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추며 청소를!

2008. 5. 23. 08:40일기

<춤을 추며 청소를!>
2008.05.21 수요일

수업이 끝나고, 며칠 동안 벌칙을 받은 친구들이 모여 어학실 청소를 하였다. 나는 사회 숙제를 실수로 엉뚱하게 다른 것을 해간 데 대한 벌칙으로 청소 팀에 끼었다. 마침 내일은 우리 학교와 형제 학교를 맺은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어떤 어른들이 어학실을 방문하는 날이기도 하다.

몇몇 친구들이 걸레를 빨아오는 동안, 나는 남은 친구들과 함께 교실 바닥을 비로 쓸었다. 한 친구가 "야, 여기 왜 이렇게 더럽냐? 우리 오늘 청소 좀 깨끗이 해야 되겠다!" 하고 말하자마자 모두 힘을 내어 구석구석 열심히 쓸었더니, "쓰삭, 쓰으으삭~" 하는 비질 소리가 어학실 안을 바람 소리처럼 가득 메웠다.

그런데 어학실 마룻바닥이 무슨 검은색 물감을 한바탕 뿌려놓은 듯이 군데군데 더러워서 아무리 걸레질을 하여도 지워지지 않았다. "누가 이렇게 낙서를 해 논거냐? 이거 사인펜 아니야?" 하고 중얼거리며 나는 두 손으로 걸레를 펼쳐서 있는 힘을 다해 박박 닦았다. 때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고,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흘렀다.

"어휴, 이거 정말 안 되겠다. 야, 우리 그냥 재밌게라도 하자!" 하며 김훈이가 일어나서 외쳤다. 그리고서 실내화 밑에 걸레를 깔고, 춤을 추듯이 비볐다. 훈이는 어깨를 양쪽으로 뚱깃뚱깃거리며 잽싼 발놀림으로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며 걸레질을 하였다.

나도 일어나서 발밑에 걸레를 깔고 스케이트를 타듯이 지그재그로 걸레질하였다. 훈이는 신이 나서 "야호, 이건 청소하면서 추는 트위스트다!"했고, 아이들도 하나둘씩 일어나 몸을 꽈배기처럼 틀며 걸레질하더니 동작도 점점 빨라져서, 어학실 안은 댄스 클럽처럼 떠들썩했다.

땀이 폭포처럼 흐르고, 뱃살이 파도 치듯 떨렸지만,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진짜 트위스트 선수가 된 기분으로 서로 보며 씽긋씽긋 웃었다. 어느새, 교실 마룻바닥도 하얀 색을 드러내며 말끔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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