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간 친구의 빈자리
2010. 11. 22. 09:00ㆍ일기
<전학 간 친구의 빈자리>
2010.11.20 토요일
오늘은 민재가 전학 간 지 하루가 지났다. 어제 민재는 우리 반에서 6학년 때 처음 전학을 간 기록을 남겼다. 5학년 때까지 많은 아이가 전학 가는 것을 보며 울었던 나는, 이제 전학 가는 것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 모두가 민재와 인사를 나누며 울고 있을 때, 나는 사실 눈물 한 방울도 나지 않았다. 그렇게 슬프지도 않고 실감이 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오늘 하루 동안은 민재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졌다.
나는 민재의 뒷자리에 앉았는데, 앞에 민재가 없으니 무언가 한구석이 텅~ 비어 버린 것 같았다. 수업 시작할 때도, 회장인 민재를 대신해서 부회장인 은철이가 수업이 시작함을 알렸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이상해!", "어색하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수업 시작 도중에도 텅 빈 내 앞자리를 보니, 민재가 하던 농담이 떠올랐다. 다른 아이들이 어이없다고 하면, "어, 이가 없네? 그럼 치과에 가서 임플란트를 해야지!" 하고 능글맞게 웃던 모습이 떠올랐다. 민재는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를 할 때도, 우스운 이야기에 "으흐흐흐~!" 하고, 눈과 입이 찢어지게 웃었었다.
그러고 보니 민재는 모두에게 언제나 한번 화도 내지 않고, 바나나처럼 활짝 웃어주던 녀석이었다. 나는 그제야 퍼뜩 무언가 어제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하고 보낸 것이 미안해졌다. 나는 어제 민재가 우리 반을 떠나갈 때, 급식 시간에 한 사람 한 사람 꼭 안아주던 것이 떠오른다.
어제는 일부러 울려고 해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왜 지금서야 터져 나오는지~! 꼭 처음에 양주에서 종로로 이사 올 때와 같은 충격이었다. 나는 어제 민재한테 울어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그리고 민재한테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원영이한테 빌린 재미있는 책에 푹 빠져 있느라, 민재를 챙기지 못한 것이 마음에 이토록 걸릴 수가! 민재가 보고 싶다.
민재가 나를 안아주면서 울 때, 나도 따라 울어주며 조금 더 꼭 안아주지 못한 것이 이렇게 마음에 걸릴 수가! 민재가 없는 빈자리에는 금방이라도 "선생님, 죄송합니다. 아파서 조금 늦었어요!" 하고 민재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다시 앉을 것만 같았다. 나는 쉬는 시간에 멍하니, 평소에 민재와 습관처럼 주고받던 이야기와 실없는 농담들을 나 혼자 공중에다가 꺼내보며 혼잣말로 되새김질하였다.
오늘은 햇살이 민재 자리를 유독 더 환하게 비친다. 민재의 빈자리로 꼭 아이들의 절반 정도가 없어져 버린 것 같은 허전함이, 내 눈에서 눈물을 방울방울 흐르게 한다. 민재야, 어제 우리 반 아이들은 너랑 헤어지기 섭섭해서 울었는데, 이 못난 놈은 이제야 우는구나, 너도 알잖니? 네가 좀 늦다는 걸! 네가 하루라도 돌아온다면, 마음을 다해서 친절하게 대해주고, 꼭 안아주며 교문까지 배웅해줄 텐데... 민재야, 잘 지내야 해!
2010.11.20 토요일
오늘은 민재가 전학 간 지 하루가 지났다. 어제 민재는 우리 반에서 6학년 때 처음 전학을 간 기록을 남겼다. 5학년 때까지 많은 아이가 전학 가는 것을 보며 울었던 나는, 이제 전학 가는 것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 모두가 민재와 인사를 나누며 울고 있을 때, 나는 사실 눈물 한 방울도 나지 않았다. 그렇게 슬프지도 않고 실감이 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오늘 하루 동안은 민재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졌다.
나는 민재의 뒷자리에 앉았는데, 앞에 민재가 없으니 무언가 한구석이 텅~ 비어 버린 것 같았다. 수업 시작할 때도, 회장인 민재를 대신해서 부회장인 은철이가 수업이 시작함을 알렸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이상해!", "어색하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수업 시작 도중에도 텅 빈 내 앞자리를 보니, 민재가 하던 농담이 떠올랐다. 다른 아이들이 어이없다고 하면, "어, 이가 없네? 그럼 치과에 가서 임플란트를 해야지!" 하고 능글맞게 웃던 모습이 떠올랐다. 민재는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를 할 때도, 우스운 이야기에 "으흐흐흐~!" 하고, 눈과 입이 찢어지게 웃었었다.
그러고 보니 민재는 모두에게 언제나 한번 화도 내지 않고, 바나나처럼 활짝 웃어주던 녀석이었다. 나는 그제야 퍼뜩 무언가 어제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하고 보낸 것이 미안해졌다. 나는 어제 민재가 우리 반을 떠나갈 때, 급식 시간에 한 사람 한 사람 꼭 안아주던 것이 떠오른다.
어제는 일부러 울려고 해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왜 지금서야 터져 나오는지~! 꼭 처음에 양주에서 종로로 이사 올 때와 같은 충격이었다. 나는 어제 민재한테 울어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그리고 민재한테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원영이한테 빌린 재미있는 책에 푹 빠져 있느라, 민재를 챙기지 못한 것이 마음에 이토록 걸릴 수가! 민재가 보고 싶다.
민재가 나를 안아주면서 울 때, 나도 따라 울어주며 조금 더 꼭 안아주지 못한 것이 이렇게 마음에 걸릴 수가! 민재가 없는 빈자리에는 금방이라도 "선생님, 죄송합니다. 아파서 조금 늦었어요!" 하고 민재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다시 앉을 것만 같았다. 나는 쉬는 시간에 멍하니, 평소에 민재와 습관처럼 주고받던 이야기와 실없는 농담들을 나 혼자 공중에다가 꺼내보며 혼잣말로 되새김질하였다.
오늘은 햇살이 민재 자리를 유독 더 환하게 비친다. 민재의 빈자리로 꼭 아이들의 절반 정도가 없어져 버린 것 같은 허전함이, 내 눈에서 눈물을 방울방울 흐르게 한다. 민재야, 어제 우리 반 아이들은 너랑 헤어지기 섭섭해서 울었는데, 이 못난 놈은 이제야 우는구나, 너도 알잖니? 네가 좀 늦다는 걸! 네가 하루라도 돌아온다면, 마음을 다해서 친절하게 대해주고, 꼭 안아주며 교문까지 배웅해줄 텐데... 민재야, 잘 지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