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끼어가는 차
2011. 9. 16. 08:02ㆍ일기
<꽉 끼어가는 차>
2011.09.11 일요일
"상우야, 앞으로 작은 삼촌까지 4명이나 여기 타야 되니까, 저쪽으로 바짝 붙으렴!" 아빠가 말씀하셨다. 우리 차에 아빠 말고, 어깨가 떡하니 기골이 장대하신 큰 삼촌과 작은 삼촌, 그리고 엄마, 덩치가 성인 못지않은 나, 영우와 사촌 동생 진우까지 타니, 이건 마을버스가 따로 없을 것 같다.
차를 타고 달리는 중간에 폭~ 하고 주저앉아 버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들었다. 아빠가 운전하시고 그 옆엔 큰 삼촌이 앉으셨고, 뒷좌석에는 사촌 진우가 내 무릎에, 영우는 엄마 무릎에, 작은 삼촌은 엄마의 짐을 무릎에 놓고 가야 했다.
진우가 날 누르는데다 사람들로 꽉꽉 차니, 통조림 깡통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또 차 안의 공기만으로 일곱 사람이 숨 쉬니 더워 못 견디겠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니 땀은 식었지만, 나는 아직 감기 기운이 남아 있어서 콜록콜록거렸다. 분명히 평소보다는 차가 땅바닥에 가까이 붙어 있는 느낌이었다. 아마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차는, 낮게 나는 새처럼 땅과 몇 센티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아슬아슬하게 닿을 듯 말듯 달리고 있을 것이다.
만약 급하게 U턴이나 심하게 꺾는 회전을 하면, 차가 무게 균형을 잡지 못하고 데굴데굴 옆으로 구르는 것이 아닐까? 별별 상상을 다하는 사이, 어느덧 아빠와 엄마가 손을 잡고, 홍대 입구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장소에 도착하였다. 아직 실내장식도 시작하지 않았고, 기본 칠만 한 상태라 몬스터 하우스처럼 썰렁한 분위기였지만, 엄마, 아빠의 흥분된 표정을 보면, 나도 우울증에서 벗어나 새 삶을 시작하는 것만 같다. 어른들이 모여 인테리어 회의를 하는 사이, 나는 동생들과 바깥에 나가 도로변에서 뛰어놀았다.
사업에 관련된 회의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다시 차에 올라타 통조림처럼 끼어서 집으로 향했다. 그때 진우가 큰삼촌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켰고,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영우와 진우는 흘러나오는 음악을 타고 '동도됴도~ 동도됴도~' 낭랑한 소리로 재치있게 따라불렀다. 어른들은 그것을 보고 웃었고, 나도 흥이 나서 평소 즐겨보는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에 나왔던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불러제꼈다.
작은 삼촌은 "상우, 지금 노래하는 거니?" 하고 놀란 듯 물어보셨고, 큰 삼촌은 "어, 상우가 그 노래를 어떻게 알지?" 하셨고, 엄마는 "누구랑 창법이 비슷하지 않아?" 하고 큰삼촌을 보셨다. 나는 "하하하, TV에서 윤도현이 불렀거든요!" 하며 계속 노래를 흥얼거렸다. 나는 내키는 김에 신승훈의 '나비 효과'를 달콤하고 느끼하게 불렀고, 김조한이 부른 '세월이 가면', '아이 빌리브'를 연달아 심취해서 부르다가 목이 가려워 잠시 노래를 멈췄다.
발이 가려우면 양말을 벗고 긁을 수 있지만, 목구멍이 아픈 것을 어떻게 하겠는가? 노래하다 말고 손가락을 목구멍에 집어넣고 긁을 수는 없기에, TV에서 가수들이 긴장할 때 하듯이, 물을 한입 가득 물어 삼키고, 아래를 보고 숨을 한번 크게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윤도현이 불렀던 '새벽 기차'를 불렀다. 내가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이상하게 제멋대로 노래 부르는 것이 통쾌할 때가 있다. 그래서 수시로 노래를 부르곤 하는데, 문제는 고음이나 저음이다.
이 노래를 부를 때도 고음으로 올라가는 부분에서, 종잇조각이 찢어지듯 소리가 찢어졌다. 꼭 고장 난 스피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듯, 괴상한 소음이 차 안에 울려 퍼졌다. 엄마도 아빠도 삼촌들도 계속 흐흐흐~ 웃으셨다. 하지만 상관하지 않고, '우 우우 우~!' 부분까지 길게 마무리를 다 하고 눈을 떠보니, 작은 삼촌이 크득크득 웃으며 핸드폰 동영상을 찍고 계셨다. 나는 언젠가부터 차에 타면, 동생과 함께 노래 부르는 습관이 생겼다. 노래에 심취하면 누가 있던지 없든지 목이 터져라 꽥꽥 불러대서, 가끔 엄마, 아빠께서 폭발하기도 하지만...! 노래를 부르며 가는 차 안은 좁은 것도 느껴지지 않았고, 몇 곡 더부르고 싶었는데 벌써 주차장에 도착해 있었다.
