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설득시키기
2009. 5. 1. 08:40ㆍ일기
<친구 설득시키기>
2009.04.28 화요일
선생님께서 오는 5월 28일, 동두천 교육청에서 지정한 어떤 산에 올라가서, 식물이나 곤충을 관찰하고 그 자리에서 직접 보고서를 써내는 대회가 열릴 예정인데, 여기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지금 손을 들라고 하셨다. 나는 바로 손을 번쩍 들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중간고사 시험 준비로 피곤해선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고, 하필 5월 28일 전날이 우리 학교 캠핑 야영하는 날이라 그나마 손을 들었던 두 세 명의 아이들도 다 손을 내렸다. 나는 난처해졌다. 왜냐하면, 2인 1조로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선생님께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함께 할 친구를 다른 반에서 알아보겠다고 허락받았다.
난 같이 나갈 친구를 곰곰히 생각하다 4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선호가 딱 좋겠다고 판단이 섰다. 선호는 좀 얌전한 성격이지만 아주 꼼꼼하고, 나와 다르게 눈썰미가 있으며, 과학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나는 집에 돌아와 저녁 먹기 전에 선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호야, 너도 선생님한테 오늘 들었을 거야. 식물이랑 곤충 채집하고 보고서 쓰는 대회!", "응, 그런데?", "너 나랑 같이 참가할 생각 없니?", "아니, 전혀 없는데~", "왜?", "그날은 야영을 하고 난 뒤라서 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도저히 제대로 할 수가 없단 말이야!", "야영을 하면 왜 체력이 떨어지는데?"
"야! 야영을 하고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2시쯤에 여기 와서 손 씻을 시간도 없이 다시 버스를 타고, 대회장을 가서 제대로 채집을 하고 분석을 하고 어떻게 그걸 할 수 있겠냐?", "헤헤~ 그게 뭐가 문제야? 선호야, 인생은 도전이야, 도전해보지 않으면 뭘 할 수 있겠어? 그리고 나는 옛날부터 태백산맥을 뛰어넘으면서 곤충 채집을 하고, 김해평야를 날면서 식물을 관찰해보는 게 꿈이었어!"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선호는 "나도 그 정도는 하거든!", "그럼 그 정도로 잘하면서 왜 싫다는 거야?" 선호는 아무 말도 안했다. 하지만, 곧 "나갔다가 거기서 비가 와 우리가 길을 잃으면 어쩌려구?", "우산을 가져가지 뭐~", "거기서 길을 잃어서 돌아갈 수 없게 되면?", "거기가 얼마나 높겠냐? 그런데서 길을 잃으면 에베레스트는 어떻게 올라가게?", "우리가 완전히 조난당하면?", "와~ 재밌는 거지! 호랑이랑 같이 살고!", "중간에 배가 고프면?", "도시락을 가져가지 뭐!", "목이 마르면?", "물도 가져가지 뭐!", "야영까지 하고 힘들어서 그걸 어떻게 들어?", "우산, 도시락, 물이 무거우면 얼마나 무겁다고? 1kg이나 되겠냐?"
"그러다 나가서 꼴찌를 해서 망신을 당하면, 우리가 다른 애들한테 학교의 위상을 떨어뜨린 애로 낙인 찍히면 기분이 좋겠나?", "우리가 망신을 당한다고? 후훗~ 내 생각에는 그 반대일 가능성이 훨씬 많은 것 같은데~ 너와 내가 뭉친다면!", "다른 애들은 쌩쌩해가지고 펄펄 날뛰는데, 우리 둘은 야영 갔다 와 피곤해서 제대로 하기나 하겠냐?"
"헤~ 걱정 마! 나는 여포, 항우 둘이 덤벼도 이길 수 있는 천하장사야 ! 그런 건 걱정 안해도 돼! 힘들면 내가 짐도 다 들고 너를 업고 갈게! 너에 지혜와 나의 힘이 만나면 정말 멋진 경험이 될 거야! 무엇보다 대회에 나갔다는 것만으로도 학교는 우릴 자랑스러워 해야 할 거야!", "야~ 학교의 체면을 지켜야지, 괜히 나갔다 떨어지면, 학교의 명예만 깎아 먹어서 되겠냐?", "참~ 우리 학교가 그런 대회서 한 번쯤 떨어진다고 위상이 떨어지겠냐? 아홉 마리의 소에 털 하나 빠진 격이지!"
"우리가 완전히 망쳐서 애들한테 놀림을 받으면?", "아유~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마! 다른 애들은 출전할 용기도 안내잖아! 선호야 기억해둬! 인생에 도전이 없으면 아무것도 일궈낼 수 없어!" 그때 전화 밧데리가 다 됐다고 삐리릭~거리며 저절로 끊어져 버렸다. 나는 한숨을 한번 푸~ 쉬고 식탁에 와 앉으니, 가족들은 밥을 다 먹은 뒤였고,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한 번 씨익~ 웃어주고 차갑게 식은 내 밥을 우적우적 먹었다.
