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에서 선생님을 만나다!

2010. 8. 31. 09:00일기

<마을버스에서 선생님을 만나다!>
2010.08.30 월요일

나는 덜컹거리는 동두천행 지하철에 올라탈 때까지도, 오늘이 개학날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만약에 어제 석희가 전화로 오늘이 개학날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이불 속에서 뒹굴고 있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상으로 나오는 순간, 이제 막 떠오른 태양이 가물가물한 내 눈 속으로 파고들었고, 컴퓨터에 전원이 들어오듯이 나는 깨어났다. 영어 단어 책을 꺼내어 읽다 보니, 어느새 나는 양주역에 와 있었다. 7시 50분! 그새 푸르러진 하늘과 구름을 탁 뚫고 나오는 태양,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이제 막 활기차게 돌아가는 아침의 냄새를 맡으며 나는 살아 있음을 느꼈다. 그렇게 나는 역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의 긴 버스 무리가 줄지어 버스 정류장 앞에 섰다. 나는 버스가 gs자이 아파트를 가는지 확인해가며 내가 탈 버스를 골랐다. 그러다 7번 버스가 눈에 띄었다. 그 버스는 gs자이 아파트라고 겉에 크게 씌어 있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며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 올라타 단말기에 교통 카드를 찍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앞자리에 앉은 한 여자가 내 팔을 '탁!' 치는 것이다. 그 여자분은 내가 재미있다는 듯이 나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그 여자분은 내게 말을 걸었다. "상우, 서울에서 지하철 타고 여기까지 온 거야?"

나는 고민에 빠졌다. '이 여자는 누구일까? 엄마 친구인가? 아니면 납치범?' 나는 이런 생각들을 하며 눈을 말똥말똥 떴다. "누구세요~?" 그 사람은 얼굴을 찌푸리며 "선생님도 몰라봐?" 하셨다. 나는 "어? 선생님?" 하며 당황했다. 나의 선생님은 단발머리에 단정한 제복으로만 기억에 남았는데, 파도처럼 카랑카랑한 머리를 하고 계셔서 몰라봤다. '그래, 그러고 보니 머리스타일이 바뀌셨구나!'

나는 "안녕하세요?" 하고 얼버무리며 멋쩍어서 뒤로 들어갔다. 그래도 선생님과 같은 마을버스를 타고 오니 나도 사회인이 된 것 같아 묘하게 기분 좋았다. 오늘은 개학날이라 그런지, 지금까지 내가 탄 버스 중에 사람이 가장 많았다. 양주지역의 마을버스는 큰 버스든 작은 버스든 어른, 청소년 요금은 다르지만, 어린이 요금은 똑같이 450원이다.

그래서 그냥 빨리 오는 버스대로 아무거나 잡아탔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가장 작은 마을버스를 타 본 것이다. 마을버스는 사람이 북적북적 들어차면서 만원 버스가 되어가고 있었다. 어느덧 버스 안은 꽉 찬 통조림 같다 못해, 버스 문이 열리면 곧 사람들이 튀어나와 폭발할 것 같은 모양으로 달렸다. 그리고 타는 사람 중에는 머리를 이상한 번개모양을 하고서, 담배냄새를 풀풀 풍기는 고등학생 형아들도 내 옆에 바짝 붙어섰다.

나는 아직 버스에 흔들림에 익숙하지 못해, 버스가 흔들리거나 앞으로 쏠리면 무기력하게 휘청거렸다. 그러다가 그 무서운 형아한테 세게 부딪혔다. 나는 미안하고 무서웠지만, 이미 버스는 아파트 단지 앞에 도착해 있었다. 문앞에 서 있던 나는 사람들의 힘에 튕겨나가듯 떠밀려 나왔고, 선생님은 거의 마지막에 내리셨다. 자, 이렇게 2학기 나의 첫 등교길은 시작된다. 여러분도 나의 학교 생활을 축복해주세요!

마을버스에서 선생님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