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M 송년회에서 만난 식구들
2010. 12. 12. 09:26ㆍ일기
<TNM 송년회에서 만난 식구들>
2010.12.09 목요일
나는 6시, 압구정역 2번 출구에서 엄마를 만났다. 오늘은 내가 파트너로 소속해 있는 태터앤미디어 파트너 송년회가 있는 날이다. 난 파트너로서 한 건 별로 없지만, 이번에는 꼭 참석해보고 싶었다. 엄마랑 나는 초행길이라 이빨 닦듯이 골목길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문구점에서도 물어보고 아파트 경비 아저씨에게도 물어보고 길가는 사람에게도 물어보고 간신히 컨벤션 에이치라는 건물을 찾아내었다. 컨벤션 에이치는 지하 1층에 있는데, 내부가 들여다보이도록 돼 있고, 조명도 번쩍이고 꼭 으리으리한 방공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하 궁전으로 가듯 계단을 내려가 송년회장 안으로 들어가니 아직 파트너들은 많이 모이지 않았다. 제일 먼저 나를 알아본 사람은, 태터앤미디어의 대표인 그만님이었다. 얼굴은 처음 보았지만, 목걸이처럼 긴 끈을 단 이름표 덕분에 알 수 있었다. 그만님은 생각보다 훨씬 젊어 보이셨고, 잘생기신 분이었다. 머리는 카랑카랑하게 파마를 하셔서 더 멋지셨다. 그만님은 내게 먼저 "아, 상우님, 오셨군요!" 하며 밝게 인사를 건네시면서 자리에 앉아 쉬라고 하셨다.
나는 엄마와 송년회 무대가 보이는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내가 아는 사람이 몇 분이나 될까? 혹시 아무도 없는 건 아닌지? 혹시 미국에 계시는 뿌와쨔쨔님이 오셨을까? 나는 떨리고 궁금했다. 먼저 식사하는 순서라 나는 잡채하고 사과, 훈제고기를 담아와 짭쩝~ 맛있게 먹고 있는데, 어떤 분이 음식을 접시에 가득 담아오셔서 내 맞은 편에 자리를 잡으셨다. 그분은 안경을 쓰고 몸이 마르고 눈이 크셨다.
그 아저씨는 포크를 한 손에 들고서 고개를 약간 숙여 덥덥~ 연어를 드시며, "상우군, 안녕하세요? 제가 누구인지 아세요? 저는 한영이라고 합니다." 하시며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네셨다. 나는 우물쭈물하면서 "안녕하세요? 음, 들어본 것 같은데..." 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래도 한영님은 밝게 웃으시며 "그렇군요, 저는 명승은님과 tnm공동 대표를 맞고 있는 사람이랍니다!" 하였다. 나는 조금 충격적이었다. 태터앤미디어의 대표가 2명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바로 앞에 있었을 줄이야? 나는 미안해하면서 "오, 그렇군요,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 하였다. 한영님은 이번에도 웃으시며 "뭘요, 괜찮아요!" 하셨다.
그다음으로 본 사람은 바로 지민아빠님이었다. 이분도 내 맞은 편에 앉았는데, 언젠가 한 번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낯익은 이름이었지만, 처음 뵈었다. 지민아빠님은 난 처음에 외국사람인 줄 알았다. 피부가 조금 검고 눈썹이 진하고 한영님보다 더 날씬하셨다. 지민아빠님은 진짜로 1학년 된 지민이라는 딸을 가진 아버지블로그셨다. 지민아빠님도 "아, 최연소~ 안녕하세요?" 하며 꽤 쑥스러워하셨다. 나는 수줍게 인사를 나누고 맛난 음식을 허겁지겁 입안에 넣었다.
그런데 살짝 곱슬거리는 검은 머리에 얼굴이 둥글고, 진한 검은색 안경에 노란색 후드티를 입은 아저씨께서 내게 다가오셨다. 분명히 어디서 본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알 수가 없었다. 아저씨는 "상우군,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저 무진이에요! 지난번에 뵀었는데 그때는 삭발을 했을 때라서 아마 못 알아 보셨을 거예요!" 하셨다. 조금 충격적이었다. 내가 1년 전 윈도우즈 7 런칭파티 때 처음으로 본 무진님은 머리가 맨들맨들한 대머리셨기 때문이다.
