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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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31 조개 잡이
2006.07.31 월요일 뜨거운 한낮이었다. 나는 바다에서 파도 타기를 하던 우리 가족이 바다 바로 앞에 있는 갯벌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하여 가 보았다. 내가 "엄마 뭐해요?" 하고 물어 보았더니 "조개를 잡아." 하고 대답하셨다. 나도 땅을 파 보았다. 정말로 파기만 하면 조개가 나왔다. 정말 조개가 많이 나와서 아빠가 조개 담는 바구니를 가지러 갔다. 그 사이 희안한 광경을 보았다. 잡았던 조개들을 땅 위에 내려 놓으니 일자로 뒤집어져서 갯벌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이러다가 조개를 다 놓치겠어!" 하고 영우와 난리를 부렸다. 나는 옷을 뒤집어 보자기처럼 만들어서 다시 조개들을 빼내 옷 속에 담았다. 아빠가 통을 가져와서 한가득 잡고 꽉 찬 마음으로 샤워장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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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빗소리
2006.07.27 목요일 나는 지금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를 듣고 있다. '후두두두' 떨어지는 빗소리가 내 마음을 닦아 주는 것 같다. 그동안 내 마음은 힘이 들어 너무 말라 있었다. 축구부에서는 느리다고 욕도 많이 먹고, 날씨는 변덕을 부리고, 집에서는 맨날 동생하고 싸우다 아빠, 엄마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화가 많이 쌓였다. 그런데 이 빗소리는 왠지 나의 화를 씻어 주고 시원한 기분이 들게 한다. 왜냐하면 내 눈에서는 빗줄기처럼 시원하게 눈물이 흘러 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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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5 폭우
2006.07.15 토요일 우리는 밤 11시쯤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비가 우리 차를 때리듯이 쏟아졌다. 그러더니 차 앞이 아주 안 보이기 시작했다. 아빠는 빨리 와이퍼를 작동시켜 빗물을 쓰러 내렸다. 하지만 빗물은 투우사에게 소가 달려 오듯이 투두두툭 소리를 내며 계속 사냥꾼이 먹이를 사냥하듯이 덮쳐왔다. 그런데 차 바퀴가 빗물을 갈라서 양 옆으로 엄청난 물이 분수처럼 솟구쳤다. 앞에 차는 보이지도 않았다. 마치 차가 물 위를 달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때 "어떻게 사고라도 나는 건 아니야?" 하고 호들갑을 떨었고 엄마는 "상우야 그러면 아빠 운전 방해 되잖니? 좀 침착하렴." 하셨다. 영우는 비가 차를 무너질듯이 공격하고 있는데도 세상 모르게 잠이 쿨쿨 들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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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4 스위스 전
2006.06.24 토요일 나는 밤에 자다가 물이 마시고 싶어서 일어나 마루로 나왔다. 그런데 아빠가 "상우야, 후반전 시작한다!" 하는 소리를 듣고 나는 후닥닥 안경을 챙겨 쓰고 텔레비젼 앞에 앉았다. 우리 나라 축구팀이 0대 1로 지고 있었다. 스위스 팀과 우리 나라 팀은 모두 필사적으로 뛰고 있었다. 나는 져도 괜찮으니까 우리 나라 팀이 열심히 싸워서 한국의 기상을 높여 주길 바랬다. 그런데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심판이 오프 사이드를 선언해 놓고 스위스 팀의 골을 인정해 버린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화난 얼굴로 심판에게 막 따졌다. 그래서 어떤 선수는 옐로우 카드를 받기도 했다. 나는 그 사실이 분하고 서러웠다. 우리 팀이 2대 0으로 졌지만 인정할 수 없다. 나도 이렇게 서러운데 선수들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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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4 도서 바자회
2006.05.24 수요일 5교시 특강 수업이 끝나고 나는 도서 바자회가 열리는 과학실로 쿵탕 쿵탕 뛰어갔다. 왜냐하면 바자회 책을 사러 엄마랑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가 과학실에 들어가자 한 손으론 책을 들고 한 손으론 내게 손을 흔드는 우리 엄마가 보였다. 나는 '내가 더 빨리 올려고 했는데 아까워라.'했다. 엄마와 나는 천천히 책을 함께 골랐다. 나는 작가들이 쓴 상상력이 넘치는 동화가 끌렸고 엄마는 과학 지식에 관한 책을 추천해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골고루 섞어 4권을 샀다. '마시멜로 이야기, '파브루 곤충기,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아빠의 몸을 청소한 키모.' 이렇게 4권을 사서 봉투에 담고 집으로 돌아왔다. 책을 가슴에 안고 돌아오는 공원길에 꽃잎들이 내가 왕이라도 되는듯 반갑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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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1 호수 공원 풀밭
2006.05.21 일요일 나는 지금 잔디밭에서 일기를 쓰고 있다. 내 앞에는 상수리 나무 어깨 아래에서 해가 방글 방글 빛나고 있다. 그리고 좀 더 먼 곳에는 소나무들이 비행 접시 모양을 이루면서 서 있으며 사람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리고 더 먼 곳에는 나무 위로 분수가 솟구치고 있었다. 눈 앞이 온통 초록색이다. 그리고 아빠는 나무 사이 분수를 가리키며 아빠 거인과 아들 거인이 누워서 쉬 하는 것 같다고 했다.
200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