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wooDiary.com(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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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3 채송화는 왜 피지 않을까?
2006.04.23 일요일 4월의 말이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채송화는 아직도 아직도 봉오리조차 맺힐 생각이 없는지 더 땅 속으로 들어 가는 것 같다. 4월 1일 같이 심었던 강낭콩은 벌써 곤충들의 야자수처럼 무성하게 자랐는데 채송화는 처음에 싹이 났던 그대로다. 나는 슬프고 걱정이 되어 '채송화야 네가 싹으로 태어난지 한달이 다 돼 가는데도 크지를 않으니 어떻게 된 일이니? 무엇이 부족하니?' 라고 말한다. 혹시 내 사랑이 부족했다면 어쩌나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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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1 실수
2006.04.21 금요일 우리는 오늘 학교에서 어린이 박물관에 현장 학습을 갔다. 어제까지는 날이 축축하고 흐렸는데 오늘은 박물관 가는 날이라고 하늘이 번쩍 눈을 뜨면서 미칠듯이 쨍쨍쨍 햇볕을 보내 주었다. 고구려 영상관에 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고구려 영상을 신나게 보고 일어나 걸어 나가는데 어떤 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누나가 "아유, 귀엽다. 이 과자 먹을래?" 했다. "아니오" 나는 이렇게 딱 잘라서 거절했다. 그런데 나오면서 무엇인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가방을 놓고 왔던 것이다. 나는 재빨리 영상관에 들어가서 가방을 가지고 나왔다. 십년 감수 했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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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9 토하다
2006.04.19 수요일 나는 장염인데도 불구하고 오늘 과학 특강 시간에 쥬스 실험을 하였다. 그래서 쥬스를 많이 마셔서 한밤중에 쥬스를 다 토해 내었다. 느낌이 끔찍하고 쓰고 독했다. 토한 뒤 내 가슴은 불에 탄 잿더미처럼 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기분이 나빴다. 엄마 아빠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위로해 주고 보살펴 주었다. 나는 다시는 음료수를 억지로 마시지 않기로 맹세코도 결단코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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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5 자전거
2006.04.15 토요일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호수 공원으로 자전거를 타러 갔다. 승민이 형아네랑 함께 자전거를 빌렸다. 나는 처음에 천천히 달리기 시작 하다가 나중에 작은 돌개바람처럼 달렸다. 내가 쌩쌩 달리니 나무들이 손을 뻗어 '이쪽으로 가세요' 하는 것 같았다. 새들도 푸드득 내 옆으로 날았다. 승민이 형아는 자전거를 타느라 낑낑거렸고 영우는 아빠가 밀어 주었다. 공원 안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나는 시원하고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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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3 벚꽃
2006.04.13 목요일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 우리 아파트 1층에 사는 여자 아이와 우연히 만났다. 그런데 그 아이는 나무에 핀 벚꽃을 따서 '후~' 불기도 하고 꽃잎을 쫙 펴기도 하며 장난을 쳤다. 나는 "꽃으로 왜 그래?" 하고 물었더니 그 애는 "그냥." 하였다. 그러더니 나보고 나무 옆에 서 보라고 하였다. 갑자기 갑자기 연분홍색 벚꽃 이파리들이 내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 그 애가 나무 뒷 면을 발로 탁 찼기 때문이다. 온몸에 벚꽃을 맞으니 내가 벚꽃들의 둥지가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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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7 계란 깨먹기
2006.04.07 금요일 우리 가족은 찜질방에 들어가서 훈제 계란을 샀다. 우리는 토굴방 마루 바닥에 둥그렇게 앉았다. 아빠와 엄마가 계란 깨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나는 나무 그릇에 계란을 탁 소리가 나게 부딪혀서 깬 다음 껍질을 조금씩 까 보았다. 그랬더니 껍질이 쑥쑥 벗겨 지면서 황토빛 계란이 나왔다.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바베큐 맛이 났다. 내 동생 영우는 신이 나서 톡톡톡 너무 많이 깨는 바람에 계란이 지지직 금 투성이가 되어 버렸다.
2006.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