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예방 주사를 맞아요!
2008. 2. 29. 13:20ㆍ일기
<홍역 예방 주사를 맞아요!>
2008.02.27 수요일
오늘 보건소에는 3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홍역 예방 접종을 하러 온 아이들과 가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영우도 입학을 앞두고 주사를 맞으러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서 엄마와 함께 기다렸다. 나는 기다리기가 지루해서, 보건소 앞마당으로 나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놀았다.
내가 대기실 안으로 다시 들어갔을 때는, 영우 차례가 꽤 가까워져 있었다. 나는 영우 옆에 앉아 주사는 무서워할 게 아니라, 받아들여서 몸을 건강하게 하는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키도 재보고 몸무게도 재보면서 차례를 기다렸다.
주사실 안에서 영우 이름이 불렸다. 동작이 빠른 영우는 이름이 불리자마자 황급히 주사실로 뛰어들어 갔다. 나도 따라 들어 갔다. 주사실은 대기실과 칸막이로 이어져서 안이 다 보였는데, 두 명의 여자 간호사 선생님이 각각 주사를 놔주고 계셨다.
어떤 남자 아이가 윗옷을 목까지 걷어 올린 채, 팔을 내밀어 주사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크게 울고 소리를 지르던지 주사실 안이 쩌렁쩌렁 울렸다. 그 아이는 온몸을 뒤로 빼며 "나, 안 맞을 거야!" 하고 난리를 부렸다. 그러자 그 아이의 엄마는 대포 같은 소리로 "너, 맞을래?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왕 주사 놔준다!" 하며 험악하게 윽박질렀다.
영우가 맞을 주사 줄에서도 빨간 옷을 입은 여자 아이가, "으아악!" 하며 숨 넘어갈 듯, 소리를 지르며 울어대서 그 애의 엄마도 두 팔을 꽉 잡아 붙들고 주사를 맞히느라 땀을 뻘뻘 흘렸다. 주사실 안은 마치 한 명이 울면 동시에 따라 우는 신생아실처럼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다. 주사를 놓는 선생님들 얼굴도 점점 사납게 굳어져 갔다.
그 속에 우리 영우가 전쟁터에 뛰어든 병사처럼 비장한 얼굴로 서 있었다. 나는 안쓰러워 내가 대신 맞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꾹 참고 영우 귀에 대고 부드럽게 "팔에 힘을 빼! 겁낼 거 없어. 형아도 어릴 때 예방 접종 많이 했어!"라고 속삭였다.
영우 차례가 되자 선생님이 주사약을 넣으며 "요번 신입생들은 왜 이렇게 힘들어?" 하시며 툴툴거리셨다. 영우는 주사바늘을 보자 표정이 굳어졌고, 나도 송곳 같은 주사바늘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주사바늘이 영우의 말랑한 살을 아무렇지도 않게 쑥 찔렀고, 영우는 울지 않았다.
주사약이 다 들어간 후, 영우의 살이 작은 화산처럼 뾰족 올라오면서 주사바늘도 쏙 따라나왔다. 나는 잽싸게 영우 팔에 솜을 대어 살살 눌러 주었다. 그런데 영우는 어릴 때 맞지 못한 소아마비 주사까지 반대쪽 팔에 한 방 더 맞았다. 선생님께서 심하게 부어오를 수가 있으니 냉찜질을 하라고 하셨다.
주사를 맞고 나오면서 엄마와 나는 영우에게 "이야, 확실히 학교 갈 자격 있네!" 하며 기뻐하였고, 대기실 접수구에 놓인 바구니에 든 꼬마 밴드를 꺼내어, 영우 양쪽 팔에 예쁘게 붙여주니 무슨 훈장처럼 영우는 폼을 잡고 우쭐우쭐하였다.
2008.02.27 수요일
오늘 보건소에는 3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홍역 예방 접종을 하러 온 아이들과 가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영우도 입학을 앞두고 주사를 맞으러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서 엄마와 함께 기다렸다. 나는 기다리기가 지루해서, 보건소 앞마당으로 나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놀았다.
내가 대기실 안으로 다시 들어갔을 때는, 영우 차례가 꽤 가까워져 있었다. 나는 영우 옆에 앉아 주사는 무서워할 게 아니라, 받아들여서 몸을 건강하게 하는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키도 재보고 몸무게도 재보면서 차례를 기다렸다.
주사실 안에서 영우 이름이 불렸다. 동작이 빠른 영우는 이름이 불리자마자 황급히 주사실로 뛰어들어 갔다. 나도 따라 들어 갔다. 주사실은 대기실과 칸막이로 이어져서 안이 다 보였는데, 두 명의 여자 간호사 선생님이 각각 주사를 놔주고 계셨다.
어떤 남자 아이가 윗옷을 목까지 걷어 올린 채, 팔을 내밀어 주사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크게 울고 소리를 지르던지 주사실 안이 쩌렁쩌렁 울렸다. 그 아이는 온몸을 뒤로 빼며 "나, 안 맞을 거야!" 하고 난리를 부렸다. 그러자 그 아이의 엄마는 대포 같은 소리로 "너, 맞을래?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왕 주사 놔준다!" 하며 험악하게 윽박질렀다.
영우가 맞을 주사 줄에서도 빨간 옷을 입은 여자 아이가, "으아악!" 하며 숨 넘어갈 듯, 소리를 지르며 울어대서 그 애의 엄마도 두 팔을 꽉 잡아 붙들고 주사를 맞히느라 땀을 뻘뻘 흘렸다. 주사실 안은 마치 한 명이 울면 동시에 따라 우는 신생아실처럼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다. 주사를 놓는 선생님들 얼굴도 점점 사납게 굳어져 갔다.
그 속에 우리 영우가 전쟁터에 뛰어든 병사처럼 비장한 얼굴로 서 있었다. 나는 안쓰러워 내가 대신 맞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꾹 참고 영우 귀에 대고 부드럽게 "팔에 힘을 빼! 겁낼 거 없어. 형아도 어릴 때 예방 접종 많이 했어!"라고 속삭였다.
영우 차례가 되자 선생님이 주사약을 넣으며 "요번 신입생들은 왜 이렇게 힘들어?" 하시며 툴툴거리셨다. 영우는 주사바늘을 보자 표정이 굳어졌고, 나도 송곳 같은 주사바늘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주사바늘이 영우의 말랑한 살을 아무렇지도 않게 쑥 찔렀고, 영우는 울지 않았다.
주사약이 다 들어간 후, 영우의 살이 작은 화산처럼 뾰족 올라오면서 주사바늘도 쏙 따라나왔다. 나는 잽싸게 영우 팔에 솜을 대어 살살 눌러 주었다. 그런데 영우는 어릴 때 맞지 못한 소아마비 주사까지 반대쪽 팔에 한 방 더 맞았다. 선생님께서 심하게 부어오를 수가 있으니 냉찜질을 하라고 하셨다.
주사를 맞고 나오면서 엄마와 나는 영우에게 "이야, 확실히 학교 갈 자격 있네!" 하며 기뻐하였고, 대기실 접수구에 놓인 바구니에 든 꼬마 밴드를 꺼내어, 영우 양쪽 팔에 예쁘게 붙여주니 무슨 훈장처럼 영우는 폼을 잡고 우쭐우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