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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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사랑의 한계 - <호국 보훈의 달 글짓기 행사>
나라 사랑의 한계 - 2010.06.05 토요일 나는 이 주제를 처음 받고서 조금 어리둥절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학교에서 6.25를 기념하기 위해 언제나 글짓기 행사를 한다. 하지만, 언제나 꺼림칙한 것이 이런 글을 쓰는 것으로 나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많아지기라도 하는가가 의문이다. 과연 이런 행사로서 아이들이 정말로 우리나라에 대해 생각하고, 나라를 위해 쓰러진 이들을 위해 가슴 아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나는 국가 보훈 하면, 지금은 서거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독도 연설과, 이번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유시민의 연설이 떠오른다. 특히 유시민 아저씨의 연설은 왠지 더 뜻깊은 것 같았다. 유시민 후보에 의하면, 지금 이 나라의 통치자들은 안보를 아주 중요시하며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
2010.06.06 -
불국사의 모험
2010.05.28 금요일 지금 나는 불국사 입구에 있다. 두 개의 큰 돌계단이 왼쪽과 오른쪽에 버티고 있고, 계단 꼭대기 위로 거대한 절 문이 보이는 곳에, 경훈이와 은철이랑 같이 서 있다. 2박 3일 수학여행의 절정! 교과서에서 상상만 하던 그곳에 지금 와 있는 것이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가지고 고개를 휙휙 돌리면서, "드디어 불국사다! 길 안 잃어버리게 조심해야겠는 걸!" 하고 말했다. 그러자 경훈이도 막막한 듯이 "그래, 정말 넓다!" 했다. 그런데 불국사 계단은 올라갈 수가 없다. 이것은 국보 21호, 22호로 지정된, 연화교, 칠보교, 청운교, 백운교이다. 교과서에서는 마음껏 다닐 수 있을 것처럼 보였는데, 걸어볼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초록색 이끼가 낀 튀튀한 느낌의 이 계단이 국보라..
2010.06.01 -
자전거를 타고 달려라!
2010.05.22 토요일 "자! 처음에는 아빠가 밀어줄게, 그럼 넌 핸들을 조종해서 넘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봐!" 오늘 새로 배달 온 자전거의 첫 연습은 균형 잡기였다. 처음에는 자꾸 넘어지기만 했는데, 차차 오래 버티고 균형 잡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다음은 본격적으로 페달을 밟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연습에 들어갔다. 아빠는 뒤에서 한번 세게 밀어주시고, 나는 왼발은 페달을 밟고 있고 오른발로는 땅을 한 번, 두 번, 세 번 힘껏 친 뒤에, 재빨리 페달에 올라 발을 구르는 것이었다. 말로는 쉽지만 내가 석희의 자전거를 타보았을 때, 이것에 계속 실패하여서 다시 실패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나는 눈을 질끔 감고서 다시 도전했다. 나의 자전거는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달려주었고, 어느샌가 나도 더 ..
2010.05.29 -
하늘의 눈물
2010.05.24 월요일 지금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있다. 엊그제 저녁부터 내리던 비가, 아직도 하늘을 깜깜하게 덮어버리고 있다. 꼭 1년 전 돌아가신 그분을 애도하듯이 말이다. 어린 손녀 딸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에 반항이라도 하듯, 개구쟁이 옆집 할아버지처럼 푸근하게 웃어주고, 나이 어린 학생에게도 진심으로 고개 숙여 인사하셨던 그분! 그분을 잃고 나서야 후회하며, 온 국민이 오늘 내리는 비처럼 펑펑 울었던 날이 바로 1년 전이다. 그날, 세상에 지진이 난 것처럼 충격적인 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던 그날! 내가 처음으로 아빠의 눈물을 보았던 날이었다. 아! 사실 나는 그분이 대통령이었을 땐, 너무 꼬맹이였다. 그래서 그냥 인상 좋은 대통령 아저씨로만 생각했었다. 내가..
2010.05.26 -
공개 수업
2010.05.19 수요일 오늘 학교 시작부터 우리 반 아이들은 들뜨고 긴장되어 술렁거렸다. 바로 학부모 공개 수업 때문이었다. 1년에 단 한 번 있는 행사로 이번 공개 수업은, 6학년 마지막으로 하는 초등학교의 공개 수업이라서 더 의미가 있었다. 아이들은 점점 달아올라 쉬는 시간, 얼기설기 얽혀서 부모님이 오시는지, 안 오시는지를 묻느라 바빴다. 그리고 3교시 시작을 알리는 종이 치고 2명 정도의 학부모가 첫 타자로 들어오셨다. 시작한 지 2~3분 정도가 지나고, 엄마를 비롯해 오기로 한, 대부분의 부모님이 들어오셨다. 학부모님들은 마치 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는 듯이, 교실 뒤편에 나란히 서셨다. 3교시는 말하기, 듣기, 쓰기 시간으로, 무엇을 묘사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어떤 사람이..
2010.05.24 -
영광의 줄다리기
2010.05.13 목요일 6교시 합체 시간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교실 뒤에 줄을 서서, 운동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선생님께서 "오늘은 줄다리기를 할 거예요!"라고 예고해 주셨다. 그러자 순식간에 아이들 입에서는 "아~"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치 분위기가 부풀어지다가 가라앉아버려 김이 빠진 빵처럼! 우리 반은 언제나 줄다리기를 하면, 5등 아니면 꼴찌를 하였기 때문이다. 운동장에 나가서 6학년 4반과 대결한다는 소리를 듣고도, 여전히 김빠진 사이다처럼 시큰둥하였다. 경훈이는 벌써부터 "졌어, 졌네~" 하였다. 우리 반과 4반의 차례가 되었다. 여기서 이기면 준결승에 나갈 수 있다. 나는 키가 큰 아이들과 앞에 있어선지, 긴장되기는 마찬가지고! 징소리가 "댕엥~" 울리고 일제히 모든..
2010.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