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달려라!

2010. 5. 29. 09:00일기

<자전거를 타고 달려라!>
2010.05.22 토요일

"자! 처음에는 아빠가 밀어줄게, 그럼 넌 핸들을 조종해서 넘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봐!" 오늘 새로 배달 온 자전거의 첫 연습은 균형 잡기였다.

처음에는 자꾸 넘어지기만 했는데, 차차 오래 버티고 균형 잡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다음은 본격적으로 페달을 밟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연습에 들어갔다.

아빠는 뒤에서 한번 세게 밀어주시고, 나는 왼발은 페달을 밟고 있고 오른발로는 땅을 한 번, 두 번, 세 번 힘껏 친 뒤에, 재빨리 페달에 올라 발을 구르는 것이었다. 말로는 쉽지만 내가 석희의 자전거를 타보았을 때, 이것에 계속 실패하여서 다시 실패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나는 눈을 질끔 감고서 다시 도전했다. 나의 자전거는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달려주었고, 어느샌가 나도 더 힘차게 페달을 밟고 있었다. 아! 여러분은 기억하는가? 처음으로 자전거 탈 때의 느낌을! 네 발 자전거만 평생 탈것 같았던 당신이 두 발 자전거를 탔을 때의, 그 날아갈 것 같은 상쾌한 느낌을! 나는 어릴 때부터 자전거를 타본 경험이 몇 번 안된다.

4살 무렵, 영우를 태우고 3발 자전거로 집 앞 공원을 뒤뚱뒤뚱 다녔던 모습은, 그림처럼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리고 7살 때, 보조 바퀴가 달린 4발 자전거를 탔는데, 피아노 학원에 끌고 갔다가 공원에서 잃어버렸다. 11살 때 내가 너무 운동 부족이라 아빠와 할아버지로부터 공교롭게 자전거를 2대나 선물 받았는데, 기쁨도 잠시 며칠 만에 타보지도 못하고 깡그리 도둑맞았다.

그 뒤로는 나와 자전거는 인연이 없으려니 하면서, 맥빠진 상태로 자전거를 씽씽 달리는 아이들을 눈물 나게 부러워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나는 자전거를 말 타듯이 달렸다. 귓가에서는 날 축복하는 듯한 환청이 "딴따단~!" 울렸다. 너무 신이 나서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아빠는 꼭 등대처럼 우직하게 서서 날 바라보시며, "상우야, 브레이크!", "차조심!" 하며 간간이 외치셨다. 문득 멋진 자전거를 사주시고, 날 지켜봐 주신 아빠가 너무나 감사하다!

자전거를 타고 달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