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wooDiary.com(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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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당번
2008.03.18 화요일 우리 반 아이들은 급식 시간이 되자,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급식 먼저 받기 전쟁(?)에 돌입했다. 먼저 손을 씻고 와서 자리에 앉아, 예쁘게 손 머리를 하는 모둠이 빨리 급식을 받기 때문이다. 한 명이라도 늦게 돌아오는 모둠은 전체가 나중에 받기 때문에, 아이들의 손 씻기 경쟁은 치열하다. 화장실 수돗가는 손 씻으러 온 다른 반 아이들까지 합쳐져 미어터지고, 어떤 아이는 손 씻으러 가는 척 나갔다가 그냥 들어오기도 한다. 나는 오늘도 나만의 유일한 손 씻는 곳인, 대걸레 빠는 수돗가에서 남들보다 여유롭게 손을 씻고 돌아와, 우리 4모둠과 함께 급식 당번 일을 시작했다. 준영이와 같이 교실 문 앞에 도착한 급식차를 스르르 교탁 옆으로 밀어 옮겼다. 곰돌이 무늬가 촘촘 박힌 급식 ..
2008.03.18 -
배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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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8 -
흔들다리 위에서
2008.03.16 일요일 새로 이사 갈 집을 알아보고 돌아오던 중, 너무 배가 고파서 길가에 보이는 식당에 내려 밥을 먹었다. 나는 국밥을 뚝딱 먹어치우고 먼저 밖으로 나와 서성거렸는데, 식당 뒷마당에 특이한 것이 있었다. 뒷마당 끝은 바로 절벽이고, 그 밑으로 운동장만 한 개천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철판을 붙여 만든 기다란 흔들다리가 그네처럼 걸려있었고, 그 다리를 건너면 또 다른 식당 마당이 이어지는 것이었다. 어린 아이들이 신났다고 그 다리 위를 쿵쿵 뛰어다니며 왔다갔다 놀았다. 그러나 뛸 때마다 다리가 끼이익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면서 마구 출렁거렸다. 나는 조심조심 발을 내밀어 다리 중간까지 걸어갔는데, 갑자기 나보다 쪼그만 아이들이 내 옆에서 일부러 팡팡 뛰었다. 그러자 다리가 끊..
2008.03.17 -
진단 평가 문제 없어!
2008.03.11 화요일 오늘 1교시부터 5교시까지 내내 진단 평가라는 시험을 보았다. 갑자기 보는 시험이라, 공부를 하나도 안 하고 보는 바람에, 조금 긴장을 했는지 등에 오싹 한기가 느껴졌다. 내 주위에 있는 아이들 얼굴도 하나같이 일그러져 있었다. 나는 시험 직전까지 를 읽으며, 또 다른 긴장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아무렴 진단 평가가 디멘터(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사들의 감옥인 아즈카반의 간수로, 거의 살인마에 가까움)보다 무서우랴? 그런데, 첫 번째 시험인 국어 과목부터 아주 쉬워서 '푸'하고 웃음이 나왔다. 모두 다 3학년 교과서에 나왔던 것들이라서, 시험을 친다기보다는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기분이었다. 인사하는 기분으로 시험 문제를 다 풀고 나서, 주위를 쓱 둘러보았더니 아이들 얼굴도 서서..
2008.03.12 -
바다와 갈매기
2008.03.08 토요일 우리 가족은 새우젓을 사려고 소래포구에 갔다가 오이도에 들렀다. 오이도 전망대에 올라갈 때는 다리가 후둘후둘거렸다. 간신히 꼭대기에 올라가 전망대로 통하는 문을 열자마자, 엄청나게 거센 바람이 카앙하고 밀려와 머리가 벗겨지는 줄 알았다. 나는 두 팔로 몸을 부둥켜안고 으들들 떨며 앞으로 나아갔다. 전망대 난간에 서서 상가 쪽을 보았을 땐 그저 그랬다. 그런데 반대편으로 돌아가니, 바다가 내려다보였다. 바다는 새파랗고 드넓고 오후의 햇살을 받아 반짝거렸고, 내 마음처럼 출렁거렸다. 바다 건너 저편에는 신기루처럼 우리가 사는 도시가 보였고, 그 가운데에는 사파이어처럼 푸른 바다가 넘실넘실하였다. 순간 나는 저 바닷물로 뛰어들어 녹아버려서 내가 바다가 되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 이..
2008.03.10 -
회장 선거
2008.03.06 목요일 나는 오늘 있었던 회장 선거에서 떨어졌다. 떨어질 땐 마음이 아팠지만, 예상했던 일이라 지금은 덤덤하다. 사실 내가 관심이 있었던 것은 회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과연 나에게 몇 명이나 투표 해줄까였다. 나는 아이들이 나를 믿고 따를 수 있으며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가를 투표수로 가늠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길은 내게 너무 멀었다. 반 친구들에게 추천받은 6명의 후보가 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는데, 처음에 나는 그 안에도 끼지 못하였다. 후보 중에서 남자 3명, 여자 2명이 채워졌을 때, 남은 여자 후보 1명을 남기고 내가 예은이를 추천 해주었다. 이렇게 해서 6명이 다 차자, 선생님께서 이 중에 혹시 기권할 후보 없느냐고 물어보셨다. 그러자 남자 후보 1명이 손을..
2008.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