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소동
2008. 1. 5. 22:54ㆍ일기
<귀신 소동>
2008.01.05 토요일
어제부터 나는 지독한 감기를 앓고 있다. 그것은 잔물결처럼 시작해서 폭풍우처럼 거세졌다. 처음엔 잦은 기침이 헥켁켁 계속되다가, 시간이 갈수록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열이 나는 것이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코감기에 목이 심하게 부었다고 하시며 약을 처방해주셨다.
집에 와 약을 먹고 누웠는데도, 점점 열이 심해지면서 머리도 심하게 아파져 갔다. 열이 얼마나 끓어 올랐는지 가만히 있어도 온몸이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렸고, 내가 만져서 손이 닿은 곳마다 불도장을 찍은 것처럼 뜨거워졌다.
나는 일어나 앉기도 힘들만큼 괴로웠지만, 이를 악물고 방안을 기어다니며 차가운 마룻바닥이나 소파 위에 몸을 문질러서 열을 식히려고 애썼다. 귀까지 먹먹하게 아파지자, 나는 덫에 걸린 호랑이처럼 어흥 어흥 괴로움에 몸부림치다 간신히 잠이 들었고, 밤사이 그렇게 몇 번을 깨어났다 쓰러졌다 하면서 잠을 설쳤다.
내가 아플 땐 항상 그랬듯이, 엄마는 덩달아 밤새 잠 못 자고 내게 해열제를 주시고, 보리차를 마시게 하였다. 깊은 밤에 깨어났을 땐, 계속 내 옆에 계시던 엄마도 보이지 않았고, 아직 머리가 폭발할 것처럼 뜨겁고 무거운데다가, 방안이 너무 어두워서 나는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는 두려움을 느꼈다. 책에서 읽었던 식인 거인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 나를 데려갈 것만 같은 환상이 들었다.
엄마를 부르고 싶었는데, 입이 떨어지질 않으면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리고 머리속에서 '난 아직 이루지 못한 꿈도 많고, 가족과도 떨어질 수 없다구! 그러니 꺼져버려, 이 못된 거인아! 난 안 갈 거야!' 하고 외쳐대었다. 그때, 내 발밑에서 뭔가 커다랗고 부스스한 물체가 일어나더니 내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악! 귀신이다~!"
이마와 등에서 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귀신이 내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아유, 상우야, 왜 그래? 뭐가 귀신이야? 엄마야, 엄마!" 엄마가 나를 간호하시다가 내 발밑에 쓰러져 잠이 드신 거였다. 엄마가 땀으로 흠뻑 젖은 내복을 갈아입혀 주고 보리차 한잔을 갖다주셨다. 나는 화장실에 가 소변을 보고 난 다음, 엄마 옆에 누워 엄마 팔을 꼭 붙들고 다시 잠이 들었다.
2008.01.05 토요일
어제부터 나는 지독한 감기를 앓고 있다. 그것은 잔물결처럼 시작해서 폭풍우처럼 거세졌다. 처음엔 잦은 기침이 헥켁켁 계속되다가, 시간이 갈수록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열이 나는 것이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코감기에 목이 심하게 부었다고 하시며 약을 처방해주셨다.
집에 와 약을 먹고 누웠는데도, 점점 열이 심해지면서 머리도 심하게 아파져 갔다. 열이 얼마나 끓어 올랐는지 가만히 있어도 온몸이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렸고, 내가 만져서 손이 닿은 곳마다 불도장을 찍은 것처럼 뜨거워졌다.
나는 일어나 앉기도 힘들만큼 괴로웠지만, 이를 악물고 방안을 기어다니며 차가운 마룻바닥이나 소파 위에 몸을 문질러서 열을 식히려고 애썼다. 귀까지 먹먹하게 아파지자, 나는 덫에 걸린 호랑이처럼 어흥 어흥 괴로움에 몸부림치다 간신히 잠이 들었고, 밤사이 그렇게 몇 번을 깨어났다 쓰러졌다 하면서 잠을 설쳤다.
내가 아플 땐 항상 그랬듯이, 엄마는 덩달아 밤새 잠 못 자고 내게 해열제를 주시고, 보리차를 마시게 하였다. 깊은 밤에 깨어났을 땐, 계속 내 옆에 계시던 엄마도 보이지 않았고, 아직 머리가 폭발할 것처럼 뜨겁고 무거운데다가, 방안이 너무 어두워서 나는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는 두려움을 느꼈다. 책에서 읽었던 식인 거인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 나를 데려갈 것만 같은 환상이 들었다.
엄마를 부르고 싶었는데, 입이 떨어지질 않으면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리고 머리속에서 '난 아직 이루지 못한 꿈도 많고, 가족과도 떨어질 수 없다구! 그러니 꺼져버려, 이 못된 거인아! 난 안 갈 거야!' 하고 외쳐대었다. 그때, 내 발밑에서 뭔가 커다랗고 부스스한 물체가 일어나더니 내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악! 귀신이다~!"
이마와 등에서 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귀신이 내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아유, 상우야, 왜 그래? 뭐가 귀신이야? 엄마야, 엄마!" 엄마가 나를 간호하시다가 내 발밑에 쓰러져 잠이 드신 거였다. 엄마가 땀으로 흠뻑 젖은 내복을 갈아입혀 주고 보리차 한잔을 갖다주셨다. 나는 화장실에 가 소변을 보고 난 다음, 엄마 옆에 누워 엄마 팔을 꼭 붙들고 다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