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만나자 물로켓!
2009. 4. 8. 08:40ㆍ일기
<내년에 만나자 물로켓!>
2009.04.07 화요일
오늘은 드디어 물로켓 발사하는 날! 3교시가 되자 나는, 며칠 동안 내 머릿속에서 함께 했던 상상 속의 조종사 한 명과 마지막 화이팅을 외치며, 기대에 들떠서 교실 밖으로 나왔다.
지난주 토요일은 과학 행사의 날로 온종일 물로켓을 만들었고, 월요일인 어제 운동장에서 발사하려 했는데, 펌프에 이상이 생겨서 오늘로 미루어진 것이다. 4학년까지는 글짓기를 선택하여 써냈는데, 이번에는 글짓기 종목이 사라져서 처음으로 물로켓 발사에 도전해 보았다.
나는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을까? 잘 날게 할 수 있을까? 밤 늦게까지 아빠랑 설명서를 보고 연구하고, 인터넷을 뒤지며 고민했었다. 그러면서 왠지 신이 났다. 우리 반은 물로켓 발사하는 모습이 가장 잘 보이는 운동장 오른쪽 스텐드에 자리를 잡고, 5학년 다른 반 아이들이 먼저 발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우리가 만든 물로켓을, 선생님들께서 둥근 안테나 모양의 발사대에 끼워주시면, 각도 조절을 한 후, 공기 담당 아저씨께서 펌프를 밟아 공기를 한껏 집어넣다가, 어느 순간 버튼을 "퓨~" 눌러 발사한다. 대부분 하늘을 가르며 멋지게 날았지만, 어떤 것은 운동장 담벼락 끝 쇠창살에 맞거나, 놀이기구에 맞고 힘없이 떨어지는 것도 있었다. 반대로 엄청난 추진력으로 태양을 가르듯 폭발적으로 나는 것도 있었다.
드디어 우리 반 차례가 왔다. 우리 반 물로켓 참가자는 10명 정도 되었다. 첫번째 주자는 이성환! 성환이의 물로켓은 '푸헝~' 시원한 소리를 내며, 축구할 때 성환이가 공을 차는 것처럼 시원하게 앞으로 뻗어나가, 운동장 땅에 그려진 과녁의 한가운데 보도블록을 살짝 스쳐 그 옆에 '두둑!' 산뜻하게 떨어졌다.
내 차례가 되자 온몸이 진공 상태가 되는 것처럼 먹먹해졌고, 곧 땅으로 꺼질 것처럼 심하게 긴장이 되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내 마음속 탑승자와 교신을 했다. '로켓은 모든 상태가 정상이고, 바람도 우리 쪽으로 잔잔히 분다!', '행운을 빈다!' 같은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막 발사대에 물로켓을 꽂으려는데, 날개 부분이 너무 아래쪽으로 내려와 있어서 제대로 꽂지 못하고 물이 줄줄 다 새서, 나는 세 번이나 물을 다시 받으러 갔다가 결국 끝까지 발사대 틀에 로켓이 맞지 않아 쏴보지도 못하고 일어났다.
선생님들이 모두 안쓰러운 표정으로 미안하다고 하셨고, 친구들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아서 나는 괜찮은 척하며 웃었지만, 웃음이 아니라 쓸개를 씹은 표정으로 일그러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 마음속의 조종사 어깨가 시무룩히 늘어져 있는 걸 보고, 나는 곧 생각을 바꾸었다. '괜찮아, 조종사, 아직 1년 뒤에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어! 그때까지 맹훈련이야! 어서 밥 먹으러 가자!'
2009.04.07 화요일
오늘은 드디어 물로켓 발사하는 날! 3교시가 되자 나는, 며칠 동안 내 머릿속에서 함께 했던 상상 속의 조종사 한 명과 마지막 화이팅을 외치며, 기대에 들떠서 교실 밖으로 나왔다.
지난주 토요일은 과학 행사의 날로 온종일 물로켓을 만들었고, 월요일인 어제 운동장에서 발사하려 했는데, 펌프에 이상이 생겨서 오늘로 미루어진 것이다. 4학년까지는 글짓기를 선택하여 써냈는데, 이번에는 글짓기 종목이 사라져서 처음으로 물로켓 발사에 도전해 보았다.
나는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을까? 잘 날게 할 수 있을까? 밤 늦게까지 아빠랑 설명서를 보고 연구하고, 인터넷을 뒤지며 고민했었다. 그러면서 왠지 신이 났다. 우리 반은 물로켓 발사하는 모습이 가장 잘 보이는 운동장 오른쪽 스텐드에 자리를 잡고, 5학년 다른 반 아이들이 먼저 발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우리가 만든 물로켓을, 선생님들께서 둥근 안테나 모양의 발사대에 끼워주시면, 각도 조절을 한 후, 공기 담당 아저씨께서 펌프를 밟아 공기를 한껏 집어넣다가, 어느 순간 버튼을 "퓨~" 눌러 발사한다. 대부분 하늘을 가르며 멋지게 날았지만, 어떤 것은 운동장 담벼락 끝 쇠창살에 맞거나, 놀이기구에 맞고 힘없이 떨어지는 것도 있었다. 반대로 엄청난 추진력으로 태양을 가르듯 폭발적으로 나는 것도 있었다.
드디어 우리 반 차례가 왔다. 우리 반 물로켓 참가자는 10명 정도 되었다. 첫번째 주자는 이성환! 성환이의 물로켓은 '푸헝~' 시원한 소리를 내며, 축구할 때 성환이가 공을 차는 것처럼 시원하게 앞으로 뻗어나가, 운동장 땅에 그려진 과녁의 한가운데 보도블록을 살짝 스쳐 그 옆에 '두둑!' 산뜻하게 떨어졌다.
내 차례가 되자 온몸이 진공 상태가 되는 것처럼 먹먹해졌고, 곧 땅으로 꺼질 것처럼 심하게 긴장이 되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내 마음속 탑승자와 교신을 했다. '로켓은 모든 상태가 정상이고, 바람도 우리 쪽으로 잔잔히 분다!', '행운을 빈다!' 같은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막 발사대에 물로켓을 꽂으려는데, 날개 부분이 너무 아래쪽으로 내려와 있어서 제대로 꽂지 못하고 물이 줄줄 다 새서, 나는 세 번이나 물을 다시 받으러 갔다가 결국 끝까지 발사대 틀에 로켓이 맞지 않아 쏴보지도 못하고 일어났다.
선생님들이 모두 안쓰러운 표정으로 미안하다고 하셨고, 친구들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아서 나는 괜찮은 척하며 웃었지만, 웃음이 아니라 쓸개를 씹은 표정으로 일그러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 마음속의 조종사 어깨가 시무룩히 늘어져 있는 걸 보고, 나는 곧 생각을 바꾸었다. '괜찮아, 조종사, 아직 1년 뒤에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어! 그때까지 맹훈련이야! 어서 밥 먹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