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합시다!

2008. 10. 27. 08:46일기

<반성합시다!>
2008.10.24 금요일

5교시 쉬는 시간, 우리 반은 6교시 계발활동을 앞두고, 교실 이동을 준비하느라 한창 소란스러웠다. 갑자기 선생님께서 막대기로 책상을 탕탕 치셨다. "지금 우리 반이 너무 소란해요! 좀 조용히 합시다!" 하셨는데, 아이들은 그 말을 깡그리 무시하듯 계속 떠들었다.

거의 컴퓨터 게임 이야기거나, 사소한 말다툼, 시시한 잡담이었는데, 마치 헬리콥터가 이륙할 때처럼 엄청난 소음이, 교실 안을 꽉 메웠다. 요 몇 주 전부터 계속 그랬다. 우리 반은 다 좋은데, 너무 시끄럽게 떠든다.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들으면 우리 반 떠드는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린다.

어떨 땐 수업 시간에도 수업 내용과 관계없는 이야기를 꽥꽥거리듯 떠드는 몇몇 아이들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내가 보기에는 우리 선생님이 다른 반 선생님보다,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주시는 편이다 보니, 아이들이 무작정 떠드는 것 같다. 요 며칠 선생님께서는 갈수록 억세지는 아이들 때문에, 표정이 어두워지시고 한숨이 느셨다.

"매일 매일 하는 소리입니다! 떠들지 마라, 청소 좀 제대로 해라, 다 여러분을 위해 하는 소리인데, 왜 안 듣습니까?" 나는 듣는 둥 마는 둥, 제멋대로 빵빵거리는 자동차 소음 같은 아이들 소리에 묻혀버리는 애처로운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 선생님께서는 드디어 폭발하셨다.

"여러분~! 도대체 왜 그래요? 지금 빨리 계발 활동가야 되잖아! 다 혼나고 싶니? 지금 밖에도 우리 반에서 계발 활동하려고 기다리는 거 안 보여~?" 선생님께서는 잠시 하~ 하고 한숨을 쉬신 다음 말씀하셨다. "계발 활동 끝나고 다시 모이세요!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아주 그냥 혼낼 거야~!"

계발 활동이 끝나고, 우리 송화 반은 마지막 패잔병처럼 잔뜩 언 얼굴로 교실에 모였다. 선생님께서는 단호한 얼굴로 말씀을 시작하셨다. "처음에는 여러분에게 단체 기합을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기합을 줘서 해결될 거였으면 벌써 해결됐었습니다, 벌써 수십 번도 넘게 받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여러분 스스로가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직접 느끼게 해주려고 이 벌을 준비했습니다.

모두 자리에 앉아 눈을 감으세요! 여러분이 스스로 느끼고 조용히 할 수 있을 때까지 반성의 시간은 계속 됩니다. 30분이 될 지, 1시간이 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 어쩌면 선생님이 퇴근하는 5시에 같이 갈지도 모릅니다!" 모두 눈을 감았고, 나도 내 마음속에 있는 가장 깊은 웅덩이까지 내려갔다.

불과 1시간 전의 풍경이었지만 소란스러웠던 우리 반의 모습이, 내 지나간 삶에서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부분으로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놀랍게도 우리 반은 지층에 묻혀서 굳어 버린 화석처럼 조용했고, 30분 만에 벌을 마치고 모두 집으로 돌아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