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 나는 거리
2008. 1. 8. 07:56ㆍ일기
<살맛 나는 거리>
2008.01.07 월요일
며칠 동안 지겨운 감기를 앓으며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피아노 학원에 가려고 오랜만에 공원 길을 나섰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공기가 다르게 느껴져 살맛이 났다.
겨울 나무들이 빼빼 마른 가지들을 달고 잎도 없이 쭉 늘어서 있었지만, 그 위로 안개가 틈틈이 내려앉아 그 어느 때보다 꿈에 젖어 보였다. 새들도 가끔 날아와 깍깍 울었다. 나는 <파랑새>에 나오는 주인공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첫 번째 모험을 겪었던 곳인 꿈의 나라가 바로 여기 아닌가! 하는 생각에 푹 빠져있다가, 사람들이 덜컹덜컹 약수물통 끄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그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약수터에는 물을 마시는 사람, 물통을 씻는 사람, 물 받으러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나도 그 틈에 끼어 서 있다가, 내 차례가 되자 약수터에 놓여 있던 그릇에 물을 받아 한숨에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히야~"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면서 얼어붙었던 심장이 깨어나는 것처럼 시원하였다.
초록색 트랙으로 접어들 때, 내 눈에는 초록색 카페트가 "주인님, 어서 오십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면서 펼쳐지는 것 같았다. 계속 걷다 보니, 오늘따라 처음 걸어보는 아이처럼 걷는 게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꼬박 3일을 집안에만 누워 있었던 나는, 내가 걷는 길 위에 사람들이 오고 가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그래서 나는 공원 팻말에 붙여진 이름을 '지도 공원' 대신 '살맛 나는 거리'로 바꾸는 게 어떨까 생각하며 피아노 학원으로 향했다.
2008.01.07 월요일
며칠 동안 지겨운 감기를 앓으며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피아노 학원에 가려고 오랜만에 공원 길을 나섰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공기가 다르게 느껴져 살맛이 났다.
겨울 나무들이 빼빼 마른 가지들을 달고 잎도 없이 쭉 늘어서 있었지만, 그 위로 안개가 틈틈이 내려앉아 그 어느 때보다 꿈에 젖어 보였다. 새들도 가끔 날아와 깍깍 울었다. 나는 <파랑새>에 나오는 주인공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첫 번째 모험을 겪었던 곳인 꿈의 나라가 바로 여기 아닌가! 하는 생각에 푹 빠져있다가, 사람들이 덜컹덜컹 약수물통 끄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그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약수터에는 물을 마시는 사람, 물통을 씻는 사람, 물 받으러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나도 그 틈에 끼어 서 있다가, 내 차례가 되자 약수터에 놓여 있던 그릇에 물을 받아 한숨에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히야~"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면서 얼어붙었던 심장이 깨어나는 것처럼 시원하였다.
초록색 트랙으로 접어들 때, 내 눈에는 초록색 카페트가 "주인님, 어서 오십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면서 펼쳐지는 것 같았다. 계속 걷다 보니, 오늘따라 처음 걸어보는 아이처럼 걷는 게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꼬박 3일을 집안에만 누워 있었던 나는, 내가 걷는 길 위에 사람들이 오고 가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그래서 나는 공원 팻말에 붙여진 이름을 '지도 공원' 대신 '살맛 나는 거리'로 바꾸는 게 어떨까 생각하며 피아노 학원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