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쓰기는 참 어려워!
2011. 8. 11. 09:02ㆍ일기
<쿠폰 쓰기는 참 어려워!>
2011.08.06 토요일
"하아히~!" 소리를 내며 영우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다시피 하였다. 아빠는 "아효~ 이런!" 하셨고, 나도 김이 빠져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똑같이 김빠진 콜라만 꿀꺽꿀꺽 들이켰다. 우리 가족은 올여름 휴가 가기가 매우 어려웠다.
아빠, 엄마가 시간을 맞추기도 어려웠지만, 휴일마다 비와 태풍이 약속이라도 한 듯 들이닥쳤기 때문에, 사실 이번 여름에는 그저 달력에 그려진 바다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드디어 오늘 아빠가 어렵게 시간을 내어, 인터넷에서 태릉에 있는 수영장 반값 쿠폰을 끊으셔서 바다는 아니지만, 고기를 굽고 수영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야외 수영장으로 잠시 놀러 갈 수 있게 되었다. 방학 중에는 그다지 일찍 일어나지 않았지만, 오늘은 엄마, 아빠와 일찍부터 일어나서 수영장 근처에 할인마트에서 먹을거리를 샀고, 수영장 입구에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 나무를 보며 가슴이 뻥 터질 것만 같은 기분을 만끽했다.
그런데 막상 입장료를 끊으려는 순간, 내일까지 아빠가 구매한 쿠폰의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가족은 모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했고, 특히 영우는 "아히~ 우리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돼? 아유~ 잉~!" 하며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날은 후덥지근하고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 떨어졌다. 아빠는 "에후, 내가 잘 확인을 했어야 되는데~ 어쩌겠어? 그냥 들어가자!" 하며 입장권을 끊으셨다. 반값 쿠폰을 끊었는데도 사용 못 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는 물속에서 놀 생각에 얼굴에서는 미소가 번졌다.
안으로 들어가니 오늘따라 꼭 콩나물 지하철처럼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다행히 수영장 구석 그늘진 곳에 자리 잡아 돗자리를 펴고, 우리는 선크림을 대충 펴 바르고 그대로 수영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내가 들어가서 막 한번 물 아래로 내려갔다, 푸쉬~하고 물을 뿜으며 올라오는 순간, "동둥듕당~" 하는 음악이 울리고, 지금부터 점심시간이라 모두가 물에서 나와야 하고 1시간 휴식한다는 소리가 방송으로 나왔다. 뭐 수영할 기회는 많으니까 우선 배부터 채우자는 생각으로 수영장을 나왔지만, 영우는 사람이 많아 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울상이 되어 "하이~" 하고 돗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우리는 우선 준비한 고기를 굽기로 하였다. 엄마는 막사 온 쌈 거리를 씻을 곳을 찾으러 가셨고, 아빠는 고기를 구울 준비를 하셨다. 한쪽 모서리가 녹슨 휴대용 가스레인지는 안 쓴지 꽤 오래돼서 불이 붙을까 조마조마했지만, 그래도 불은 잘 뿜어졌다. 막 첫 번째 접시에 고기가 올라오고 있을 때 엄마가 돌아오셨다. 그런데 처음에 채소를 들고 나가셨을 때 그대로였다. 야채 씻을 곳을 한창 찾아 헤매었는데, 여기서는 야채씻을 곳이 없으며 집에서 씻어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엄마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어쩔 수 없지, 그냥 김치에 싸 먹자!" 하며 야채 봉지를 한구석에 내려놓으셨다. 고기가 한 접시 우리 가족의 뱃속으로 들어가 이제 막 입맛이 발동하려 할 때, 갑자기 프라이팬이 꼭 요리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크게 불이 후화~! 붙더니 연기를 남기고 꺼졌다. 그리고 가스레인지에서 불의 화력을 조절하는 장치도 쑥~ 빠져나오고 완전히 고장이나 버렸다. 아빠는 "아이, 이런~ 오늘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하며 남은 삼겹살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셨다. 아빠와 엄마가 홀연히 사라지고 잠시 뒤, 어디서 새 가스레인지를 가지고 오셨다. 어떤 마음씨 좋은 아저씨에게 빌린 것이었다.
이번에는 가스가 떨어질까 봐 부랴부랴 고기를 굽고, 우리는 그렇게 식사를 꾸역꾸역 마치고, 본격적으로 수영장에 들어가 한참을 놀았다. 그런데 곧 날씨가 점점 꾸물꾸물 흐려지더니 머리 위로 빗방울이 "톡, 툭!"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소나기가 세차게 퍼부었다. 어쩔 수 없이 한창 수영중이었던 나와 영우는 몸에 큰 수건 하나만 뒤집어쓴 채, 샤워도 못하고 짐을 후닥닥 정리하여 차로 가야 했다. 소나기를 피해 집으로 돌아가는 차들 때문에, 수영장 입구를 빠져나오는데 엄청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는 그래도 아빠가 의기양양하게 끊어놓으신 또 다른 쿠폰으로, 수영장 근처의 맛좋은 설렁탕 집에서 저녁을 사주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그 집도 오늘이 휴가였다! 어쩔 수 없이 가까운 할인마트 푸드코트에서 아까 도시락에 담은 식어버린 고기와, 김치찌개와 밥을 시켜서 저녁을 해결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수영장 물에다가 비를 맞고 제대로 씻지를 못하여서 찜찜했는데, 우리 동네에 생긴 지 얼마 안 된 목욕탕 쿠폰을, 며칠 전에 눈여겨 보셨던 아빠가 사려고 시도했지만, 하루 전에 판매가 끝나고 말았다! 오늘 이렇게 쿠폰을 못 썼던 이유는 아마 내일이 내 생일이라서 복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닌가? 한다.
