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수업을!
2010. 4. 5. 07:51ㆍ일기
<발로 수업을!>
2010.04.02 금요일
학교를 절반쯤 왔는데,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보니 아버지라고 찍혀 있었다.
'이 시간에 아빠가 웬일이지?' 그런데 뜻밖에 엄마의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예요? 엄마?", "아이구, 우리 털핑한 상우! 어떡하지? 실내화 가방을 놓고 갔어!"
나는 순간 두 손이 홀가분한 것을 느꼈다. 나는 '역시 시작부터 너무 잘나간다 했어. 오늘따라 왠지 아침이 이상하게 가볍더라니!' 생각하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망설였다.
"엄마, 죄송하지만 엄마가 이리로 실내화 가방을 가지고 오시면 안될까요? 기다릴게요.", "아니야, 니가 먼저 학교에 들러서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집에 와서 실내화를 가져가렴!" 나는 지각을 할 것 같아 학교에 양말만 신고서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있어서 복도 바닥은 차가웠다.
처음엔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한기가 느껴져서 적응하기 조금 어려웠다. 시린 시멘트 돌덩이를 맨발로 밟으니 추위는 그렇다 쳐도 계단을 올라갈 때, 이상하게 두 배로 힘이 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도 익숙해지니 조금 재미가 있고, 땅과 직접 만나는 기분이 나쁘지 않게 다가왔다. 내가 맨발로 땅 위를 걷는 구도자가 된 기분이었다. 수업을 들을 때는 신비롭게도 발을 비비니 더 생각이 잘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급식실이었다. 친구 경훈이에게 "오늘 실내화를 안 가져와서 좀 찜찜해~" 했더니, 평소 내가 덜렁해서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것을 알고 있는 경훈이는 "그러길래 잘 좀 챙겼어야지~" 하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급식실에서 지나가는 애들과 연거푸 밟혀서, 나는 계속 우오오~! 소리지르며 인상을 괴물같이 찡그렸다. 내 양발은 속이 탄 것처럼 까맣게 되어 있었다.
2010.04.02 금요일
학교를 절반쯤 왔는데,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보니 아버지라고 찍혀 있었다.
'이 시간에 아빠가 웬일이지?' 그런데 뜻밖에 엄마의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예요? 엄마?", "아이구, 우리 털핑한 상우! 어떡하지? 실내화 가방을 놓고 갔어!"
나는 순간 두 손이 홀가분한 것을 느꼈다. 나는 '역시 시작부터 너무 잘나간다 했어. 오늘따라 왠지 아침이 이상하게 가볍더라니!' 생각하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망설였다.
"엄마, 죄송하지만 엄마가 이리로 실내화 가방을 가지고 오시면 안될까요? 기다릴게요.", "아니야, 니가 먼저 학교에 들러서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집에 와서 실내화를 가져가렴!" 나는 지각을 할 것 같아 학교에 양말만 신고서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있어서 복도 바닥은 차가웠다.
처음엔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한기가 느껴져서 적응하기 조금 어려웠다. 시린 시멘트 돌덩이를 맨발로 밟으니 추위는 그렇다 쳐도 계단을 올라갈 때, 이상하게 두 배로 힘이 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도 익숙해지니 조금 재미가 있고, 땅과 직접 만나는 기분이 나쁘지 않게 다가왔다. 내가 맨발로 땅 위를 걷는 구도자가 된 기분이었다. 수업을 들을 때는 신비롭게도 발을 비비니 더 생각이 잘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급식실이었다. 친구 경훈이에게 "오늘 실내화를 안 가져와서 좀 찜찜해~" 했더니, 평소 내가 덜렁해서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것을 알고 있는 경훈이는 "그러길래 잘 좀 챙겼어야지~" 하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급식실에서 지나가는 애들과 연거푸 밟혀서, 나는 계속 우오오~! 소리지르며 인상을 괴물같이 찡그렸다. 내 양발은 속이 탄 것처럼 까맣게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