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뱅

2007. 11. 20. 00:06일기

<빅 뱅>
2007.11.19 월요일

음악 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와 다음 수업 준비를 하는데, 교탁 옆에 있는 대형 텔레비전 화면에 어떤 블로그 사이트가 떠 있었다. 선생님께서 컴퓨터로 연결시켜 놓고 그 사이트에 있는 목록 중 하나를 클릭하니까 갑자기 음악이 나왔다.

그 음악은 사람 노랫소리와 반주가 합쳐 좀 복잡하고 어지러운 느낌을 주었다. 아무리 들어보아도 내가 좋아하는 풍의 노래는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라면 파헬벨의 캐논, 또는 문 리버, 에델바이스처럼 부드럽고 감미로운 곡들인데, 이 음악은 시끄럽다 조용했다 복잡해서 적응하기가 어색했다.

그런데 우석이와 우빈이는 교실 앞으로 나가 배를 'c' 자로 쑥 내밀고 두 손을 앞뒤, 위아래로 번갈아 흔들며 신나게 춤을 추었다. 아이들은 그걸 보고 깔깔 웃으며 저질 댄스라고 불렀다. 어떤 아이가 빅 뱅의 '거짓말'이라고 해서 거짓말이 곡명인 건 알겠는데, 빅 뱅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서 아는 것이 많은 승진이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승진이는 "너는 빅 뱅도 모르냐?" 해서 내가 "빅 뱅이라면 스티븐 호킹의 빅 뱅 폭발의 원리를 말하는 거니? 와, 스티븐 호킹 대단한데, 음악도 쓰고!" 했더니 "너, 정말 빅 뱅 몰라?" 해서 "아하, 그럼 빅 뱅이 폭발하면서 이런 음악이 나왔단 거구나?" 했다. 승진이는 나의 엉뚱한 소리를 못 참겠다는 듯 "에휴!" 하고 저리로 가버렸다.

빅 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