2011.08.06 토요일
"하아히~!" 소리를 내며 영우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다시피 하였다. 아빠는 "아효~ 이런!" 하셨고, 나도 김이 빠져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똑같이 김빠진 콜라만 꿀꺽꿀꺽 들이켰다. 우리 가족은 올여름 휴가 가기가 매우 어려웠다.
아빠, 엄마가 시간을 맞추기도 어려웠지만, 휴일마다 비와 태풍이 약속이라도 한 듯 들이닥쳤기 때문에, 사실 이번 여름에는 그저 달력에 그려진 바다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드디어 오늘 아빠가 어렵게 시간을 내어, 인터넷에서 태릉에 있는 수영장 반값 쿠폰을 끊으셔서 바다는 아니지만, 고기를 굽고 수영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야외 수영장으로 잠시 놀러 갈 수 있게 되었다. 방학 중에는 그다지 일찍 일어나지 않았지만, 오늘은 엄마, 아빠와 일찍부터 일어나서 수영장 근처에 할인마트에서 먹을거리를 샀고, 수영장 입구에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 나무를 보며 가슴이 뻥 터질 것만 같은 기분을 만끽했다.
그런데 막상 입장료를 끊으려는 순간, 내일까지 아빠가 구매한 쿠폰의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가족은 모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했고, 특히 영우는 "아히~ 우리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돼? 아유~ 잉~!" 하며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날은 후덥지근하고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 떨어졌다. 아빠는 "에후, 내가 잘 확인을 했어야 되는데~ 어쩌겠어? 그냥 들어가자!" 하며 입장권을 끊으셨다. 반값 쿠폰을 끊었는데도 사용 못 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는 물속에서 놀 생각에 얼굴에서는 미소가 번졌다.
안으로 들어가니 오늘따라 꼭 콩나물 지하철처럼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다행히 수영장 구석 그늘진 곳에 자리 잡아 돗자리를 펴고, 우리는 선크림을 대충 펴 바르고 그대로 수영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내가 들어가서 막 한번 물 아래로 내려갔다, 푸쉬~하고 물을 뿜으며 올라오는 순간, "동둥듕당~" 하는 음악이 울리고, 지금부터 점심시간이라 모두가 물에서 나와야 하고 1시간 휴식한다는 소리가 방송으로 나왔다. 뭐 수영할 기회는 많으니까 우선 배부터 채우자는 생각으로 수영장을 나왔지만, 영우는 사람이 많아 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울상이 되어 "하이~" 하고 돗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우리는 우선 준비한 고기를 굽기로 하였다. 엄마는 막사 온 쌈 거리를 씻을 곳을 찾으러 가셨고, 아빠는 고기를 구울 준비를 하셨다. 한쪽 모서리가 녹슨 휴대용 가스레인지는 안 쓴지 꽤 오래돼서 불이 붙을까 조마조마했지만, 그래도 불은 잘 뿜어졌다. 막 첫 번째 접시에 고기가 올라오고 있을 때 엄마가 돌아오셨다. 그런데 처음에 채소를 들고 나가셨을 때 그대로였다. 야채 씻을 곳을 한창 찾아 헤매었는데, 여기서는 야채씻을 곳이 없으며 집에서 씻어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엄마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어쩔 수 없지, 그냥 김치에 싸 먹자!" 하며 야채 봉지를 한구석에 내려놓으셨다. 고기가 한 접시 우리 가족의 뱃속으로 들어가 이제 막 입맛이 발동하려 할 때, 갑자기 프라이팬이 꼭 요리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크게 불이 후화~! 붙더니 연기를 남기고 꺼졌다. 그리고 가스레인지에서 불의 화력을 조절하는 장치도 쑥~ 빠져나오고 완전히 고장이나 버렸다. 아빠는 "아이, 이런~ 오늘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하며 남은 삼겹살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셨다. 아빠와 엄마가 홀연히 사라지고 잠시 뒤, 어디서 새 가스레인지를 가지고 오셨다. 어떤 마음씨 좋은 아저씨에게 빌린 것이었다.
이번에는 가스가 떨어질까 봐 부랴부랴 고기를 굽고, 우리는 그렇게 식사를 꾸역꾸역 마치고, 본격적으로 수영장에 들어가 한참을 놀았다. 그런데 곧 날씨가 점점 꾸물꾸물 흐려지더니 머리 위로 빗방울이 "톡, 툭!"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소나기가 세차게 퍼부었다. 어쩔 수 없이 한창 수영중이었던 나와 영우는 몸에 큰 수건 하나만 뒤집어쓴 채, 샤워도 못하고 짐을 후닥닥 정리하여 차로 가야 했다. 소나기를 피해 집으로 돌아가는 차들 때문에, 수영장 입구를 빠져나오는데 엄청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는 그래도 아빠가 의기양양하게 끊어놓으신 또 다른 쿠폰으로, 수영장 근처의 맛좋은 설렁탕 집에서 저녁을 사주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그 집도 오늘이 휴가였다! 어쩔 수 없이 가까운 할인마트 푸드코트에서 아까 도시락에 담은 식어버린 고기와, 김치찌개와 밥을 시켜서 저녁을 해결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수영장 물에다가 비를 맞고 제대로 씻지를 못하여서 찜찜했는데, 우리 동네에 생긴 지 얼마 안 된 목욕탕 쿠폰을, 며칠 전에 눈여겨 보셨던 아빠가 사려고 시도했지만, 하루 전에 판매가 끝나고 말았다! 오늘 이렇게 쿠폰을 못 썼던 이유는 아마 내일이 내 생일이라서 복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