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2010. 1. 8. 09:00ㆍ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2010.01.06 수요일
오랜만에 비디오를 빌려보았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이탈리아 영화였다. 나는 영화 초반에는 주인공 귀도 아저씨가 하는 말이 너무 웃겨서 웃고, 귀도 아저씨의 기발한 재치와 딱딱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웃겨서, 몸을 앞뒤로 흔들며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그러나 갈수록 웃으면서도 가슴 속에 바람이 불고 딱딱한 응어리가 지면서, 나중엔 펑 터져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솟구쳐 흘렀다. 가족이란 것이, 인생이란 것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구나! 이 영화를 보면서 내 마음은 가족을 지키려는 귀도 아저씨의 입장이 되어 비장해졌다.
"이건 꿈일 거야. 아침이 되면 네 엄마가 따뜻한 우유와 쿠키를 가져다주겠지. 우선 먹고 오래오래 사랑을 나눌 거야! 그녀와 함께할 수만 있다면..." 이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 귀도 아저씨가, 잠이 든 어린 아들 조수아를 품에 안고, 안개에 쌓인 유태인 수용소 안을 터벅터벅 걸으며 꿈꾸듯 한 말이다. 그런데 귀도 아저씨의 눈앞에 무언가 거대한 덩어리가 희미하게 나타나고, 귀도 아저씨는 철렁 놀라며 뒷걸음질친다.
나는 그걸 보고 처음엔 그냥 수용소 벽인가? 했는데, 조금 더 크게 눈을 뜨고 보니, 덩어리 사이사이, 사람 얼굴의 형태와 팔이 보이고, 여러 사람이 엉겨붙어 휴지처럼 늘어져 죽어 있는 시체더미란 걸 알게 되었다. 그 충격이란, 이 많은 사람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떼죽음을 당해야 했는가? 하는 분노였고, 귀도 아저씨 입장에서는 절망스럽고 공포스러웠을 소름끼치는 장면이었다.
만약 내가 귀도 아저씨였다면 그런 생활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강제로 수용소에 끌려와 부인과 떨어져 수감되어 중노동을 하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에 시달리며, 가스실로 끌려갈 뻔한 어린 아들을 지키려고, 아들에게 이건 1000점을 따면 탱크를 상으로 받는 게임이라는 거짓말을 하며 희망도 없는 하루하루를 버티는 일이 가능할까?
오직 가족을 다시 만나 예전처럼 오붓하게 살고 싶다는 희망으로, 수용소 생활을 버틴 마지막에 귀도 아저씨의 삶은 끝이 났다. 전쟁에 패한 독일 군인들이 미쳐 날뛰며 수용소 안의 남은 유태인들을 마구 죽일 때, 귀도 아저씨가 조수아와 한구석에 얌전히 숨어 있기만 했더라도, 죽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귀도는 부인 도라를 구하려고, 일부러 여장을 하고 여자 수용소에 숨어들었다가, 발각돼 총에 맞아 죽고 만다. 독일 군인의 총부리를 등 뒤에 대고 걸으며, 우체통 모양의 상자 안에 숨어 있던 아들 조수아에게, 그것이 놀이인 것처럼 보이려고 윙크를 하며, 나무 인형처럼 까딱까딱 우스꽝스럽게 걷지만, 귀도 아저씨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아들아, 아빠는 간다. 이게 마지막이야. 하지만, 넌 꼭 살아서 행복해야 해!'
난 마음속으로 한없이 울었다. 자식을 지키려는 귀도 아저씨의 사랑과 아무리 어려운 절망의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자세에 뜨거운 존경심을 느끼면서! 귀도 아저씨는 가만 보면 별로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시골 출신에 부자도 아니고 힘도 세지 않았다. 그러나 귀도 아저씨는 타고난 유머와 재치로 가족을 이끌면서, 인생을 즐겁게 살 줄 알았다. 나는 인간의 잔인함과 전쟁에 치를 떨면서도, 귀도 아저씨의 인생을 사랑하는 해맑은 웃음이, 바로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것을 느끼며 눈물을 씻어야 했다.
