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은 왜 이렇게 넓은 거지?
2010. 10. 25. 09:00ㆍ일기
<경복궁은 왜 이렇게 넓은 거지?>
2010.10.22 금요일
오늘 우리 학교 6학년은,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서울 서대문 형무소와 경복궁에 견학을 오는 날이다. 친구들은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지만, 나는 도시락을 메고 걸어서 서대문 형무소에 도착했다. '학교를 멀리 다니니 이런 일도 생기는군!'
나는 여유롭게 약속 시간에 맞추어 산책하듯 길을 나섰는데, 오늘따라 이른 아침 햇살이 얄밉게 따가웠다. 사직동 터널을 지나니 시야가 트이고, 대번에 독립문 입구가 보였다. "아~ 맑다!"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형무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우리 반 아이들과 만나, 곧바로 서대문 형무소로 들어갔다.
서대문 형무소는 고문을 모형해 놓은 곳이 공사 중이라 빨리 나와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경복궁으로 이동하였다. 뭐랄까? 언제나 걸어 다니던 거리를 관광객의 처지에서 버스를 타고 움직이니 기분이 묘했다. 학교에서만 어울리던 아이들이, 갑자기 커다란 서울 시내에 나타나 거리를 활보한다? 무언가 그림이 낯설었다. 꼭 꿈에 본 거리의 풍경이 이럴까? 선생님께서는 경복궁 입구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니고 충분히 관람한 후에 2시 30분까지 이 장소에 다시 모이라고 하셨다.
지금은 12시! 나는 어릴 때 경복궁에 와본 적도 있어서, 경복궁을 돌아보는데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거란 생각을 못했다. 나는 경훈이랑 선우와 같이 다녔다. 그런데 우리는 뾰족한 견학 계획을 세우지 못해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같은 자리를 뱅뱅 돌기만 했다. 선우가 많은 표지판을 보며 "근정전이 분명히 이 근처에 있는 건 확실한데~!" 하고 고민했다. 마침 사방에서 땡볕이 조여왔다. 분명히 가을인데, 여름에 바닷가에서 내리쬐는 햇살이었다.
나는 우연히 식수대를 발견하고, "견학보다 목마름을 해결하는 게 중요하지?" 하며 식수대로 달려갔다. 그리고 아이들이 뭐라 뭐라 말하는 걸 듣지도 않은 채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정신없이 물을 마시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조금 전까지도 저기 있던 경훈이와 선우가 바람에 사그라진 듯 흔적도 없었다. 처음에는 '오우~ 침착하자, 상우야, 애들이 없어져도 경복궁 안에 있어. 아무리 넓어도 그냥 좀 큰집일 뿐이야. 돌아다니다 보면 만나게 된다고!' 생각하면서 아이들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었다.
하지만, 뻥 뚫린 하늘 아래 거대한 기와집이 가도 가도 끝없고, 운동장처럼 오돌도돌한 모랫길을 혼자서 빙빙 돌고 있었다. 또 계속 같은 풍경만 연출되었다. 소나무가 계속 양옆으로 나 있고, 끝없는 하늘 아래 담벼락, 중간 중간 나무문을 들어서면 또 큰 건물에 기와지붕, 끝없는 담벼락~! 나는 온몸을 정통으로 내리꽂는 뙤약볕 속에서 석쇠같이 달아올라 헥헥거렸다. 이제 우리 조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터덕터덕 걸었다. '이건 무슨~! 왜 이렇게 넓은 거야! 꼭 미로 같네! 이래서 여기서 미아가 돼버리는 거 아니야?
이 정도 집이면 왕과 그 가족뿐만 아니라 많은 백성을 살게 할 수 있을 텐데! 왕이 뭐길래, 혼자만 이렇게 집이 넓어?' 나는 투덜거리며 걷는데, 커다란 기와집이 있고 양 갈래로 나무들이 우거진 곳에서 우리 반 김수민네 조를 발견했다. 나는 절벽에서 나뭇가지라도 잡는 심정으로 반가웠다. 그래서 수민이네 조를 졸졸 따라다녔다.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하는 듯하더니, 나중에 신다영이 "어, 권상우! 너, 왜 우리 따라다녀?" 하는 것이다.
나는 "물 마시다가 내 조를 잃어버려서! 미아가 되지 않으려고!"라고 히죽~ 대답하였다. 김수민은 "에휴~ 넌 왜 그러고 다니냐?" 하였다. 수민이네 조는 경복궁에 대해 자세히 써놓은 책까지 들고 다니면서, 철두철미하게 조사 계획을 짜 왔다. 나는 '음! 이게 웬 횡재야? 이대로라면 견학은 제대로 하겠군! 그리고 누가 알아? 얘네들이랑 돌아다니다가 선우랑 경훈이를 찾아낼지도!' 생각했다. 특히 연못 안에 경회루를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나는 거기서 수민이네 조 단체 사진도 찍어주었다.
'옛날 사람들 기술로 어떻게 연못 안에 궁을 만들었을까?' 나는 그렇게 감탄밖에 할 수가 없었는데, 수민이네 조는 벌써 박물관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박물관 안에서 본 조선 시대의 여러 문화 중, 황후가 꽂고 다니던 금비녀가 특히 신기했다. 그 무수한 비녀들의 무게를 합치면 최소한 20kg은 돼 보이는데, 인간이 어떻게 그걸 머리에 꽂고 다닐 수가 있다는 말인가? 결국, 나는 김수민 조와 같이 알차게 견학을 마치고 집합 장소로 돌아왔다!
