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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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맞기
2010.03.27 토요일 오늘은 지난번에 병원에 들러서 목감기 때문에 타온 약을 다 먹었는데도, 별로 차도가 없어서 다시 한번 병원에 들렀다. 병원에 들어갔을 때 나는 목이 많이 붓고 열이 났다. 그래서 거의 기절한 듯이 축 늘어져서, 진료 의자에 앉아 선생님 지시대로 입만 벌렸다. 선생님께서는 내 상태를 보시고, "으음, 목이 아직도 많이 부어 있네요. 지난번에 주사를 놓아줄 걸 그랬어요!" 하셨다. 나는 죽은 듯이 있다가 주사라는 말을 듣고, 바늘에 찔릴 듯이 깜짝 놀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설마 주사 맞는 것은 아니겠지?' 나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손에서 땀이 났다. 하지만, 결국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선생님께서 "오늘 주사 맞고 가십시오!" 하셨다. 나는 가슴이 덜..
2010.03.29 -
급하다 급해!
2009.09.17 목요일 학교 끝나고 돌아올 때 석희가 물었다. "상우야, 아까부터 왜 그렇게 똥 씹은 얼굴이니?", "으응~ 계곡에서 괴물이 나오려고 그러거든!", "그러면 우리 집에서 누고 가!" 나는 차마 석희네 집에서 실례할 수 없어서, 헤헤~ 사양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집에 오자마자 나를 기다렸던 가족들과 급하게 외출을 하느라, 화장실 가는 걸 잠시 잊어버렸다. 그리고 한 두 시간 쯤 흘렀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갑자기 온몸이 배배꼬이며 배가 꽉 당겨오듯 아팠다. 나는 이예으호~ 이상한 소리를 내질렀다. 내가 계속 크게 다친 사람처럼 "으아으으!" 하고 탄식하자 가족들은 "상우야, 괜찮니?" 하고 물었다. 나는 "똥이 너무 마려워서 그래요! 아빠, 최대한 빨리 집에 가주세..
2009.09.18 -
잠을 잡는 모험
2009.07.19 일요일 이것은 지난밤, 내가 겪은 잠에 관한 흥미있는 이야기다. 나는 전에부터 잠들기 직전, 우리의 의식이 어떤 변화를 겪으며 잠드는지 궁금했었다. 그래서 나는 큰맘 먹고 잠자리에 들면서, 잠을 추적해보았다. 밤 1시쯤, 온몸의 감각을 풀고 이불을 배까지 끌어올려 덮은 다음,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기를 한참이 지났다. 나는 서서히 머릿속에 있는 여러 가지 방에 전깃불을 끄고, 가장 중앙 큰 방에 전깃불만 제일 약하게 틀어놓았다. 그러자 내 머릿속은, 어두운 우주에 아주 작은 별 하나가 가까스로 빛을 내듯이 가늘고 희미해졌다. 나는 계속 그런 상태로 간당간당하게 의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가끔, 감은 눈 속에 또 하나의 실눈을 뜨고, 이 몽롱한 상태를 '어리어리 몽롱롱' 상태라고 이름 ..
2009.07.21 -
응급실에 가신 선생님
2009.06.09 화요일 점심시간, 여러 반이 급식실 입구에서 차례를 기다리느라, 잠시 급식 줄이 꽉 막혀 서 있을 때, 갑자기 앞줄 어딘가에서 "응급실~ 웅얼웅얼웅얼~" 하는 소리가 들려왔을 때도, 나는 그것이 우리 선생님께서 연락을 받고, 응급실에 가신다는 소린지 상상도 못했다. 5교시가 시작되자 우리 선생님 대신에, 5학년 1반 선생님께서 교탁 앞에 계셔서 조금 놀랐다. 1반 선생님께서는 술렁이는 우리를 조용히 시키시고, 충격적인 한마디를 던지셨다. "고지연 선생님께서 응급실에 가셨어요!" 아이들 모두 콰아앙~ 폭발하듯 불안한 표정으로 다시 술렁거렸고, 난 그 순간 머릿속이 걱정스런 생각으로 한꺼번에 슈우욱~ 뭉쳐 덩어리가 되는 것 같았다. 불안하고 걱정스런 생각이 진액처럼 끈끈하게 엉키고 엉켜 ..
2009.06.11 -
시간은 소중하다!
2009.05.10 일요일 지난 금요일 선생님께서, "조금 있으면 학교 신문을 발행할 예정인데, 5,6학년은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로 했어요. 자~ 여기에 글을 써낼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하셨다. 나는 자신 있게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오늘 낮 곰곰이 생각한 끝에, 시간의 소중함을 주제로 글을 썼다. 다 쓰고 난 뒤엔 한번 쭉~ 읽어보고 '흠~ 그런대로 괜찮군!' 생각했다. 그런 다음, 집 근처에 있는 트램펄린 놀이터가 문을 닫을까 봐, 시계를 본 뒤 놀이터로 부랴부랴 달려나갔다. 주장하는 글 - 시간은 소중하다 시간이란 마치 마라톤 같다. 절대 끝이 안 날 것 같다가도, 언젠가는 끝이 나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죽음 직전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때가 되면, 모든 시간이 정리되면서 사람마..
2009.05.11 -
친구 설득시키기
2009.04.28 화요일 선생님께서 오는 5월 28일, 동두천 교육청에서 지정한 어떤 산에 올라가서, 식물이나 곤충을 관찰하고 그 자리에서 직접 보고서를 써내는 대회가 열릴 예정인데, 여기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지금 손을 들라고 하셨다. 나는 바로 손을 번쩍 들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중간고사 시험 준비로 피곤해선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고, 하필 5월 28일 전날이 우리 학교 캠핑 야영하는 날이라 그나마 손을 들었던 두 세 명의 아이들도 다 손을 내렸다. 나는 난처해졌다. 왜냐하면, 2인 1조로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선생님께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함께 할 친구를 다른 반에서 알아보겠다고 허락받았다. 난 같이 나갈 친구를 곰곰히 생각하다 4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선호가 딱 좋겠다고..
2009.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