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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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를 만나다!
2010.06.11 금요일 오늘은 아침에 머리가 띵하고 기침이 나와서, 학교에 15분 정도 늦게 출발하였다. 거리는 텅 비어 있었고, 하늘엔 드문드문 찢어진 솜사탕 같은 구름이 파랗게 퍼져 있었다. 해는 쨍쨍하게 빛나고, 등줄기에서는 땀이 주르륵~ 아래로 흘러내렸다. 아스팔트 차도 위는, 공기가 열을 받아서 흔들흔들 보였다. 중학교 담장을 끼고 쭉 지나는데, 아파트 쪽으로부터 무언가 검은 점 같은 물체가, 날아서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는 너무 더워서, 멀리서 날아오는 게 무엇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하늘을 똑바로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그 검게 하늘을 나는 물체에 말을 걸었다. '내려와, 내려와서 내 앞에 가로등 위에 앉아 보렴!' 그러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분명히..
2010.06.13 -
그림자 숲의 비밀을 만나다!
2010.06.07 화요일 지난 몇 달, 나는 몇 권의 역사와 세계사 책을 읽었다. 그러나 을 마지막으로, 몇 달 동안 내 마음의 배를 채울 정도로 배부르게 읽은 모험 소설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눈뜨자마자, 모험 소설에 세계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파도 치듯 몰려왔다. 나는 너무 책이 고파, 학교에 오자마자 도서관으로 달렸다. 마침 아이들이 새로운 책이 몇 개 들어왔다고 하며 정보를 주었다. 정말로 도서관에는 새로운 책이 골고루 몇 권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일단 내 눈을 확 잡아끄는 책이 없었다. 나는 시와 옛날이야기 코너를 지나, 세계 문학, 과학과 위인전 칸을 지나쳐, 내가 평소에 자주 얼쩡거렸던 모험 소설 칸으로 가보았다. 그때! 내 눈에 확 끌리는 책이 한 권 보였다. 책의 옆면에 검은..
2010.06.08 -
공개 수업
2010.05.19 수요일 오늘 학교 시작부터 우리 반 아이들은 들뜨고 긴장되어 술렁거렸다. 바로 학부모 공개 수업 때문이었다. 1년에 단 한 번 있는 행사로 이번 공개 수업은, 6학년 마지막으로 하는 초등학교의 공개 수업이라서 더 의미가 있었다. 아이들은 점점 달아올라 쉬는 시간, 얼기설기 얽혀서 부모님이 오시는지, 안 오시는지를 묻느라 바빴다. 그리고 3교시 시작을 알리는 종이 치고 2명 정도의 학부모가 첫 타자로 들어오셨다. 시작한 지 2~3분 정도가 지나고, 엄마를 비롯해 오기로 한, 대부분의 부모님이 들어오셨다. 학부모님들은 마치 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는 듯이, 교실 뒤편에 나란히 서셨다. 3교시는 말하기, 듣기, 쓰기 시간으로, 무엇을 묘사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어떤 사람이..
2010.05.24 -
남녀가 같이 이끄는 미래 - 양성평등 글짓기
- 양성평등 글짓기 2010.04.18 일요일 학교에서 내 준 글쓰기 이 주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둔 것 같지만, 사실 나는 쓰기 전과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나는 남녀차별에 대한 예를 경험하지 못해서다. 나는 오히려 운동도 못하고 성격도 부드러워서, 거친 남자 아이나 여자 아이들이 더 많이 느껴진다. 그러나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나라는 남자를 우대하고, 여자를 무시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있다고 한다. 우리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만 해도 "여자는 일을 혀야 혀!",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고추 떨어져!"라는 말씀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신다. 이것은 조선 시대부터 이어진 가부장제도에서 따른 전통이라, 하루아침에 날아가 버릴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시대는 바뀐다! 새로운 ..
2010.04.21 -
발로 수업을!
2010.04.02 금요일 학교를 절반쯤 왔는데,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보니 아버지라고 찍혀 있었다. '이 시간에 아빠가 웬일이지?' 그런데 뜻밖에 엄마의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예요? 엄마?", "아이구, 우리 털핑한 상우! 어떡하지? 실내화 가방을 놓고 갔어!" 나는 순간 두 손이 홀가분한 것을 느꼈다. 나는 '역시 시작부터 너무 잘나간다 했어. 오늘따라 왠지 아침이 이상하게 가볍더라니!' 생각하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망설였다. "엄마, 죄송하지만 엄마가 이리로 실내화 가방을 가지고 오시면 안될까요? 기다릴게요.", "아니야, 니가 먼저 학교에 들러서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집에 와서 실내화를 가져가렴!" 나는 지각을 할 것 같아 학교에 양말만 신고서 들어가기로 마..
2010.04.05 -
황사 탈출하기
2010.03.20 토요일 나는 오늘 학교에서, 집에 어떻게 가나 내내 걱정이 되었다. 황사 때문에 교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온통 끔찍하게 노란색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 끝날 시간이 되어서는, 하늘과 나무도 생명을 잃고 이 세상의 모든 게 다 기울어가는 것처럼, 노란색에서 더 진하고 기분 나쁜 뿌연 똥 색으로 뒤바꿔져 있었다. 학교가 끝날 때에는 집에 오는 게 겁이나, 학교에 조금 더 남고 싶었지만, 석희와 함께 마스크 안에 물 적신 휴지로 입을 가리고 현관을 나왔다. 학교 밖의 분위기는 자연재해가 일어나거나 전쟁이 일어난 모습 같았다. 하늘은 온통 황토색에, 황사 그치는데 별로 도움을 주지도 않는 빗방울이 가끔 툭, 툭~ 떨어졌다. 아이들은 꼭 도망치는 행렬처럼 이어져서 가고 있었다. 석희는 ..
2010.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