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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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브>와 계급사회
와 계급사회 2015.01.18 일요일 우리는 속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가 같지 않다는 것을, 대한민국 자본주의 사회 안에 분명히 계급이 존재하고, 그 계급을 나누는 것은 소득이라는 것을... 또한, 이런 계급적 구분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며, 상위계급의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대다수 하위계급의 사람의 척추에 빨대를 꽂고 양분을 약탈하는, 매우 불합리한 구조라는 것을. 그러나 모른척 한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항상 강조하는 말들, '사람의 가치는 모두 같다.', 'we are the world', '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같은 말들은 계급의 정점에 서 있는 자들의 착취를 망각하게 하며, 하위계급의 사람들은 노력하면 누구나 상위계급에 진출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개인의 노력이 ..
2015.01.07 -
김치도 꽁치도 아닌 정치
2014.10.16 목요일 피우리 중학교 인문 동아리, '문사철인' 학생들은 다가올 학교 동아리 축제에서 뭘 할거냐 고민하던 중, 뭔가 멋진 걸로 하고 싶어서 얼떨결에 '정치'에 관한 것을 주제로 삼는다. 그러나 막상 현실적으로 정치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곤, 교과서 안에서만 재미없게 배워서 막연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정치는 ㅇㅇ라고 생각하십니까'?, 또는 '우리나라 정치의 큰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등 그럴싸한 질문 10가지를 만든다. 그리고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학교 끝나고 본격적으로 정치 설문 조사를 시도한다. 중학교 학생들이 맨땅에 헤딩하듯 길거리에서 장기 두는 할아버지, 동네 아줌마, 우유 대리점 아저씨, 치킨집 아저씨, 회사원, 선생님, 정당 청년, 카페 주인까..
2014.10.16 -
다시 TEDx 강연 요청을 받다!
2013.11.17 일요일 지난 주 초, 아빠의 핸드폰으로 나를 찾는 문자 메세지를 한통 받았다. TEDx 광화문 운영팀이었다. 2010년 6학년 초겨울 무렵, 사회복지사들을 대상으로 TEDx 인권 강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강연을 부탁한다는 메세지였다. 내가 전화로 "안녕하세요? 상우입니다."하니까, 운영진 아저씨께서 "어, 상우군, 목소리가 많이 변했네요, 변성기가 훨씬 지난 것 같애요~"하시는데, 그말을 듣고 내가 오히려 놀랐다. 내 목소리가 그렇게 늙어졌나? 마침 기말고사 기간이라 선뜻 대답을 못하고 며칠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전화를 끊고 생각에 잠겼다. 사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갖고 있는 사회복지에 대한 생각은 발전한 게 없고, 오히려 멀어졌다면 멀어졌달까? 그렇게..
2013.11.17 -
알몸으로 빨래 널기
2013.08.16 금요일 여름이 막바지, 한낮의 기온이 33도가 넘는 더위 속에 나는 오늘도 윗옷을 입지 않은 채, 아래는 사각 팬티 차림으로 감질 나는 미니 선풍기 바람을 쐬며 집 안에 콕 틀어박혀 있다. 아무도 나를 보는 사람은 없다. 그때 엄마가 아래층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 엄마는 보기만 해도 덥고 무거워 보이는 청바지 빨래 덩어리를 한꾸러미 안고, 잔뜩 인상을 쓰면서 말씀하셨다. "가서 널어!" 내가 군말 않고 아래로 내려가 엄마의 빨래를 받자마자 엄마는 쓰러지는 시늉을 하셨다. "잘 마르게 널어야 해~" 나는 물에 불어 축축하고 무거워진 빨래 덩어리들을 품에 안고, 2층 내방을 지나 어기적 어기적 다락방을 넘어 옥상으로 들어갔다. 이 옥상은 원래 다락방이었는데, 할머니께서 작은 텃밭을 가꾸려..
2013.08.17 -
곰스크로 가는 기차 - 부모님께 추천하고 싶은 책
- 부모님께 추천하고 싶은 책 2013.07.30 화요일 중학교 3학년, 짧은 여름방학이 흘러간다. 그러나 긴 겨울방학보다 더 천천히, 더위 먹은 거북이가 땅바닥에 앉아 쉬는 것처럼 느긋느긋 지나간다. 방학 시작한 지 3일 째 접어드는 날부터 나는 다시 학교에 가고 싶다고 계속 내뱉을 정도로 무료함을 느끼고 있었다. 더위와 땀띠와 습기로 정지된 시간속에서 우연히 손에 잡힌 귀한 책이 있다. 프리츠 오르트만의 독일 단편소설집 다. 독일문학 번역에 일가견이 있는 북인더갭 출판사의 대표, 안병률 아저씨께서 직접 번역하신 책이다. 작가 이름, 프리츠 오르트만!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꿈을 꿀 수 있는 곳, 곰스크! 참 이름이 낯설고 어렵다. 첫장을 여는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이책은 내 손에서 ..
201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