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12 불소 양치

2007. 4. 12. 00:00일기

<불소 양치>
2007.04.12 수요일

3학년 4반은 불소 양치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아이는 "앗싸! 신난다." 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얼굴을 찌푸린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지난 수요일, 냄새는 식초같고 맛은 느끼한 불소 양치의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교실 문이 열리고 불소 용액이 든 봉지를 들고 우리 선생님이 들어오시자, 아이들은 일제히 "꺄아아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특히 내 짝 승진이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다는 시늉을 했다.

아이들은 자기 차례가 되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은 '아' 벌리고 고개를 해바라기처럼 위로 올렸다.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먹이를 주듯이 '아' 하시면서 불소약을 넣어 주셨다. 내가 맨 마지막 차례라 그런지 선생님께서는 약을 더 많이 넣어 주시는 것 같았다. 나는 불소 기름을 먹는 자동차가 된 기분이었다.

이 고약한 액체가 충치를 예방해 준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약을 물고 60번쯤 가글가글 한 다음 화장실로 가서 뱉었다. 이가 시큰시큰 시원했다.

불소 양치

집에서 쓰는 불소 치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