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만난 블로거 - 상우의 윈도우즈7 런칭 파티 체험기 2탄

2009. 10. 25. 09:06일기

<처음으로 만난 블로거 - 상우의 윈도우즈7 런칭 파티 체험기 2탄>
2009.10.22 목요일

용기를 내어 다시 행사장 안으로 들어온 나는, 계속 흐어어~ 눈이 동그래졌다. 중간 중간 동그랗고 하얀 식탁보가 깔린 음식 테이블도 있었고, 여러 가지 최신 텔레비전, 컴퓨터가 화려하게 진열돼 있었다.

신제품을 체험해보는 사람, 음료수 잔을 들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 카메라 맨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뭐라고 뭐라고 말하는 사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행사장 구석구석까지 사람이 북적북적해서, 나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대령 집의 파티에 몰래 숨어든 아이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제일 먼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간 곳은 음식 테이블이었다. 그런데 테이블마다 꽃밭에 벌들이 달라붙은 것처럼, 사람들이 빙~ 둘러싸여 있었다. 나는 치킨과 초콜릿, 과자, 음료 중 아무거나 집으려고 손을 뻗었는데, 갑자기 한 무리의 키가 큰 어른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서, 뒤로 밀려나고 말았다. 나는 입을 삐죽거리며 작은 소리로 "나두 먹을래요! 나두 먹을래요!" 하며 과자를 집으려고 했지만, 가죽 옷자락과 아저씨들 손목만 만져졌다.

할 수 없이 사람이 덜 몰려있는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과자를 한 움큼 집어 들고 먹으며, 행사장 안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판도라 TV에서 행사를 생중계하는 걸 보고, 나도 혹시나 TV에 얼굴이 나오지 않을까 해서 리포터 옆으로 다가갔다. 빨간 교복 차림의 리포터 누나는 어떤 부부 블로거를 인터뷰하고 있었고, 나는 그 옆에서 펭귄처럼 두 손을 빳빳하게 옆으로 펼치고, 계속 왼쪽 오른쪽으로 기우뚱기우뚱 왔다 갔다 했다.

하지만, 촬영 팀은 곧 다른 곳으로 급하게 이동해버렸고, 나는 "저기, 저어~" 하다가, 순간 배 위에서 흔들리는 내 이름표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다른 어른 블로거들은 이름표가 가슴 부분에 걸려 이름이 잘 보이는데, 내건 배까지 내려와 있고 반대로 뒤집혀서,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난 이름표를 바로잡고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는데,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고 눈물이 핑 돌았다. 여기 오면 혹시나 날 알아보거나, 이름만 보고 내가 아는 블로거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 속에서 난 미아가 된 것처럼 쓸쓸했고, 엄마가 보고 싶어졌다.

난 터덕터덕 행사장 2층으로 올라가, 무대가 잘 보이는 중간쯤에 털썩~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때였다. 누군가 "어? 너 태터 출신 아니니?"하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드니, 머리를 민둥산처럼 밀고, 몸집이 큰 어떤 아저씨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저씨 옆에 있는, 친구인 듯한 다른 아저씨가 "야, 그냥 가자, 애한테 그러면 어떡하니? 얘 완전 어이없다는 표정이잖아?" 하며 재촉했다.

대머리 아저씨는 "잠깐만! 나 얘랑 같은 태터 출신이란 말이야!" 하면서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명함을 건네주며 "반가웠다! 난 무진 아저씨야!" 하셨다. "저, 저는 명함을 안 가져왔는데요~" , "응, 그래~" 아저씨의 시원한 머리가 공연장 조명 불빛을 받아, 보라색, 파란색, 빨간색으로 번쩍번쩍 마구 변하더니, 무진 아저씨는 조명 속으로 마법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나는 얼떨떨했다가, 뒤늦게 마음이 반가움으로 풀리면서 웃음이 씩~ 나왔다. 마침 이제 막 행사가 시작한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공연장의 불빛이 하나 둘 사그라지고 있었다.

처음으로 만난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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