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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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를!
2010.08.18 수요일 오늘은 아빠와 같이 저녁때 종로 도서관에 가서 공부했다. 오늘은 어린이 도서관이 아니라,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거대한 종로 도서관이다. 사직공원 계단을 높이 올라가면, 보라색인데 어두침침한 보라색이라서 조금 갑갑해 보이는 건물이 나온다. 그 건물의 옆면 창가와 벽에는 담쟁이 덩굴이 살짝살짝 초록색으로 덮여 있고, 군데군데 낡아서 금도 조금 가 있었다. 도서관 입구에는 금색의 조금 벗겨진 쇠붙이로 이라고 글자가 크게 박혀있다. 아빠랑 나는 아빠의 손가방에 공부할 것들을 잔뜩 넣어서 함께 출발했다. 가파른 계단들을 올라오니, 종로도서관의 입구가 하마처럼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종로도서관을 흐린 날 멀리서 봐왔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고성 같은 느낌이었는데, 입구를 들어서..
2010.08.25 -
종로 도서관에서
2010.08.12 목요일 오늘은 이사 온 지 3일째, 아직 컴퓨터는 개통이 안 되었지만, 아빠 컴퓨터를 빌려 일기를 쓴다. 할머니 댁은 옛날 주택가다. 그래서 할머니 댁으로 들어가는 좁은 골목길에 이삿짐을 싸놓고, 하나하나 옮기면서 풀었다.그런데 소낙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쌓인 짐에 비닐 지붕을 얹고 기다렸다 날이 개면 풀고 하였다. 오늘도 짐 풀기는 끝날 줄을 몰랐다. 그러다가 갑자기 날씨가 맑아져서, 나는 서울특별시 어린이 도서관으로 책을 읽으러 갔다. 나는 영우 손을 꽉 잡고 출발하였다. 도서관까지 가는 길에는, 넓은 찻길에 중간중간 차들이 휙휙~ 옆으로 지나가서, 인도 끝에 접착제처럼 달라붙어서 걸었다. 한차례 오르막길을 오르고 나면, 자그마한 언덕에 올라온다. 오른쪽으로는 사직공원이 있고, 사..
2010.08.14 -
삼계탕의 효과
2008.07.30 수요일 어제가 중복이었는데 삼계탕을 못 먹어서 우리 가족은 외할머니 댁에 삼계탕을 먹으러 갔다. 할머니께서 잘 아신다는 삼계탕 집을 향해, 낡고 좁은 골목길을 쭈욱 따라 걷다가 어떤 삼계탕 집을 발견했다. 그 집은 사람들이 입구에서부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줄을 서 있었는데, 텔레비전에도 나왔던 유명한 집이라고 했다. 나는 거기로 들어가는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할머니께서 우리가 가는 집은 저 밑이라고 하셨다. 우리가 도착한 식당은 허름한 건물 안에 있었고, 사람이 없어서 아주 조용했다.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며 주인아주머니가 방으로 안내하였고, 방 안에는 이미 음식이 다 차려져 있었다. 커다란 뚝배기에 토종닭 한 마리와 까만 나뭇가지, 인삼 종류, 파가 하얀 국물에 잠겨 있..
2008.08.02 -
세상의 여러 음악
2008.07.12 토요일 우리 가족은 저녁 7시 30분, 집 앞에 있는 고등학교 다목적 강당에서 열리는 음악회를 보려고 급하게 움직였다. 오늘 공연은 양주시에서 주최하는 시민 음악회라고 들었다. 우리는 고등학교 건물 벽에 붙은 안내 화살표를 따라 강당을 찾아갔다. 나는 화살표 끝을 따라가면 음악을 타고 떠나는, 거대한 배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두근두근했다. 그런데 강당 안에는 음악회를 보러 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앉을 자리가 없었다.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강당 벽을 빙 둘러서 있었고, 강당 입구에까지 다닥다닥 붙어서서 공연을 기다렸다. 오늘 공연은 양주 시민들을 위한 무료 공연인데다가, 무더위도 식힐 겸 유난히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 같은데, 강당 안은 냉방 시설이 안돼 있..
2008.07.16 -
강낭콩 심는 날
2008.04.22 화요일 오늘은 선생님께서 우리가 준비해 온 페트병에, 며칠 동안 불려놓았던 강낭콩 씨를 심어주시는 날이다. 나는 아빠와 함께 페트병 입구를 똑바로 잘라 주둥이를 천으로 둘둘 막고, 거꾸로 세워서 깔때기처럼 깐 다음 그 안에 부드러운 흙을 담아왔다. 그 흙을 아기가 덮을 이불이라 생각하며! 2교시 쉬는 시간에 선생님께서 강낭콩에 대해 말씀하실 때, 나는 강낭콩 씨 심는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목이 빠져라, 선생님을 우러러보았다. "강낭콩은 높은 온도에서 잘 자라요. 35도쯤에서 잘 큰다고 하죠." 그리고 3교시 쉬는 시간에 선생님께서는 차례대로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페트병에 물을 받아오라고 하셨다. "수돗물을 틀고 받으면 물이 막 튀겠죠? 그러니까 두 손을 모아서 이렇게 받아 병에 담으..
2008.04.23 -
2006.08.02 토스트 아저씨
2006.08.02 수요일 나는 아침 산책을 하다가 공원 입구에서 토스트 파는 트럭을 발견하였다. 마침 배가 고파서 햄치즈 토스트를 주문하였다. 그러자 토스트 아저씨는 네모난 철판 위에 빵을 얹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뒤집었다. 햄 두 겹을 빵 사이에 끼우고 그 밑에는 양상추를 깔고 위에는 치즈를 얹어 주었다. 토스트를 만들고 있는 아저씨의 얼굴에는 폭포처럼 땀이 흘러 내렸다. '이런 더운 여름에는 토스트 장사보다 아이스크림 장사가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200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