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해보는 총싸움
2010. 4. 7. 07:50ㆍ일기
<처음 해보는 총싸움>
2010.04.03 토요일
"우리, 서바이벌 게임 할래?" 적막을 깨고 민웅이가 말했다. 오늘 과학대회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민웅이와 석희가 우리 집에 놀러 와 한 제안이었다.
"그래, 하자! 상우야, 너도 총 있잖아! 총 뒀다 뭐해? 우리도 총 있으니까 가져올게!" 석희도 신난 듯이 말했다. 나는 처음에는 겁이 덜컥 났다.
난 총이 있어도 서바이벌 게임은 안 해봤다. 다른 아이들 노는 것은 구경했는데, 총알에 맞으면 많이 아플까 봐 엄두를 못 냈다. '으~ 난 못해!' 생각했지만, 결국 호기심에 '총을 묵혀두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지!" 하며 게임을 하기로 하였다.
얼굴에 맞히면 퇴장시킨다는 규칙을 정하고, 민웅이는 암살자, 석희는 대통령, 나는 경호원 역을 맡았다. 민웅이가 먼저 대통령을 세 발 맞추면 이기고, 석희와 내가 중앙 공원까지 대피해서 5분을 버티면 이기는 것이다. 드디어 게임은 시작되었다. 307동부터 우리는 출발했다. 석희가 조용하게 그러나 빠르게 샥샥샥~ 움직였다.
몸집이 날랜 석희는 저만치 앞서가고, 나는 "대통령님, 위험합니다요, 같이 가세요!" 하며 헉헉 따라가기 바빴다. 그러자 307동 옆벽 면에 숨은 민웅이가, 앞으로 걷는 석희를 노리는 게 눈에 보였다. 나는 꿀꺽~하며 곧바로 총을 쐈다. 민웅이는 놀란데다가 총이 너무 커서 균형을 잃고 주저앉았다. 앞서 가던 석희가 낌새를 차리고, 민웅이에게 "뽁, 땅, 뽁, 땅!" 총을 쏘며 달려들었다.
민웅이는 앞뒤로 당해서 잽싸게 도망을 쳤다. 우리는 서둘러 중앙 공원에 가보았더니, 벌써 민웅이가 도착해 있었다. 다행히 사람이 없어서 우리는 중앙 공원의 무법자처럼, 서로 총을 쏘며 "딱, 뽕, 딱, 뽕!" 하는 소리로 공원을 메웠다. 그런데 어는 순간 내 총에서 방귀 끼듯, '퐁~'하는 소리가 나며 총알이 더 나가지 않았다. 나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버리려는데, 석희가 내 총을 두들기듯 마구 흔들어 다시 한번 발사하니, 막혔던 총알이 우루루 튀어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짜릿해서, 온몸이 총소리로 들들 떨렸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총쏘기는 이런 맛에 하는구나. 이것이 인간의 파괴본능인가? 그렇다면 인간은 파괴본능을 제어할 수 있는 이성도 지닌 법! 총을 쏴서 씨앗이 나간다든지, 노랫가락이 흘러나온다든지 하는 방법을 연구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2010.04.03 토요일
"우리, 서바이벌 게임 할래?" 적막을 깨고 민웅이가 말했다. 오늘 과학대회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민웅이와 석희가 우리 집에 놀러 와 한 제안이었다.
"그래, 하자! 상우야, 너도 총 있잖아! 총 뒀다 뭐해? 우리도 총 있으니까 가져올게!" 석희도 신난 듯이 말했다. 나는 처음에는 겁이 덜컥 났다.
난 총이 있어도 서바이벌 게임은 안 해봤다. 다른 아이들 노는 것은 구경했는데, 총알에 맞으면 많이 아플까 봐 엄두를 못 냈다. '으~ 난 못해!' 생각했지만, 결국 호기심에 '총을 묵혀두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지!" 하며 게임을 하기로 하였다.
얼굴에 맞히면 퇴장시킨다는 규칙을 정하고, 민웅이는 암살자, 석희는 대통령, 나는 경호원 역을 맡았다. 민웅이가 먼저 대통령을 세 발 맞추면 이기고, 석희와 내가 중앙 공원까지 대피해서 5분을 버티면 이기는 것이다. 드디어 게임은 시작되었다. 307동부터 우리는 출발했다. 석희가 조용하게 그러나 빠르게 샥샥샥~ 움직였다.
몸집이 날랜 석희는 저만치 앞서가고, 나는 "대통령님, 위험합니다요, 같이 가세요!" 하며 헉헉 따라가기 바빴다. 그러자 307동 옆벽 면에 숨은 민웅이가, 앞으로 걷는 석희를 노리는 게 눈에 보였다. 나는 꿀꺽~하며 곧바로 총을 쐈다. 민웅이는 놀란데다가 총이 너무 커서 균형을 잃고 주저앉았다. 앞서 가던 석희가 낌새를 차리고, 민웅이에게 "뽁, 땅, 뽁, 땅!" 총을 쏘며 달려들었다.
민웅이는 앞뒤로 당해서 잽싸게 도망을 쳤다. 우리는 서둘러 중앙 공원에 가보았더니, 벌써 민웅이가 도착해 있었다. 다행히 사람이 없어서 우리는 중앙 공원의 무법자처럼, 서로 총을 쏘며 "딱, 뽕, 딱, 뽕!" 하는 소리로 공원을 메웠다. 그런데 어는 순간 내 총에서 방귀 끼듯, '퐁~'하는 소리가 나며 총알이 더 나가지 않았다. 나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버리려는데, 석희가 내 총을 두들기듯 마구 흔들어 다시 한번 발사하니, 막혔던 총알이 우루루 튀어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짜릿해서, 온몸이 총소리로 들들 떨렸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총쏘기는 이런 맛에 하는구나. 이것이 인간의 파괴본능인가? 그렇다면 인간은 파괴본능을 제어할 수 있는 이성도 지닌 법! 총을 쏴서 씨앗이 나간다든지, 노랫가락이 흘러나온다든지 하는 방법을 연구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