2010.10.22 금요일
오늘 우리 학교 6학년은,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서울 서대문 형무소와 경복궁에 견학을 오는 날이다. 친구들은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지만, 나는 도시락을 메고 걸어서 서대문 형무소에 도착했다. '학교를 멀리 다니니 이런 일도 생기는군!'
나는 여유롭게 약속 시간에 맞추어 산책하듯 길을 나섰는데, 오늘따라 이른 아침 햇살이 얄밉게 따가웠다. 사직동 터널을 지나니 시야가 트이고, 대번에 독립문 입구가 보였다. "아~ 맑다!"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형무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우리 반 아이들과 만나, 곧바로 서대문 형무소로 들어갔다.
서대문 형무소는 고문을 모형해 놓은 곳이 공사 중이라 빨리 나와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경복궁으로 이동하였다. 뭐랄까? 언제나 걸어 다니던 거리를 관광객의 처지에서 버스를 타고 움직이니 기분이 묘했다. 학교에서만 어울리던 아이들이, 갑자기 커다란 서울 시내에 나타나 거리를 활보한다? 무언가 그림이 낯설었다. 꼭 꿈에 본 거리의 풍경이 이럴까? 선생님께서는 경복궁 입구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니고 충분히 관람한 후에 2시 30분까지 이 장소에 다시 모이라고 하셨다.
지금은 12시! 나는 어릴 때 경복궁에 와본 적도 있어서, 경복궁을 돌아보는데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거란 생각을 못했다. 나는 경훈이랑 선우와 같이 다녔다. 그런데 우리는 뾰족한 견학 계획을 세우지 못해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같은 자리를 뱅뱅 돌기만 했다. 선우가 많은 표지판을 보며 "근정전이 분명히 이 근처에 있는 건 확실한데~!" 하고 고민했다. 마침 사방에서 땡볕이 조여왔다. 분명히 가을인데, 여름에 바닷가에서 내리쬐는 햇살이었다.
나는 우연히 식수대를 발견하고, "견학보다 목마름을 해결하는 게 중요하지?" 하며 식수대로 달려갔다. 그리고 아이들이 뭐라 뭐라 말하는 걸 듣지도 않은 채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정신없이 물을 마시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조금 전까지도 저기 있던 경훈이와 선우가 바람에 사그라진 듯 흔적도 없었다. 처음에는 '오우~ 침착하자, 상우야, 애들이 없어져도 경복궁 안에 있어. 아무리 넓어도 그냥 좀 큰집일 뿐이야. 돌아다니다 보면 만나게 된다고!' 생각하면서 아이들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었다.
하지만, 뻥 뚫린 하늘 아래 거대한 기와집이 가도 가도 끝없고, 운동장처럼 오돌도돌한 모랫길을 혼자서 빙빙 돌고 있었다. 또 계속 같은 풍경만 연출되었다. 소나무가 계속 양옆으로 나 있고, 끝없는 하늘 아래 담벼락, 중간 중간 나무문을 들어서면 또 큰 건물에 기와지붕, 끝없는 담벼락~! 나는 온몸을 정통으로 내리꽂는 뙤약볕 속에서 석쇠같이 달아올라 헥헥거렸다. 이제 우리 조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터덕터덕 걸었다. '이건 무슨~! 왜 이렇게 넓은 거야! 꼭 미로 같네! 이래서 여기서 미아가 돼버리는 거 아니야?
이 정도 집이면 왕과 그 가족뿐만 아니라 많은 백성을 살게 할 수 있을 텐데! 왕이 뭐길래, 혼자만 이렇게 집이 넓어?' 나는 투덜거리며 걷는데, 커다란 기와집이 있고 양 갈래로 나무들이 우거진 곳에서 우리 반 김수민네 조를 발견했다. 나는 절벽에서 나뭇가지라도 잡는 심정으로 반가웠다. 그래서 수민이네 조를 졸졸 따라다녔다.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하는 듯하더니, 나중에 신다영이 "어, 권상우! 너, 왜 우리 따라다녀?" 하는 것이다.
나는 "물 마시다가 내 조를 잃어버려서! 미아가 되지 않으려고!"라고 히죽~ 대답하였다. 김수민은 "에휴~ 넌 왜 그러고 다니냐?" 하였다. 수민이네 조는 경복궁에 대해 자세히 써놓은 책까지 들고 다니면서, 철두철미하게 조사 계획을 짜 왔다. 나는 '음! 이게 웬 횡재야? 이대로라면 견학은 제대로 하겠군! 그리고 누가 알아? 얘네들이랑 돌아다니다가 선우랑 경훈이를 찾아낼지도!' 생각했다. 특히 연못 안에 경회루를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나는 거기서 수민이네 조 단체 사진도 찍어주었다.
'옛날 사람들 기술로 어떻게 연못 안에 궁을 만들었을까?' 나는 그렇게 감탄밖에 할 수가 없었는데, 수민이네 조는 벌써 박물관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박물관 안에서 본 조선 시대의 여러 문화 중, 황후가 꽂고 다니던 금비녀가 특히 신기했다. 그 무수한 비녀들의 무게를 합치면 최소한 20kg은 돼 보이는데, 인간이 어떻게 그걸 머리에 꽂고 다닐 수가 있다는 말인가? 결국, 나는 김수민 조와 같이 알차게 견학을 마치고 집합 장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