2011.09.11 일요일
"상우야, 앞으로 작은 삼촌까지 4명이나 여기 타야 되니까, 저쪽으로 바짝 붙으렴!" 아빠가 말씀하셨다. 우리 차에 아빠 말고, 어깨가 떡하니 기골이 장대하신 큰 삼촌과 작은 삼촌, 그리고 엄마, 덩치가 성인 못지않은 나, 영우와 사촌 동생 진우까지 타니, 이건 마을버스가 따로 없을 것 같다.
차를 타고 달리는 중간에 폭~ 하고 주저앉아 버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들었다. 아빠가 운전하시고 그 옆엔 큰 삼촌이 앉으셨고, 뒷좌석에는 사촌 진우가 내 무릎에, 영우는 엄마 무릎에, 작은 삼촌은 엄마의 짐을 무릎에 놓고 가야 했다.
진우가 날 누르는데다 사람들로 꽉꽉 차니, 통조림 깡통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또 차 안의 공기만으로 일곱 사람이 숨 쉬니 더워 못 견디겠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니 땀은 식었지만, 나는 아직 감기 기운이 남아 있어서 콜록콜록거렸다. 분명히 평소보다는 차가 땅바닥에 가까이 붙어 있는 느낌이었다. 아마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차는, 낮게 나는 새처럼 땅과 몇 센티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아슬아슬하게 닿을 듯 말듯 달리고 있을 것이다.
만약 급하게 U턴이나 심하게 꺾는 회전을 하면, 차가 무게 균형을 잡지 못하고 데굴데굴 옆으로 구르는 것이 아닐까? 별별 상상을 다하는 사이, 어느덧 아빠와 엄마가 손을 잡고, 홍대 입구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장소에 도착하였다. 아직 실내장식도 시작하지 않았고, 기본 칠만 한 상태라 몬스터 하우스처럼 썰렁한 분위기였지만, 엄마, 아빠의 흥분된 표정을 보면, 나도 우울증에서 벗어나 새 삶을 시작하는 것만 같다. 어른들이 모여 인테리어 회의를 하는 사이, 나는 동생들과 바깥에 나가 도로변에서 뛰어놀았다.
사업에 관련된 회의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다시 차에 올라타 통조림처럼 끼어서 집으로 향했다. 그때 진우가 큰삼촌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켰고,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영우와 진우는 흘러나오는 음악을 타고 '동도됴도~ 동도됴도~' 낭랑한 소리로 재치있게 따라불렀다. 어른들은 그것을 보고 웃었고, 나도 흥이 나서 평소 즐겨보는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에 나왔던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불러제꼈다.
작은 삼촌은 "상우, 지금 노래하는 거니?" 하고 놀란 듯 물어보셨고, 큰 삼촌은 "어, 상우가 그 노래를 어떻게 알지?" 하셨고, 엄마는 "누구랑 창법이 비슷하지 않아?" 하고 큰삼촌을 보셨다. 나는 "하하하, TV에서 윤도현이 불렀거든요!" 하며 계속 노래를 흥얼거렸다. 나는 내키는 김에 신승훈의 '나비 효과'를 달콤하고 느끼하게 불렀고, 김조한이 부른 '세월이 가면', '아이 빌리브'를 연달아 심취해서 부르다가 목이 가려워 잠시 노래를 멈췄다.
발이 가려우면 양말을 벗고 긁을 수 있지만, 목구멍이 아픈 것을 어떻게 하겠는가? 노래하다 말고 손가락을 목구멍에 집어넣고 긁을 수는 없기에, TV에서 가수들이 긴장할 때 하듯이, 물을 한입 가득 물어 삼키고, 아래를 보고 숨을 한번 크게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윤도현이 불렀던 '새벽 기차'를 불렀다. 내가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이상하게 제멋대로 노래 부르는 것이 통쾌할 때가 있다. 그래서 수시로 노래를 부르곤 하는데, 문제는 고음이나 저음이다.
이 노래를 부를 때도 고음으로 올라가는 부분에서, 종잇조각이 찢어지듯 소리가 찢어졌다. 꼭 고장 난 스피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듯, 괴상한 소음이 차 안에 울려 퍼졌다. 엄마도 아빠도 삼촌들도 계속 흐흐흐~ 웃으셨다. 하지만 상관하지 않고, '우 우우 우~!' 부분까지 길게 마무리를 다 하고 눈을 떠보니, 작은 삼촌이 크득크득 웃으며 핸드폰 동영상을 찍고 계셨다. 나는 언젠가부터 차에 타면, 동생과 함께 노래 부르는 습관이 생겼다. 노래에 심취하면 누가 있던지 없든지 목이 터져라 꽥꽥 불러대서, 가끔 엄마, 아빠께서 폭발하기도 하지만...! 노래를 부르며 가는 차 안은 좁은 것도 느껴지지 않았고, 몇 곡 더부르고 싶었는데 벌써 주차장에 도착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