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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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5 폭우
2006.07.15 토요일 우리는 밤 11시쯤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비가 우리 차를 때리듯이 쏟아졌다. 그러더니 차 앞이 아주 안 보이기 시작했다. 아빠는 빨리 와이퍼를 작동시켜 빗물을 쓰러 내렸다. 하지만 빗물은 투우사에게 소가 달려 오듯이 투두두툭 소리를 내며 계속 사냥꾼이 먹이를 사냥하듯이 덮쳐왔다. 그런데 차 바퀴가 빗물을 갈라서 양 옆으로 엄청난 물이 분수처럼 솟구쳤다. 앞에 차는 보이지도 않았다. 마치 차가 물 위를 달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때 "어떻게 사고라도 나는 건 아니야?" 하고 호들갑을 떨었고 엄마는 "상우야 그러면 아빠 운전 방해 되잖니? 좀 침착하렴." 하셨다. 영우는 비가 차를 무너질듯이 공격하고 있는데도 세상 모르게 잠이 쿨쿨 들었다. 그리고..
2006.07.15 -
2006.07.08 슬픔
2006.07.08 토요일 요즈음 엄마는 바쁘시다. 외할아버지 병 간호하느라 밤이고 낮이고 집에서 나가기 바쁘시다. 오늘도 엄마는 새벽에 나갔다가 오후 늦게 들어 오셨다. 엄마는 왠지 지치고 우울해 보였다. 나는 혹시 할아버지가 큰 일이라도 난 건 아닐까 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엄마는 할아버지께서 이제 사람도 알아보시고 오른 손도 조금씩 움직이려 하고 절대 안정도 취해야 한다고 하셨다.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할아버지께서 낫더라도 말을 할 수가 없게 된다고 한다. 나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제발 거짓말이기를 바랬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글을 쓰시는 분인데 오른 손을 못 쓰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나는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슬펐지만 터지는 눈물을 꾹 참았다. 그리고 기도했다. 이 세상은..
2006.07.08 -
2006.07.04 할아버지
2006.07.04 화요일 우리는 고려대 병원에 가서 응급실을 찾았다. 먼저 도착한 삼촌이 대기실 문 앞에서 어딘가에 전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니까 빈 병원 침대 위에 할머니가 창백한 얼굴로 앉아 계셨다. 엄마와 할머니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할아버지가 검사를 마치고 침대에 실려 나오셨다. 할아버지는 온 몸에 링겔 바늘을 꼽고 눈을 가늘게 뜨고 계셨다. 마치 비가 오면 꺼질 것같은 촛불처럼 할아버지는 힘없이 누워 계셨다. 할아버지가 점심을 잡수시고 바람을 쐬러 산에 올라 갔다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것이다. 의사 선생님이 가족들을 불러 모아 할아버지 뇌 사진을 보여 주셨다. 할아버지의 왼쪽 뇌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 뇌경색이라고 하였다. 나는 너무 조마 조마하여 가슴이 쿵 쿠르릉 ..
2006.07.04 -
2006.06.01 바닷속 모습
2006.06.01 목요일 이 그림은 제가 6살 때 그린 바닷속 풍경 입니다. 오른쪽 아래의 보라색은 물고기의 집이고요, 바로 위의 갈색은 굴뚝입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거북이가 있어요. 창문이 달려 있는 중간 아래는 거북이의 집이죠. 그리고 그 위에는 하늘색 물고기 있죠? 물고기 머리 앞에 보따리를 지고 있는 것은 새로 엄마를 따라 이사온 아기 불가사리 랍니다. 아기 불가사리 밑은 엄마 불가사리 이구요, 엄마 불가사리 옆에 있는 것은 새로 이사온 불가사리 가족의 화려한 집입니다.
2006.06.01 -
2006.05.24 도서 바자회
2006.05.24 수요일 5교시 특강 수업이 끝나고 나는 도서 바자회가 열리는 과학실로 쿵탕 쿵탕 뛰어갔다. 왜냐하면 바자회 책을 사러 엄마랑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가 과학실에 들어가자 한 손으론 책을 들고 한 손으론 내게 손을 흔드는 우리 엄마가 보였다. 나는 '내가 더 빨리 올려고 했는데 아까워라.'했다. 엄마와 나는 천천히 책을 함께 골랐다. 나는 작가들이 쓴 상상력이 넘치는 동화가 끌렸고 엄마는 과학 지식에 관한 책을 추천해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골고루 섞어 4권을 샀다. '마시멜로 이야기, '파브루 곤충기,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아빠의 몸을 청소한 키모.' 이렇게 4권을 사서 봉투에 담고 집으로 돌아왔다. 책을 가슴에 안고 돌아오는 공원길에 꽃잎들이 내가 왕이라도 되는듯 반갑게 ..
2006.05.24 -
2006.05.17 국어 문제집을 사다
2006.05.17 수요일 피아노 학원에서 돌아 왔을때 내 책상 위에는 국어 문제집이 놓여 있었다. 나는 엄마가 내 소원을 들어 주셨구나 하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어제 내가 국어 문제집을 사 달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나는 문제집을 한장 한장 풀 때 마다 웃음 보따리가 터지고 직식이 쌓이었다. 왜냐하면 진짜 답을 빼면 너무나 엉뚱하고도 말이 안되는 답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배꼽이 떨어져라 웃으면서 문제집을 많이 풀다 잤다.
200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