2009.04.28 화요일
선생님께서 오는 5월 28일, 동두천 교육청에서 지정한 어떤 산에 올라가서, 식물이나 곤충을 관찰하고 그 자리에서 직접 보고서를 써내는 대회가 열릴 예정인데, 여기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지금 손을 들라고 하셨다. 나는 바로 손을 번쩍 들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중간고사 시험 준비로 피곤해선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고, 하필 5월 28일 전날이 우리 학교 캠핑 야영하는 날이라 그나마 손을 들었던 두 세 명의 아이들도 다 손을 내렸다. 나는 난처해졌다. 왜냐하면, 2인 1조로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선생님께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함께 할 친구를 다른 반에서 알아보겠다고 허락받았다.
난 같이 나갈 친구를 곰곰히 생각하다 4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선호가 딱 좋겠다고 판단이 섰다. 선호는 좀 얌전한 성격이지만 아주 꼼꼼하고, 나와 다르게 눈썰미가 있으며, 과학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나는 집에 돌아와 저녁 먹기 전에 선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호야, 너도 선생님한테 오늘 들었을 거야. 식물이랑 곤충 채집하고 보고서 쓰는 대회!", "응, 그런데?", "너 나랑 같이 참가할 생각 없니?", "아니, 전혀 없는데~", "왜?", "그날은 야영을 하고 난 뒤라서 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도저히 제대로 할 수가 없단 말이야!", "야영을 하면 왜 체력이 떨어지는데?"
"야! 야영을 하고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2시쯤에 여기 와서 손 씻을 시간도 없이 다시 버스를 타고, 대회장을 가서 제대로 채집을 하고 분석을 하고 어떻게 그걸 할 수 있겠냐?", "헤헤~ 그게 뭐가 문제야? 선호야, 인생은 도전이야, 도전해보지 않으면 뭘 할 수 있겠어? 그리고 나는 옛날부터 태백산맥을 뛰어넘으면서 곤충 채집을 하고, 김해평야를 날면서 식물을 관찰해보는 게 꿈이었어!"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선호는 "나도 그 정도는 하거든!", "그럼 그 정도로 잘하면서 왜 싫다는 거야?" 선호는 아무 말도 안했다. 하지만, 곧 "나갔다가 거기서 비가 와 우리가 길을 잃으면 어쩌려구?", "우산을 가져가지 뭐~", "거기서 길을 잃어서 돌아갈 수 없게 되면?", "거기가 얼마나 높겠냐? 그런데서 길을 잃으면 에베레스트는 어떻게 올라가게?", "우리가 완전히 조난당하면?", "와~ 재밌는 거지! 호랑이랑 같이 살고!", "중간에 배가 고프면?", "도시락을 가져가지 뭐!", "목이 마르면?", "물도 가져가지 뭐!", "야영까지 하고 힘들어서 그걸 어떻게 들어?", "우산, 도시락, 물이 무거우면 얼마나 무겁다고? 1kg이나 되겠냐?"
"그러다 나가서 꼴찌를 해서 망신을 당하면, 우리가 다른 애들한테 학교의 위상을 떨어뜨린 애로 낙인 찍히면 기분이 좋겠나?", "우리가 망신을 당한다고? 후훗~ 내 생각에는 그 반대일 가능성이 훨씬 많은 것 같은데~ 너와 내가 뭉친다면!", "다른 애들은 쌩쌩해가지고 펄펄 날뛰는데, 우리 둘은 야영 갔다 와 피곤해서 제대로 하기나 하겠냐?"
"헤~ 걱정 마! 나는 여포, 항우 둘이 덤벼도 이길 수 있는 천하장사야 ! 그런 건 걱정 안해도 돼! 힘들면 내가 짐도 다 들고 너를 업고 갈게! 너에 지혜와 나의 힘이 만나면 정말 멋진 경험이 될 거야! 무엇보다 대회에 나갔다는 것만으로도 학교는 우릴 자랑스러워 해야 할 거야!", "야~ 학교의 체면을 지켜야지, 괜히 나갔다 떨어지면, 학교의 명예만 깎아 먹어서 되겠냐?", "참~ 우리 학교가 그런 대회서 한 번쯤 떨어진다고 위상이 떨어지겠냐? 아홉 마리의 소에 털 하나 빠진 격이지!"
"우리가 완전히 망쳐서 애들한테 놀림을 받으면?", "아유~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마! 다른 애들은 출전할 용기도 안내잖아! 선호야 기억해둬! 인생에 도전이 없으면 아무것도 일궈낼 수 없어!" 그때 전화 밧데리가 다 됐다고 삐리릭~거리며 저절로 끊어져 버렸다. 나는 한숨을 한번 푸~ 쉬고 식탁에 와 앉으니, 가족들은 밥을 다 먹은 뒤였고,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한 번 씨익~ 웃어주고 차갑게 식은 내 밥을 우적우적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