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맞기

2010. 3. 29. 09:00일기

<주사 맞기>
2010.03.27 토요일

오늘은 지난번에 병원에 들러서 목감기 때문에 타온 약을 다 먹었는데도, 별로 차도가 없어서 다시 한번 병원에 들렀다.

병원에 들어갔을 때 나는 목이 많이 붓고 열이 났다. 그래서 거의 기절한 듯이 축 늘어져서, 진료 의자에 앉아 선생님 지시대로 입만 벌렸다.

선생님께서는 내 상태를 보시고, "으음, 목이 아직도 많이 부어 있네요. 지난번에 주사를 놓아줄 걸 그랬어요!" 하셨다. 나는 죽은 듯이 있다가 주사라는 말을 듣고, 바늘에 찔릴 듯이 깜짝 놀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설마 주사 맞는 것은 아니겠지?' 나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손에서 땀이 났다. 하지만, 결국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선생님께서 "오늘 주사 맞고 가십시오!" 하셨다. 나는 가슴이 덜컹하였다. 난 당황했지만 어쩔 수 없이, 결국 주사실 차가운 문앞에 섰다. 갑자기 정말 큰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소름 끼치고 맥이 빠졌다.

좁은 주사실 안에 높고 딱딱하고 작은 침대에 앉아, 팔을 걷는데 간호사 선생님께서 "엉덩이에 맞을 거예요!" 하셨다. 나는 '이 나이 먹고 이게 뭐야?' 생각하며, 그냥 지시대로 엎드려 누워서 기다렸다. 간호사 선생님께서는 바지를 살짝 내리시고, 솜으로 엉덩이를 문지르고, 대패 삼겹살처럼 마구 찰싹찰싹 찰싹~ 때리셨다.

'아니, 왜 이렇게 심하게 때리는 거야?' 순간 간담이 서늘한 게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냥 힘을 빼고 차분히 있었다. 그때 "이제 끝났어요!" 하고 간호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주사 바늘이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그냥 몇 대 맞은 것처럼 끝나서, 배보다 배꼽이 커져 버린 기분이었다. 그날 하루 손을 엉덩이에 대고 문질러야 해서 모양새는 별루였지만, 오랜만에 맞은 주사는 뜻밖에 반가웠다.

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