그 뒤에는 이종범님과 태터앤미디어 사무실에서 독일 교육에 대한 책강연을 들을 때 옆에 앉았던 일레드님이 도착하셔서 인사를 나누었다. 두 분은 부부셨다! 그리고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어린 아기를 데려오셨다. 아기의 이름은 다솔이였는데 이마가 톡 튀어나왔고, 아기답지 않게 의젓하고 눈빛이 강렬하고 무지 총명해 보였다. 이종범님도 그만님처럼 머리를 카랑카랑 파마하고 살짝 금발이었다. 검은 안경을 쓰고 하얀 후드티를 입고 있었는데 활짝 웃는 얼굴이 잘생기셨다.
다솔이 엄마 일레드님은 단발머리에 계란 같은 얼굴에 눈매가 서글서글하고, 위아래로 포도주색 옷을 입고 계셨다. 그 뒤에는 내 블로그에 자주 들어와 댓글을 남겨주셨던 미도리님을 만났다. 미도리님도 살짝 파마 한 갈색 머리에 안경을 쓰시고 동글동글한 인상을 지니셨다. 미도리님은 꼭 유능한 선생님 같으셨고 내게 명함도 주셨다. 여기까지가 내가 오늘 본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블로거 파트너분들이다. 다른 분들은 서서히 눈으로 익혀가면서 오늘 행사를 함께하였다. 맛있는 뷔페도 실컷 먹고 퀴즈도 맞추고 경품도 푸짐하게 타왔다.
처음으로 나온 태터앤미디어 송년회는 정말 재미있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처음엔 조금 서먹했지만, 점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행사가 끝났다. 행사장 입구에서 아쉬운 인사를 나누며 그만님과 무진님의 활짝 웃는 얼굴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직도 내가 이런 대한민국의 쟁쟁한 블로거들과 파트너라는 게 믿어지지 않지만, 나는 어쩜 내년 송년회를 노리기 위해 더 성장하는 블로거가 되어 있어야지! 생각하면서, 어깨를 쭉~ 펴고 찬 공기를 들이마시며 지하철역으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2010.12.09 목요일
나는 6시, 압구정역 2번 출구에서 엄마를 만났다. 오늘은 내가 파트너로 소속해 있는 태터앤미디어 파트너 송년회가 있는 날이다. 난 파트너로서 한 건 별로 없지만, 이번에는 꼭 참석해보고 싶었다. 엄마랑 나는 초행길이라 이빨 닦듯이 골목길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문구점에서도 물어보고 아파트 경비 아저씨에게도 물어보고 길가는 사람에게도 물어보고 간신히 컨벤션 에이치라는 건물을 찾아내었다. 컨벤션 에이치는 지하 1층에 있는데, 내부가 들여다보이도록 돼 있고, 조명도 번쩍이고 꼭 으리으리한 방공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하 궁전으로 가듯 계단을 내려가 송년회장 안으로 들어가니 아직 파트너들은 많이 모이지 않았다. 제일 먼저 나를 알아본 사람은, 태터앤미디어의 대표인 그만님이었다. 얼굴은 처음 보았지만, 목걸이처럼 긴 끈을 단 이름표 덕분에 알 수 있었다. 그만님은 생각보다 훨씬 젊어 보이셨고, 잘생기신 분이었다. 머리는 카랑카랑하게 파마를 하셔서 더 멋지셨다. 그만님은 내게 먼저 "아, 상우님, 오셨군요!" 하며 밝게 인사를 건네시면서 자리에 앉아 쉬라고 하셨다.
