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은 싫어!
2009. 11. 7. 12:59ㆍ일기
<매운맛은 싫어!>
2009.11.05 목요일
이른 저녁 아빠와 상가 병원에 갔다가, 상가 2층 식당에서 뼈 해장국을 먹었다. 그런데 밥을 다 먹었을 때쯤 갑자기 잔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잔기침을 없애는 데는,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된다고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났다. 그래서 나는 눈앞에 보이는 반찬 그릇에 담긴 파란 고추 중에, 내 셋째 손가락만 한 크기의 제일 작은 고추를 하나 집어들었다.
이제 된장에 푹 찍어서 한입 뿌드득~ 베어 물었는데, 그 순간은 푸릇푸릇한 고추가 맛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씹으면 씹을수록 뭔가 맛이 쓰고 이상했다. 난 속으로 '애걔걔, 내가 벌써 12살인데 겨우 이런 고추 하나를 못먹나?' 하며 더욱더 꽈직꽈직~ 씹어먹었다.
쓴맛이 점점 매운맛으로 변하더니, 그냥 매운 게 아니라 혀가 잘리는 것 같은 통증이 밀려오는 것이었다. 난 처음에 물을 입안에 보글보글 물고, 물을 머금고 있으면 매운 게 식으려니 하고 참았지만, 오히려 더욱더 칼날처럼 파고들듯이, 혀가 갈기갈기 찢겨나가고, 이빨이 뽑혀 나가는 것 처럼 아팠다.
나는 계속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며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어우, 오우, 어떻게? 으으 아아아 스으으 아아아~" 소리 지르면서 눈물을 쏟았다. 놀란 아빠가 국물을 뜨다 말고 "어? 왜그래?" 하셨고, 나는 울면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오우, 오우~ 수화하듯 입을 가리켰다. "매운 고추를 먹었구나! 아이그, 그러길레 작작 좀 먹지!" 아빠는 얼른 다시 물을 떠다 주셨다.
나는 보이지 않는 마수의 갈고리 손톱이, 내 혀를 길게 짜악 잡아당겨 뽑아내려하고, 잇몸까지 들어내려는 듯한 고통과 맞서 싸우느라, 계속 웁웁~ 물을 먹고 뜨거운 눈물을 비 오듯 쏟으며 오호호 호으허~ 괴성을 지르고,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가 머리를 움켜잡았다가 몸부림쳤다. 식당 안에는 엄마들과 함께 밥을 먹는 1학년 정도의 어린아이들이 꽤 있었는데, 모두 고개를 돌려 재미있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히히, 저 형아 얼굴이 빨개! 꼭 갓난아기 같다! 아냐, 괴물 같애!"
그러자 엄마들은 아이들을 돌아앉히며 "그러면 안돼, 그러면 안돼~" 하고 작은 소리로 타이르기 바빴다. 주인아줌마가 "저런, 어째? 우유를 마시면 좋은데, 지금 가게에 우유 사다논 게 없네~" 하며 안타까워하셨다. 나는 물을 열 컵 정도 마시고, 약국에서 약을 지을 때 받았던 사탕 네 개를, 한꺼번에 까서 털어 넣고 쪽쪽 빨고 식당을 나섰다. 혀는 쩌릿쩌릿하고 거의 감각을 잃은 것 같았다.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은 맛이었다.
2009.11.05 목요일
이른 저녁 아빠와 상가 병원에 갔다가, 상가 2층 식당에서 뼈 해장국을 먹었다. 그런데 밥을 다 먹었을 때쯤 갑자기 잔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잔기침을 없애는 데는,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된다고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났다. 그래서 나는 눈앞에 보이는 반찬 그릇에 담긴 파란 고추 중에, 내 셋째 손가락만 한 크기의 제일 작은 고추를 하나 집어들었다.
이제 된장에 푹 찍어서 한입 뿌드득~ 베어 물었는데, 그 순간은 푸릇푸릇한 고추가 맛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씹으면 씹을수록 뭔가 맛이 쓰고 이상했다. 난 속으로 '애걔걔, 내가 벌써 12살인데 겨우 이런 고추 하나를 못먹나?' 하며 더욱더 꽈직꽈직~ 씹어먹었다.
쓴맛이 점점 매운맛으로 변하더니, 그냥 매운 게 아니라 혀가 잘리는 것 같은 통증이 밀려오는 것이었다. 난 처음에 물을 입안에 보글보글 물고, 물을 머금고 있으면 매운 게 식으려니 하고 참았지만, 오히려 더욱더 칼날처럼 파고들듯이, 혀가 갈기갈기 찢겨나가고, 이빨이 뽑혀 나가는 것 처럼 아팠다.
나는 계속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며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어우, 오우, 어떻게? 으으 아아아 스으으 아아아~" 소리 지르면서 눈물을 쏟았다. 놀란 아빠가 국물을 뜨다 말고 "어? 왜그래?" 하셨고, 나는 울면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오우, 오우~ 수화하듯 입을 가리켰다. "매운 고추를 먹었구나! 아이그, 그러길레 작작 좀 먹지!" 아빠는 얼른 다시 물을 떠다 주셨다.
나는 보이지 않는 마수의 갈고리 손톱이, 내 혀를 길게 짜악 잡아당겨 뽑아내려하고, 잇몸까지 들어내려는 듯한 고통과 맞서 싸우느라, 계속 웁웁~ 물을 먹고 뜨거운 눈물을 비 오듯 쏟으며 오호호 호으허~ 괴성을 지르고,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가 머리를 움켜잡았다가 몸부림쳤다. 식당 안에는 엄마들과 함께 밥을 먹는 1학년 정도의 어린아이들이 꽤 있었는데, 모두 고개를 돌려 재미있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히히, 저 형아 얼굴이 빨개! 꼭 갓난아기 같다! 아냐, 괴물 같애!"
그러자 엄마들은 아이들을 돌아앉히며 "그러면 안돼, 그러면 안돼~" 하고 작은 소리로 타이르기 바빴다. 주인아줌마가 "저런, 어째? 우유를 마시면 좋은데, 지금 가게에 우유 사다논 게 없네~" 하며 안타까워하셨다. 나는 물을 열 컵 정도 마시고, 약국에서 약을 지을 때 받았던 사탕 네 개를, 한꺼번에 까서 털어 넣고 쪽쪽 빨고 식당을 나섰다. 혀는 쩌릿쩌릿하고 거의 감각을 잃은 것 같았다.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은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