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학습 가는 날
2009. 4. 27. 09:19ㆍ일기
<현장 학습 가는 날>
2009.04.24 금요일
나는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학교에서 경기도 용인 민속촌으로 현장 학습을 가는 날이라, 아침 7시 20분까지 운동장에 모이기로 하였다. 얼마나 설레었는지 가방과 돗자리를 메고 집을 나설 땐, 세상 속으로 빨려드는 것처럼 짜릿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처럼 '아, 정말 멋진 체험이구나!'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아쉬운 점
1. 현장 학습을 갈 때, 버스 안은 내가 너무 큰 건지, 버스 좌석이 작은 건 지, 2시간가량 묶여 있기는 너무나 힘들었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습기가 많아 꿉꿉하고, 아이들은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완전히 해적선 안에서 포로로 잡혀 있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려고 고개를 돌리면, 척박한 공사현장과, 우중충한 구름이 습기 가득한 빨래같이 널려 있는 하늘만 보일 뿐이었다. 나는 피 순환이 거꾸로 돌 것처럼 답답하면서도 이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계속 옆에 아이들과 웃고 떠들어대는 아이들이 신기했다.
2. 민속촌에 도착하니 느긋하게 관람할 여유는 없었고, 그저 이곳에서 저곳으로 쉬지 않고 대이동을 해야 했다. 여기는 30만 평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에, 오늘이 금요일이라서 다른 학교에서도 엄청나게 현장 체험 학습을 하러 와서, 눈이 돌아갈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몸에는 땀이 차서 꿉꿉하여 정말 사회 시간에 배운 등등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머릿속 여기저기서 뒤얽혀 쾅쾅 폭발이 일어났다. 현장 학습을 온 게 아니라, 마치 영화에서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왔다가, 길을 잃은 것 같았다. 또 사람이 너무 많아 난민촌에 온 것 같기도 했다. 관람은 무슨, 눈을 뜨고 걷는 것 만으로도 힘이 들 정도였으니까!
3. 민속촌에서 즐겁게 천 염색 체험을 마치고, 맛있는 도시락을 먹고 놀이동산을 지나 기상 무예를 보러 가는데, 가는 도중에 우리 반 경모와 완혁이가 없어졌다. 놀이공원 앞에 있는 기념품 가게를 지나쳐 나오다, 거기서 인파에 휩싸여 기념품을 사다가 우리 무리와 떨어진 것이다. 선생님은 점차 화가 나기 시작하셨다. 게다가 그때부터 날씨가 더 흐려지더니, 빗방울이 한 두 방울 "투투후욱"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는 방송을 통해서 그 둘을 찾아냈다.
잊지 못할 점
1. 역시 현장 체험 학습의 하이라이트는 무언가 직접 해보는 것이다! 이번에 우리는 바로 '천에 염색하기' 체험 학습을 하였다. 먼저 네모난 하얀 손수건을 종이라고 생각하고, 접고 싶은 모양대로 접는데, 나는 꽃 모양을 접었다. 그런 다음, 두루마리처럼 두리 두리 말아 체험 학습 지도사님께서 주신 고무줄로, 두루마리의 가운데를 묶는다. 그다음 5학년 한 반씩 여자, 남자 7명까지 한 줄로 앞에 나와, 붉은 대야에 담긴 노란색, 빨간색 두가지 천연색소에, 두루마리 수건을 고무줄로 표시한 반 부분까지 넣고 번갈아가며 주물럭거린다. 체험학습 지도사님이 "그만~!" 하실 때까지! 이제 그걸 쫙~ 펴가지고 나가서 준비된 건조대에 걸고 말리면 된다.
2. 우린 염색한 천이 휘날리는 건조대 아래에서, 조별로 돗자리를 깔고 앉아 도시락을 먹었다. 엄마가 특별히 싸주신 참치 김밥은, 참치와 마요네즈에 단물이 쏙쏙 빠지면서 입안에 착착 달라붙었고, 당근과 우엉의 질겅질겅 씹는 맛이 끝내줬다. 나는 도시락을 곰이 꿀을 먹듯이 게걸스럽게 먹었다. 소풍에서 도시락이 빠지면 무슨 맛이랴?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도시락에 먼지가 앉아도 나는 행복하다! 우리 조 창기가, 싸온 게 너무 많다며, 내게 푸짐한 샌드위치를 주었다. 배가 불러 얼떨결에 도시락 안에 샌드위치를 집어넣었다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좋았던 점
사실 사회시간에 우리나라의 옛모습과 문화에 대해 잘 배워왔고, 인터넷으로 미리 민속촌의 정보를 알았기에 특별히 신기하거나 새로운 것은 없었다. 그래도 현장 학습 그 자체가 좋았다. 어딘가 가는 게 그냥 즐거운 아이처럼 말이다. 날씨가 나빠서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관람을 못해서 불만이었다고? 다시 생각해보니 아니다. 그 반대다. 현장 학습은 한 달에 한 번쯤, 꼭 가면 좋겠다!
