔다. 보건실에는 나보다 먼저 힘찬이 교실에 다니던 친한 친구 경훈이가 와 있었다.

선생님께서 지난주 체지방 측정할 때 내주신, 식사 습관 적어오기 숙제를 검사하시고 나서 "자, 모두 강당으로 가자!" 하셨다. 나는 볼이 포동포동하고 배가 불룩한, 나와 닮은 모양의 아이들과 함께 이동하며, 잔뜩 긴장이 되었다.

나는 마음이 들떠서 큰소리로 경훈이에게 "지금 우리 뭐하러 가는 거야?"하고 물었다. 경훈이는 "쉿! 지금은 조용히 해야 해. 그리고 우리는 지금 강당에 음악 줄넘기하러 가는 거야!"했다. 강당에 도착하자 보건 선생님께서 새로 온 아이들에게 힘찬이 교실을 하면서 지켜야 할 규칙을 일러 주셨다.

"여기서 선생님께 말 안 하고 결석하거나, 줄넘기나 힘찬이 책 안 가져오면 빨간 스티커라는 걸 받는데, 빨간 스티커를 3개 받으면 힘찬이 교실에서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동생이 누나, 언니, 형아, 오빠들한테 대들면 빨간 스티커 없이 바로 퇴장이야! 그리고 싸우거나 나쁜 욕을 해도 바로 퇴장이니까 잘 알아두세요!" 하셨다.

간단한 준비 운동을 마치고, 음악 줄넘기를 시작했다. 먼저 줄넘기를 8번 한 다음, 9번째 내려오는 줄넘기 줄을 왼발 뒤꿈치에 걸리게 해서 멈춘다. 그리고 발을 모으고 줄을 v자로 팽팽하게 멋지게 펼치면 끝이다. 나는 끝에 왼발로 줄을 멈추는 동작이 잘되지 않았다. 경훈이가 몇 번이고 시범을 보여주었지만, 계속 실패했다.

우리는 두 발로 모으고 넘기, 한발씩 번갈아가며 넘기, 한발로 두 번씩 넘기를 계속 하였다. 처음이라 음악에 맞춰 하진 않았지만, 마음속에서 신나는 음악이 느껴졌다. 등과 머리에서 솟는 땀도 음악처럼 흘러내렸다. 보건 선생님께서 "이제 그만~!" 하시고, 힘찬이 교실을 같이했던 모든 아이들과 서로 어깨를 주물러주고 등도 두드려주었다.

열심히 함께 땀을 흘린 아이들의 눈빛에 뿌듯한 웃음이 맺혔다. 그리고 그 웃음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 세상에 뚱뚱한 아이는 나 하나가 아니구나!' 보건실로 돌아와 손을 비누로 씻은 다음 물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노을 사이로 빨간 태양이 저물고 있었다. 그 속에 미래의 살 빠진 내가 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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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은맘2008.11.07 08:47

    와우~앞으로 힘찬이 교실을 통해 새로 태어날? 날씬하고 힘찬? 상우군을 기대할께요~~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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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2008.11.08 12:38 신고

      헤, 주은맘님, 감사합니다!
      처음이라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요.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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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동아저씨2008.11.10 14:55

    상우군 ,너의잘못이아니야,,엄마께서널 잘 보살펴서그런거야
    이제 밖에서 신나게놀며 튼튼한 어린이로 변하는거야
    춥다고 집에만있지말고 줄넘기랑 달리기랑하면서시간을보내세요
    연도날리면서요,,,,,,,
    아저씨도 지켜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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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bus9toparadise.tistory.com BlogIcon 승객12008.11.11 16:19

    상우님이 단단히 결심을 하신 모양?^^
    아마도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확신해요.

    뚱뚱하고 홀쭉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것 같아요.

    형아는 잘 안먹어서 빼빼 말랐답니다.
    하지만 요즘엔 한국적인 음식도 잘 먹고,
    특히 김치와 된장국 먹기에 돌입해서 가족들이 칭찬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전보다 태권도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조만간 형아도 건강한 모습이 될거 같아요.

    좋은 식습관과 더불어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다보면
    멋진 모습의 상우님이 될거에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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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2008.11.12 23:55 신고

      네, 살이 좀더 빠지면, 더 빨리 달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힘찬이 교실 선생님께서도, 제가 지방보다 근육량이 많다고 하셔서 용기를 얻었어요.^^
      저도 김치 된장국 먹기 열심히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