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6 단풍 물든 공원 길

2007. 10. 27. 20:55일기

<단풍 물든 공원 길>
2007.10.26  금요일

피아노 학원 마치고 지도 공원 트랙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데, 우리 아파트가 보일 때 쯤 어떤 아이와 아이 엄마가 아주 예쁜 나뭇잎 몇 장을 손에 들고 가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아니, 저렇게 예쁜 나뭇잎을 어디서 구했지?' 하고 눈이 왕방울만큼 커져서 주위의 나뭇잎들을 한 번 살펴보았다.

그때부터 눈 앞에 단풍 나무들이 쑥쑥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빨강, 노랑, 주황색의 나뭇잎들이 어울려 붉은 은하수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눈부셨다. 내 마음도 활짝 열리면서 빨갛게 달아오르는게 느껴졌고, 그러면서 추위에 움츠렸던 몸도 빨간 빛에 녹아 따뜻해졌다.

불처럼 빨간 단풍잎, 윤기 나는 바나나 껍질같은 노란잎, 잘 구워진 빵처럼 보드라운 갈색잎!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싫증나지 않았다.

내가 어렸을 때, 7살 때쯤이던가? 매번 망가지는 장난감에 싫증을 내면서 앞으로는 고장나지 않는 영원한 것을 찾아 보리라 마음먹으며 장난감을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 후 나는 진짜로 영원한 것을 몇 가지 찾게 되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여기, 해마다 가을이 오면 영원히 남겨진 그림처럼 단풍에 물든 공원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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