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에 나타난 좀비
2009. 9. 14. 08:58ㆍ일기
<운동장에 나타난 좀비>
2009.09.11 금요일
요즘 우리 반 남자 아이들은, 급식을 먹고 난 뒤 학교 뒷마당에 모두 모여, 가위 바위 보로 술래를 두 명 정한 다음 '좀비 놀이'를 한다. 좀비는 인간에서 변형된 끔찍한 모양의 괴물을 뜻한다.
이 놀이에서는 술래 두 명이 좀비 역할을 맡아, 도망가는 아이들을 잡아 차례차례 똑같은 좀비로 만든다. 사실 술래잡기와 다름이 없는데, 좀비라고 하니 오싹해서 더 짜릿하다.
오늘은 평소 때면 제일 먼저 잡혔을 내가, 행운이 따르는지 도망을 잘 쳐서, 오랫동안 잡히지 않고 살아남았다. 나는 아직 잡히지 않은 형빈이, 현국이, 민웅이와 함께, 뒷마당에서 숨을 곳을 찾아 뛰어다니다, 술래가 잘 찾지 않는 운동장으로 넘어갔다. 처음엔 길잃은 양들처럼 운동장을 헤매다가, 운동장 가장자리에 있는 미끄럼틀 위로 올라가 숨었다.
그러나 포위당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서, 곧 미끄럼틀 바로 옆 정글짐에 올라가 따로따로 숨었다. 현국이는 미끄럼틀에 남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정글짐 위에 높이 매달려보니, 뒷마당에서 술래 둘과 성환이가 쫓고 쫓기는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우리는 천혜의 요새에 숨은 듯한 기분으로, 여유롭게 키득키득 웃고 떠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술래인 홍범이와 주영이가, 어깨동무를 하고 돌아서서 정글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우리는 "이크, 들킬지도 몰라! 얘들아! 어서 뒤돌아보고 그냥 정글짐에서 노는 애들처럼 위장하자!"라고 속삭였다. 홍범이와 주영이는 뒷마당과 운동장 경계에서 자꾸 서성거렸다. 우리는 한시름 놓으며 시끄럽게 떠들었다. 그때 또 주영이가 휙~ 뒤로 돌아 우리 쪽을 보았다.
우리는 팔딱 놀라, 몸을 반대로 바꾸어 매달렸지만, 그 둘은 무엇을 감지한 듯, 점점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마치 뱀의 표적이 된 날지 못하는 아기 새들처럼 부들부들 떨며 "바, 방금 우리를 본 건가?", "으, 응~ 그래~ 그런 것 같아!"하고 속닥속닥거렸다. 그사이 정글짐 쪽으로 오는 두 술래의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주영이는 우리 쪽으로, 홍범이는 미끄럼틀 쪽으로 나누어 쳐들어왔다.
우리가 우어어~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벌써 주영이가 도착해 한쪽 팔로 정글짐을 척~ 잡았다. 내가 정글짐 옆으로 빠져나가려고 몸을 구부리는데, 형빈이랑 민웅이가 "저기 상우를 잡아! 상우가 제일 느려!"라고 외쳤다. 주영이는 귀가 번쩍 트인 듯, 방향을 바꿔 눈을 부릅뜨고 내 쪽으로 돌진하였다. 그때 나는 암벽 등반기를 끼고 옆으로 빠져나가, 다시 얼기설기 얽힌 정글짐으로 도망가려고 하였는데, 그때 옆에서 홍범이가 으흐흐~ 이상한 웃음을 지으며 나타났다. 두 술래에게 양옆으로 포위된 나는, 결국 꼼짝없이 잡히고 말았다!
2009.09.11 금요일
요즘 우리 반 남자 아이들은, 급식을 먹고 난 뒤 학교 뒷마당에 모두 모여, 가위 바위 보로 술래를 두 명 정한 다음 '좀비 놀이'를 한다. 좀비는 인간에서 변형된 끔찍한 모양의 괴물을 뜻한다.
이 놀이에서는 술래 두 명이 좀비 역할을 맡아, 도망가는 아이들을 잡아 차례차례 똑같은 좀비로 만든다. 사실 술래잡기와 다름이 없는데, 좀비라고 하니 오싹해서 더 짜릿하다.
오늘은 평소 때면 제일 먼저 잡혔을 내가, 행운이 따르는지 도망을 잘 쳐서, 오랫동안 잡히지 않고 살아남았다. 나는 아직 잡히지 않은 형빈이, 현국이, 민웅이와 함께, 뒷마당에서 숨을 곳을 찾아 뛰어다니다, 술래가 잘 찾지 않는 운동장으로 넘어갔다. 처음엔 길잃은 양들처럼 운동장을 헤매다가, 운동장 가장자리에 있는 미끄럼틀 위로 올라가 숨었다.
그러나 포위당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서, 곧 미끄럼틀 바로 옆 정글짐에 올라가 따로따로 숨었다. 현국이는 미끄럼틀에 남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정글짐 위에 높이 매달려보니, 뒷마당에서 술래 둘과 성환이가 쫓고 쫓기는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우리는 천혜의 요새에 숨은 듯한 기분으로, 여유롭게 키득키득 웃고 떠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술래인 홍범이와 주영이가, 어깨동무를 하고 돌아서서 정글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우리는 "이크, 들킬지도 몰라! 얘들아! 어서 뒤돌아보고 그냥 정글짐에서 노는 애들처럼 위장하자!"라고 속삭였다. 홍범이와 주영이는 뒷마당과 운동장 경계에서 자꾸 서성거렸다. 우리는 한시름 놓으며 시끄럽게 떠들었다. 그때 또 주영이가 휙~ 뒤로 돌아 우리 쪽을 보았다.
우리는 팔딱 놀라, 몸을 반대로 바꾸어 매달렸지만, 그 둘은 무엇을 감지한 듯, 점점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마치 뱀의 표적이 된 날지 못하는 아기 새들처럼 부들부들 떨며 "바, 방금 우리를 본 건가?", "으, 응~ 그래~ 그런 것 같아!"하고 속닥속닥거렸다. 그사이 정글짐 쪽으로 오는 두 술래의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주영이는 우리 쪽으로, 홍범이는 미끄럼틀 쪽으로 나누어 쳐들어왔다.
우리가 우어어~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벌써 주영이가 도착해 한쪽 팔로 정글짐을 척~ 잡았다. 내가 정글짐 옆으로 빠져나가려고 몸을 구부리는데, 형빈이랑 민웅이가 "저기 상우를 잡아! 상우가 제일 느려!"라고 외쳤다. 주영이는 귀가 번쩍 트인 듯, 방향을 바꿔 눈을 부릅뜨고 내 쪽으로 돌진하였다. 그때 나는 암벽 등반기를 끼고 옆으로 빠져나가, 다시 얼기설기 얽힌 정글짐으로 도망가려고 하였는데, 그때 옆에서 홍범이가 으흐흐~ 이상한 웃음을 지으며 나타났다. 두 술래에게 양옆으로 포위된 나는, 결국 꼼짝없이 잡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