2009.04.24 금요일
나는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학교에서 경기도 용인 민속촌으로 현장 학습을 가는 날이라, 아침 7시 20분까지 운동장에 모이기로 하였다. 얼마나 설레었는지 가방과 돗자리를 메고 집을 나설 땐, 세상 속으로 빨려드는 것처럼 짜릿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처럼 '아, 정말 멋진 체험이구나!'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아쉬운 점
1. 현장 학습을 갈 때, 버스 안은 내가 너무 큰 건지, 버스 좌석이 작은 건 지, 2시간가량 묶여 있기는 너무나 힘들었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습기가 많아 꿉꿉하고, 아이들은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완전히 해적선 안에서 포로로 잡혀 있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려고 고개를 돌리면, 척박한 공사현장과, 우중충한 구름이 습기 가득한 빨래같이 널려 있는 하늘만 보일 뿐이었다. 나는 피 순환이 거꾸로 돌 것처럼 답답하면서도 이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계속 옆에 아이들과 웃고 떠들어대는 아이들이 신기했다.
2. 민속촌에 도착하니 느긋하게 관람할 여유는 없었고, 그저 이곳에서 저곳으로 쉬지 않고 대이동을 해야 했다. 여기는 30만 평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에, 오늘이 금요일이라서 다른 학교에서도 엄청나게 현장 체험 학습을 하러 와서, 눈이 돌아갈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몸에는 땀이 차서 꿉꿉하여 정말 사회 시간에 배운 등등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머릿속 여기저기서 뒤얽혀 쾅쾅 폭발이 일어났다. 현장 학습을 온 게 아니라, 마치 영화에서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왔다가, 길을 잃은 것 같았다. 또 사람이 너무 많아 난민촌에 온 것 같기도 했다. 관람은 무슨, 눈을 뜨고 걷는 것 만으로도 힘이 들 정도였으니까!
3. 민속촌에서 즐겁게 천 염색 체험을 마치고, 맛있는 도시락을 먹고 놀이동산을 지나 기상 무예를 보러 가는데, 가는 도중에 우리 반 경모와 완혁이가 없어졌다. 놀이공원 앞에 있는 기념품 가게를 지나쳐 나오다, 거기서 인파에 휩싸여 기념품을 사다가 우리 무리와 떨어진 것이다. 선생님은 점차 화가 나기 시작하셨다. 게다가 그때부터 날씨가 더 흐려지더니, 빗방울이 한 두 방울 "투투후욱"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는 방송을 통해서 그 둘을 찾아냈다.
잊지 못할 점
1. 역시 현장 체험 학습의 하이라이트는 무언가 직접 해보는 것이다! 이번에 우리는 바로 '천에 염색하기' 체험 학습을 하였다. 먼저 네모난 하얀 손수건을 종이라고 생각하고, 접고 싶은 모양대로 접는데, 나는 꽃 모양을 접었다. 그런 다음, 두루마리처럼 두리 두리 말아 체험 학습 지도사님께서 주신 고무줄로, 두루마리의 가운데를 묶는다. 그다음 5학년 한 반씩 여자, 남자 7명까지 한 줄로 앞에 나와, 붉은 대야에 담긴 노란색, 빨간색 두가지 천연색소에, 두루마리 수건을 고무줄로 표시한 반 부분까지 넣고 번갈아가며 주물럭거린다. 체험학습 지도사님이 "그만~!" 하실 때까지! 이제 그걸 쫙~ 펴가지고 나가서 준비된 건조대에 걸고 말리면 된다.
2. 우린 염색한 천이 휘날리는 건조대 아래에서, 조별로 돗자리를 깔고 앉아 도시락을 먹었다. 엄마가 특별히 싸주신 참치 김밥은, 참치와 마요네즈에 단물이 쏙쏙 빠지면서 입안에 착착 달라붙었고, 당근과 우엉의 질겅질겅 씹는 맛이 끝내줬다. 나는 도시락을 곰이 꿀을 먹듯이 게걸스럽게 먹었다. 소풍에서 도시락이 빠지면 무슨 맛이랴?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도시락에 먼지가 앉아도 나는 행복하다! 우리 조 창기가, 싸온 게 너무 많다며, 내게 푸짐한 샌드위치를 주었다. 배가 불러 얼떨결에 도시락 안에 샌드위치를 집어넣었다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좋았던 점
사실 사회시간에 우리나라의 옛모습과 문화에 대해 잘 배워왔고, 인터넷으로 미리 민속촌의 정보를 알았기에 특별히 신기하거나 새로운 것은 없었다. 그래도 현장 학습 그 자체가 좋았다. 어딘가 가는 게 그냥 즐거운 아이처럼 말이다. 날씨가 나빠서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관람을 못해서 불만이었다고? 다시 생각해보니 아니다. 그 반대다. 현장 학습은 한 달에 한 번쯤, 꼭 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