2010.01.06 수요일
오랜만에 비디오를 빌려보았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이탈리아 영화였다. 나는 영화 초반에는 주인공 귀도 아저씨가 하는 말이 너무 웃겨서 웃고, 귀도 아저씨의 기발한 재치와 딱딱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웃겨서, 몸을 앞뒤로 흔들며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그러나 갈수록 웃으면서도 가슴 속에 바람이 불고 딱딱한 응어리가 지면서, 나중엔 펑 터져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솟구쳐 흘렀다. 가족이란 것이, 인생이란 것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구나! 이 영화를 보면서 내 마음은 가족을 지키려는 귀도 아저씨의 입장이 되어 비장해졌다.
"이건 꿈일 거야. 아침이 되면 네 엄마가 따뜻한 우유와 쿠키를 가져다주겠지. 우선 먹고 오래오래 사랑을 나눌 거야! 그녀와 함께할 수만 있다면..." 이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 귀도 아저씨가, 잠이 든 어린 아들 조수아를 품에 안고, 안개에 쌓인 유태인 수용소 안을 터벅터벅 걸으며 꿈꾸듯 한 말이다. 그런데 귀도 아저씨의 눈앞에 무언가 거대한 덩어리가 희미하게 나타나고, 귀도 아저씨는 철렁 놀라며 뒷걸음질친다.
나는 그걸 보고 처음엔 그냥 수용소 벽인가? 했는데, 조금 더 크게 눈을 뜨고 보니, 덩어리 사이사이, 사람 얼굴의 형태와 팔이 보이고, 여러 사람이 엉겨붙어 휴지처럼 늘어져 죽어 있는 시체더미란 걸 알게 되었다. 그 충격이란, 이 많은 사람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떼죽음을 당해야 했는가? 하는 분노였고, 귀도 아저씨 입장에서는 절망스럽고 공포스러웠을 소름끼치는 장면이었다.
만약 내가 귀도 아저씨였다면 그런 생활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강제로 수용소에 끌려와 부인과 떨어져 수감되어 중노동을 하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에 시달리며, 가스실로 끌려갈 뻔한 어린 아들을 지키려고, 아들에게 이건 1000점을 따면 탱크를 상으로 받는 게임이라는 거짓말을 하며 희망도 없는 하루하루를 버티는 일이 가능할까?
오직 가족을 다시 만나 예전처럼 오붓하게 살고 싶다는 희망으로, 수용소 생활을 버틴 마지막에 귀도 아저씨의 삶은 끝이 났다. 전쟁에 패한 독일 군인들이 미쳐 날뛰며 수용소 안의 남은 유태인들을 마구 죽일 때, 귀도 아저씨가 조수아와 한구석에 얌전히 숨어 있기만 했더라도, 죽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귀도는 부인 도라를 구하려고, 일부러 여장을 하고 여자 수용소에 숨어들었다가, 발각돼 총에 맞아 죽고 만다. 독일 군인의 총부리를 등 뒤에 대고 걸으며, 우체통 모양의 상자 안에 숨어 있던 아들 조수아에게, 그것이 놀이인 것처럼 보이려고 윙크를 하며, 나무 인형처럼 까딱까딱 우스꽝스럽게 걷지만, 귀도 아저씨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아들아, 아빠는 간다. 이게 마지막이야. 하지만, 넌 꼭 살아서 행복해야 해!'
난 마음속으로 한없이 울었다. 자식을 지키려는 귀도 아저씨의 사랑과 아무리 어려운 절망의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자세에 뜨거운 존경심을 느끼면서! 귀도 아저씨는 가만 보면 별로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시골 출신에 부자도 아니고 힘도 세지 않았다. 그러나 귀도 아저씨는 타고난 유머와 재치로 가족을 이끌면서, 인생을 즐겁게 살 줄 알았다. 나는 인간의 잔인함과 전쟁에 치를 떨면서도, 귀도 아저씨의 인생을 사랑하는 해맑은 웃음이, 바로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것을 느끼며 눈물을 씻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