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wooDiary.com(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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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샌드위치
2009.09.19 토요일 오늘은 즐거운 토요일! 실과 수업으로 기다렸던 샌드위치 만들기 실습을 하는 날이다. 우리 2모둠에서는 샌드위치에 들어갈 참치, 마요네즈, 고구마 다진 것, 삶은 계란 다진 것과 추가로 햄과 무, 토마토까지 각자 나누어 준비해왔고, 나는 식빵을 두 봉지 가져왔다. 아침부터 아이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산타를 만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흥분해 있었다. 모둠마다 "잘 만들 수 있을까?", "어떡하지? 재료가 좀 부족한 것 같은데!" 하며 손짓하고 말소리를 크게 내서 열을 올리고 왁자지껄하였다. 선생님의 만들라는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무섭게, 우리는 샌드위치 만들기에 돌입했다. 예진이는 삶은 계란을 반으로 갈라, 노른자는 빼고 흰자위를 칼로 부드득 닥닥~ 잘게 다졌다. 그 옆에 민영이는 또 ..
2009.09.21 -
급하다 급해!
2009.09.17 목요일 학교 끝나고 돌아올 때 석희가 물었다. "상우야, 아까부터 왜 그렇게 똥 씹은 얼굴이니?", "으응~ 계곡에서 괴물이 나오려고 그러거든!", "그러면 우리 집에서 누고 가!" 나는 차마 석희네 집에서 실례할 수 없어서, 헤헤~ 사양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집에 오자마자 나를 기다렸던 가족들과 급하게 외출을 하느라, 화장실 가는 걸 잠시 잊어버렸다. 그리고 한 두 시간 쯤 흘렀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갑자기 온몸이 배배꼬이며 배가 꽉 당겨오듯 아팠다. 나는 이예으호~ 이상한 소리를 내질렀다. 내가 계속 크게 다친 사람처럼 "으아으으!" 하고 탄식하자 가족들은 "상우야, 괜찮니?" 하고 물었다. 나는 "똥이 너무 마려워서 그래요! 아빠, 최대한 빨리 집에 가주세..
2009.09.18 -
운동장에 나타난 좀비
2009.09.11 금요일 요즘 우리 반 남자 아이들은, 급식을 먹고 난 뒤 학교 뒷마당에 모두 모여, 가위 바위 보로 술래를 두 명 정한 다음 '좀비 놀이'를 한다. 좀비는 인간에서 변형된 끔찍한 모양의 괴물을 뜻한다. 이 놀이에서는 술래 두 명이 좀비 역할을 맡아, 도망가는 아이들을 잡아 차례차례 똑같은 좀비로 만든다. 사실 술래잡기와 다름이 없는데, 좀비라고 하니 오싹해서 더 짜릿하다. 오늘은 평소 때면 제일 먼저 잡혔을 내가, 행운이 따르는지 도망을 잘 쳐서, 오랫동안 잡히지 않고 살아남았다. 나는 아직 잡히지 않은 형빈이, 현국이, 민웅이와 함께, 뒷마당에서 숨을 곳을 찾아 뛰어다니다, 술래가 잘 찾지 않는 운동장으로 넘어갔다. 처음엔 길잃은 양들처럼 운동장을 헤매다가, 운동장 가장자리에 있는 ..
2009.09.14 -
다시 듣는 수업
2009.09.05 토요일 어제 기침을 많이 해서 수업에 빠졌기 때문에, 오늘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수업 시작하기 바로 전, 나는 빨리 수업이 듣고 싶어 온몸이 떨렸다. 그동안 학교는 신종플루라는 녀석 때문에, 개학을 하고도 본격적인 수업을 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번 주만 잘 넘기면, 아마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희망하면서 읽기 책을 쓰다듬었다. 내 주위엔 나처럼 수업에 목이 말라 눈을 반짝거리며 기다리는 애들도 보였지만, 수업이 그리 기다려지지 않는지 엎드려서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틱톡~ 두드리고, 피곤한 듯 축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수업준비를 하는 아이도 있었다. "자, 모두 읽기 책을 펴세요!" 오랜만에 듣는 선생님의 밝은 목소리가, 오늘 첫 수업..
2009.09.08 -
체온 재는 등교길
2009.09.02 수요일 이른 아침, 학교 길을 나서기 전 들뜬 마음으로 밥을 먹는데, 안내방송 스피커에서 즈지지직, 삥댕도동~ 소리가 나더니, 스피커를 타고 굵고 힘있는 아저씨 목소리가 울렸다. "관리 사무실에서 삼숭초등학교를 대신하여 알려 드립니다! 오늘 9월 2일부터 다시 등교를 합니다! 8시 이전에는 등교를 삼가해 주십시요! 8시부터 선생님 15명이 나와, 등교길 교문 앞에서 체온검사를 실시합니다. 발열 증상이 나타나는 학생은 귀가 처리하도록 하겠으며, 출석으로 처리됩니다. 학교에서는 개인 물티슈를 가지고 다니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합시다!" 나는 아주 기뻤다. 처음 방송이 나올 때는, 휴교 기간이 더 늘어났다는 끔찍한 소식이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
2009.09.04 -
우리 학교에 닥쳐온 신종플루
2009.08.27 목요일 "딩댕, 동댕~ 현재 관리사무소에서 긴급 속보를 알려 드립니다! 삼숭초등학교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했으니, 8월 27일 오늘부터 9월1일까지 임시 휴교에 들어갑니다!" 아침 7시 40분, 막 아침밥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았을 때 들려온 안내방송이었다. 우리는 마치 전쟁이 났다는 방송을 들은 것처럼 얼굴이 하얘졌다. 그렇지 않아도 밖에는 비가 폭탄처럼 엄청나게 쏟아지고, 천둥도 쿠구궁! 쉬지 않고 내리쳤다. 가방을 싸던 영우는 겁먹은 얼굴로 내 옆에 바짝 붙었다. 나는 영우를 쓰다듬고, 친구 석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석희는 아직 자고 있었다. 또 친구 성환이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순간 더럭 겁이 났다. 오늘부터 신종플루 때문에 등교할 때, 교문 앞에서 체온을 재기로 했..
2009.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