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의 비극

2010. 4. 2. 07:50일기

<천안함의 비극>
2010.04.01 목요일

사고가 일어난 지도 벌써 6일이 지났다. 6일 전 금요일, 그때 나는 깨어 있었고, 사고 상황을 뉴스를 보고 실시간으로 전해들었다.

내가 배에 갇힌 군인이 된 듯한 심정으로 애타게 기도했으며, 이것이 영화에 나오는 비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것을 믿기 어려웠다. 그리고 백령도 천안함 사건을 대하면서 많은 의문이 생긴다.

아직도 실종자 가족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이 슬퍼하고 맘졸이고 생존자의 구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 46명이나 되는 젊은 생명은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 갇혀 있다. 솔직히 나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해군의 조치와 태도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해군의 고속정이 사고 현장에 20분 만에 도착했는데, 장비 부족과 접근 불가로 전혀 구조를 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결국, 어선과 해양 경찰이 40분 뒤에야 58명을 구하고, 지금까지 나머지는 구조를 못 하고 있다고 한다.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해군의 태도는, 꼭 함장을 비롯한 높은 사람들을 구했으니 이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처럼 보인다.

여러 사람의 말을 들었을 때, 천안함 같은 큰 배가 두 동강 났을 때에 불이 나지 않은 것을 보면, 그것은 어떤 경로든 침수 때문인 사고이지 폭발 사고는 아니지 않았을까? 그리고 배가 처음부터 갈라진 게 아니라, 한쪽으로 쏠리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듯이 되었을 텐데, 신기한 것은 배꼬리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실종되었고, 뱃머리에 있던 함장을 비롯한 높은 사람들은 살아남았다.

침수가 되어 배가 완전히 반으로 갈라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을 텐데, 도대체 함장은 무슨 명령을 하였기에, 그 많은 사람이 함미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까? 만약 현명한 함장이라면 배가 위험하니 지금 당장 하던 일을 멈추고, 배의 안전한 부분으로 이동하라고 명령하는 것이 바른 판단이 아니었을까?

도대체 어떤 명령을 내렸기에, 침수된 함미에서 빨리 빠져나오지 못한 것일까? 혹시 상황이 급박한데도 배를 지키라고 명령하였다면, 그것은 그냥 죽기를 기다리라고 명령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러면서 자신과 높은 사람들은 살아서 빠져나온 것을 보라! 그런데도 정부와 언론은 조기에 대응이 잘되어서 상황이 더 커지지 않았다고 한다.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자신의 자식이 온몸 멀쩡한데, 급박한 상황에서 잘못된 대응으로 살 수 있던 목숨이 죽었다고 생각해보라. 어떤 부모가 가만히 있겠는가? 우리나라는 이런 해상에서 침몰할 때의 대비책이 거의 마련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오죽하면 해군이 어선과 해양 경찰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구조 작업을 했겠는가! 만약 이런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제2의, 제3의 천안함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걸 왜 모르는가?

천안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