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백신을 맞아요!
2009. 11. 28. 14:00ㆍ일기
<신종플루 백신을 맞아요!>
2009.11.25 수요일
오늘은 우리 학교 전체가 신종플루 백신 주사를 맞는 날이다. 보건소에서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 나오셔서, 강당에서 직접 백신을 놔주셨다.
강당 안은 톡 쏘는 알코올 소독약 냄새가 솔솔 흘렀다. 강당 안 제일 오른쪽은 주사 맞기 전에 상담하는 줄, 중간은 주사 맞는 줄, 왼쪽은 주사 맞고 나서 변화가 있나 20분 동안 관찰하는 줄이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먼저 예진표를 보고 "축농증 있다고 하던데 괜찮니?"하고 물으셨다. 나는 대답을 하려는데, 갑자기 기침이 켈륵켈륵 나왔다. "음~ 기침은 좀 하고 다른 증상은 없어?", "네, 토도 가끔 나와요." 그러자 "백신 맞는 데는 이상 없겠구나, 그럼 가서 백신 맞으렴! 다음!" 하셨다. 나는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된 사실에 안심하며 주사 맞는 줄로 건너갔는데, 은근히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 주사 맞고 나오는 아이들에게 차례대로 "주사를 맞을 때 아팠니?"하고 물었다. "너무 아파!", "아무 느낌이 없어!", "처음에 조금 따끔해!", "끔찍해!" 답은 가지각색이었다. 나는 오른쪽 입술을 올리고 푸흠 웃으며 뭐 주사쯤이야~ 내가 어린애도 아니잖아! 생각하였다. 하지만, 슬슬 내 차례가 다가올수록 온몸에 소름이 쫙 돋으며 추워지고 자꾸 움츠러드는 느낌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괜찮아, 상우야, 그냥 눈 깜박하면 끝나!' 하고 다시 가슴을 높이 세우고, 머리를 똑바로 들고 바른 자세로 주먹을 꽉 쥐고 뽀도독 침도 삼켰다. 이제 거의 차례가 다 되어 나는 다시 후흣~ 웃어보고 속으로 '어서 와라, 주사야!' 외치는데, 바로 앞쪽에 서 있던 우리 반 진아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진아는 주사가 무섭다고, 얼굴이 아기처럼 빨개져서 어깨를 양쪽으로 도리도리 흔들며 울었다.
나는 평소에 목소리도 크고 괄괄한 진아가 우는 걸 보고 충격받았다. 강당 벽에 진아 우는소리가 부딪혀서 뿌웨에 우워으허~! 괴기하게 울리고, 순간 내 주위는 조용해지면서 아이들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담임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 진아 어깨와 등을 만져주며 "진아야, 1학년 애들도 잘 맞았는데 괜찮아, 조금만 참자~"하셨다. 난 눈을 거기서 떼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앞을 바라보았더니 어느새 진아가 부끄러운 듯 눈물을 훔치며 우시시~ 웃으며 나오고 있었다.
나는 주사 맞기 전, 미리 옷깃을 쑥 내려 오른쪽 어깨가 나오게 하고 의자에 앉았다. 의사선생님께서 내 어깨에 젖은 솜을 대어 동그랗게 문지르고, 큰 비닐봉지에서 일회용 작은 주사기를 꺼내셨다. 그런 다음 주사기를 허공에 올리고 피스톤을 눌러 뾱~ 소리가 나게 공기를 한 방울 빼고, 모기 입처럼 뾰족한 주사바늘을 내 어깨로 가져왔다. 내가 잠깐 고개를 옆으로 돌린 사이, 의사 선생님은 벌써 소독약 묻은 솜으로 주사 맞은 부위를 눌러주고 계셨다. "한동안 누르고 있어라!" 나는 얼떨결에 오른손으로 솜을 잡고 눌렀다. 아니 바늘은 언제 들어간 거지?
2009.11.25 수요일
오늘은 우리 학교 전체가 신종플루 백신 주사를 맞는 날이다. 보건소에서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 나오셔서, 강당에서 직접 백신을 놔주셨다.
강당 안은 톡 쏘는 알코올 소독약 냄새가 솔솔 흘렀다. 강당 안 제일 오른쪽은 주사 맞기 전에 상담하는 줄, 중간은 주사 맞는 줄, 왼쪽은 주사 맞고 나서 변화가 있나 20분 동안 관찰하는 줄이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먼저 예진표를 보고 "축농증 있다고 하던데 괜찮니?"하고 물으셨다. 나는 대답을 하려는데, 갑자기 기침이 켈륵켈륵 나왔다. "음~ 기침은 좀 하고 다른 증상은 없어?", "네, 토도 가끔 나와요." 그러자 "백신 맞는 데는 이상 없겠구나, 그럼 가서 백신 맞으렴! 다음!" 하셨다. 나는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된 사실에 안심하며 주사 맞는 줄로 건너갔는데, 은근히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 주사 맞고 나오는 아이들에게 차례대로 "주사를 맞을 때 아팠니?"하고 물었다. "너무 아파!", "아무 느낌이 없어!", "처음에 조금 따끔해!", "끔찍해!" 답은 가지각색이었다. 나는 오른쪽 입술을 올리고 푸흠 웃으며 뭐 주사쯤이야~ 내가 어린애도 아니잖아! 생각하였다. 하지만, 슬슬 내 차례가 다가올수록 온몸에 소름이 쫙 돋으며 추워지고 자꾸 움츠러드는 느낌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괜찮아, 상우야, 그냥 눈 깜박하면 끝나!' 하고 다시 가슴을 높이 세우고, 머리를 똑바로 들고 바른 자세로 주먹을 꽉 쥐고 뽀도독 침도 삼켰다. 이제 거의 차례가 다 되어 나는 다시 후흣~ 웃어보고 속으로 '어서 와라, 주사야!' 외치는데, 바로 앞쪽에 서 있던 우리 반 진아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진아는 주사가 무섭다고, 얼굴이 아기처럼 빨개져서 어깨를 양쪽으로 도리도리 흔들며 울었다.
나는 평소에 목소리도 크고 괄괄한 진아가 우는 걸 보고 충격받았다. 강당 벽에 진아 우는소리가 부딪혀서 뿌웨에 우워으허~! 괴기하게 울리고, 순간 내 주위는 조용해지면서 아이들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담임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 진아 어깨와 등을 만져주며 "진아야, 1학년 애들도 잘 맞았는데 괜찮아, 조금만 참자~"하셨다. 난 눈을 거기서 떼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앞을 바라보았더니 어느새 진아가 부끄러운 듯 눈물을 훔치며 우시시~ 웃으며 나오고 있었다.
나는 주사 맞기 전, 미리 옷깃을 쑥 내려 오른쪽 어깨가 나오게 하고 의자에 앉았다. 의사선생님께서 내 어깨에 젖은 솜을 대어 동그랗게 문지르고, 큰 비닐봉지에서 일회용 작은 주사기를 꺼내셨다. 그런 다음 주사기를 허공에 올리고 피스톤을 눌러 뾱~ 소리가 나게 공기를 한 방울 빼고, 모기 입처럼 뾰족한 주사바늘을 내 어깨로 가져왔다. 내가 잠깐 고개를 옆으로 돌린 사이, 의사 선생님은 벌써 소독약 묻은 솜으로 주사 맞은 부위를 눌러주고 계셨다. "한동안 누르고 있어라!" 나는 얼떨결에 오른손으로 솜을 잡고 눌렀다. 아니 바늘은 언제 들어간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