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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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야, 사랑해!
2008.09.01 월요일 지난 토요일 수업이 끝날 때쯤, 선생님 컴퓨터에 메일이 딩동 오고 그걸 열어보신 선생님 표정이 조금 난처해지시더니, "얘들아, 정말 미안하지만 오늘 숙제가 하나 더 늘었구나!" 하셨다. 그러자 아이들은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 않아도 선생님께서 숙제를 3개나 가득 내주셨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9월 1일이 우리 학교 개교기념일이라서, 개교 기념을 주제로 글짓기를 하는 거예요. 이건 잘하면 상도 줘요." 하셨다. 아이들의 울상이 좀처럼 풀어지지 않자, 선생님께서는 가장 어려운 사회 숙제를 빼주시기까지 하셨다. 개교기념일이 사회 숙제를 빼주면서까지 챙겨야 할 중요한 날인 것은 분명한데, 왜 그것을 주제로 하는 글짓기 숙제가 우리에게 부담..
2008.09.01 -
어느 돌고래의 생일 잔치
2008.08.07 목요일 오후 1시, 뚜룰루룰루룰 인터폰 소리가 울렸다. 나는 허둥지둥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치타가 들어오더니 한쪽 손으로는 벽을 짚고, 다른 한쪽 손은 축 늘어뜨린 채 숨을 헐떡거리며, 고개를 조금 숙이고 "돌고래야, 생일 축하해~" 하고 간신히 말했다. 치타는 시간 약속을 지키려고 아침 일찍 학원에 가서 오늘 해야 할 과제를 한꺼번에 몰아서 빨리 풀고 오느라 무지 힘들었다고 하며 계속 숨을 몰아 내쉬었다. 숨을 돌린 치타는 마루에 앉아 "이거 되게 좋은 거야~ 하면 할수록 머리가 좋아져!" 하며 나무 퍼즐 선물을 꺼내 보였다. 나는 피라미드처럼 멋진 나무 퍼즐을 보며 우와~! 하고 입이 벌어졌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다른 친구들이 오지 않아 나는 점점 초조해지..
2008.08.13 -
파란 하늘
2008.07.09 수요일 요즘 들어 나는 파란 하늘이 그리웠다. 매일 같이 날씨는 죽을 만치 더운데, 두껍고 무거운 구름이 뿌옇게 하늘을 꽉 막고 있어서, 학교 오고 가는 길이 괴로웠고 가슴까지 타들어가듯 답답했다. 오늘 아침 교실 앞, 복도 창문에서 바깥을 내다보았을 때, 깃털 구름 사이로 가슴이 확 풀리듯 파란 하늘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나는 오랫동안 창문에 기대어, 볼수록 시원한 하늘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내 마음도 새가 되어 하늘을 가르며 마음껏 날다가, 깃털 구름에 매달려 더 먼 하늘까지 날아갔다 돌아왔다. 그리고 다른 때보다 훨씬 상쾌해진 마음으로 1교시 말하기.듣기.쓰기 수업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런 시를 배웠다.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2008.07.10 -
작은 별
2007.12.17 월요일 3교시 음악 시간이 되었다. 처음엔 라는 노래를 몇 번 합창한 다음, 서 미순 선생님께서 오늘은 을 하겠다고 하셨다. 그게 뭐냐면, 라는 교육 시스템으로 들어가서 선생님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을 클릭한다. 그러면 노래 제목이 쫘르르 나오는데, 선생님께서 클릭하시는 노래 전주를 들어보고, 그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부르면 된다. 대신에 한 번 불렀던 사람은 다음 노래 때 또 일어서도 되지만, 아직 안 부른 사람이 일어서면 양보해야 한다. 노래가 시작하자 처음엔 주로 승호와 가람이가 불렀고, 나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흥이 나면 몸을 들썩들썩 거리며 나만의 율동을 만들어 움직였다. 나도 불러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선뜻 내키질 않았다. 왜냐하면, 노래..
2007.12.17 -
빅 뱅
2007.11.19 월요일 음악 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와 다음 수업 준비를 하는데, 교탁 옆에 있는 대형 텔레비전 화면에 어떤 블로그 사이트가 떠 있었다. 선생님께서 컴퓨터로 연결시켜 놓고 그 사이트에 있는 목록 중 하나를 클릭하니까 갑자기 음악이 나왔다. 그 음악은 사람 노랫소리와 반주가 합쳐 좀 복잡하고 어지러운 느낌을 주었다. 아무리 들어보아도 내가 좋아하는 풍의 노래는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라면 파헬벨의 캐논, 또는 문 리버, 에델바이스처럼 부드럽고 감미로운 곡들인데, 이 음악은 시끄럽다 조용했다 복잡해서 적응하기가 어색했다. 그런데 우석이와 우빈이는 교실 앞으로 나가 배를 'c' 자로 쑥 내밀고 두 손을 앞뒤, 위아래로 번갈아 흔들며 신나게 춤을 추었다. 아이들은 그걸 보고 깔..
2007.11.20 -
2007.08.07 생일 파티
2007.08.07 친구들이 오나 궁금해서 엘리베이터 앞으로 마중을 나갔더니, 마침 "땡" 하고 문이 열리며 진정우, 김서영, 김준영이 우산과 포장된 선물을 들고 나타났다. 나는 식탁에 차린 음식이 식을까 봐 부랴부랴 친구들을 집 안으로 안내하였다. 식탁에 자리를 잡고 내 생일을 축하해주러 온 친구들의 모습을 보니 고맙고 뿌듯했다. 친구들은 굶고 온 아이들마냥 치킨이며 떡볶이며 초밥, 슈크림 빵, 과일들을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나는 친구들 많이 먹으라고 일부러 천천히 조금만 먹었다. 드디어 케잌을 자르는 순간이 왔다. 친구들은 신이 나서 생일 축하 노래를 목청껏 불렀고, 엄마가 한 명씩 돌아가면서 소감도 물어보셨다. 나는 너무 행복해서 내 몸이 하늘로 부웅 날아 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까지 가..
2007.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