나는 엄마와 송년회 무대가 보이는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내가 아는 사람이 몇 분이나 될까? 혹시 아무도 없는 건 아닌지? 혹시 미국에 계시는 뿌와쨔쨔님이 오셨을까? 나는 떨리고 궁금했다. 먼저 식사하는 순서라 나는 잡채하고 사과, 훈제고기를 담아와 짭쩝~ 맛있게 먹고 있는데, 어떤 분이 음식을 접시에 가득 담아오셔서 내 맞은 편에 자리를 잡으셨다. 그분은 안경을 쓰고 몸이 마르고 눈이 크셨다.
그 아저씨는 포크를 한 손에 들고서 고개를 약간 숙여 덥덥~ 연어를 드시며, "상우군, 안녕하세요? 제가 누구인지 아세요? 저는 한영이라고 합니다." 하시며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네셨다. 나는 우물쭈물하면서 "안녕하세요? 음, 들어본 것 같은데..." 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래도 한영님은 밝게 웃으시며 "그렇군요, 저는 명승은님과 tnm공동 대표를 맞고 있는 사람이랍니다!" 하였다. 나는 조금 충격적이었다. 태터앤미디어의 대표가 2명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바로 앞에 있었을 줄이야? 나는 미안해하면서 "오, 그렇군요,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 하였다. 한영님은 이번에도 웃으시며 "뭘요, 괜찮아요!" 하셨다.
그다음으로 본 사람은 바로 지민아빠님이었다. 이분도 내 맞은 편에 앉았는데, 언젠가 한 번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낯익은 이름이었지만, 처음 뵈었다. 지민아빠님은 난 처음에 외국사람인 줄 알았다. 피부가 조금 검고 눈썹이 진하고 한영님보다 더 날씬하셨다. 지민아빠님은 진짜로 1학년 된 지민이라는 딸을 가진 아버지블로그셨다. 지민아빠님도 "아, 최연소~ 안녕하세요?" 하며 꽤 쑥스러워하셨다. 나는 수줍게 인사를 나누고 맛난 음식을 허겁지겁 입안에 넣었다.
그런데 살짝 곱슬거리는 검은 머리에 얼굴이 둥글고, 진한 검은색 안경에 노란색 후드티를 입은 아저씨께서 내게 다가오셨다. 분명히 어디서 본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알 수가 없었다. 아저씨는 "상우군,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저 무진이에요! 지난번에 뵀었는데 그때는 삭발을 했을 때라서 아마 못 알아 보셨을 거예요!" 하셨다. 조금 충격적이었다. 내가 1년 전 윈도우즈 7 런칭파티 때 처음으로 본 무진님은 머리가 맨들맨들한 대머리셨기 때문이다.
그 뒤에는 이종범님과 태터앤미디어 사무실에서 독일 교육에 대한 책강연을 들을 때 옆에 앉았던 일레드님이 도착하셔서 인사를 나누었다. 두 분은 부부셨다! 그리고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어린 아기를 데려오셨다. 아기의 이름은 다솔이였는데 이마가 톡 튀어나왔고, 아기답지 않게 의젓하고 눈빛이 강렬하고 무지 총명해 보였다. 이종범님도 그만님처럼 머리를 카랑카랑 파마하고 살짝 금발이었다. 검은 안경을 쓰고 하얀 후드티를 입고 있었는데 활짝 웃는 얼굴이 잘생기셨다.
다솔이 엄마 일레드님은 단발머리에 계란 같은 얼굴에 눈매가 서글서글하고, 위아래로 포도주색 옷을 입고 계셨다. 그 뒤에는 내 블로그에 자주 들어와 댓글을 남겨주셨던 미도리님을 만났다. 미도리님도 살짝 파마 한 갈색 머리에 안경을 쓰시고 동글동글한 인상을 지니셨다. 미도리님은 꼭 유능한 선생님 같으셨고 내게 명함도 주셨다. 여기까지가 내가 오늘 본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블로거 파트너분들이다. 다른 분들은 서서히 눈으로 익혀가면서 오늘 행사를 함께하였다. 맛있는 뷔페도 실컷 먹고 퀴즈도 맞추고 경품도 푸짐하게 타왔다.
처음으로 나온 태터앤미디어 송년회는 정말 재미있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처음엔 조금 서먹했지만, 점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행사가 끝났다. 행사장 입구에서 아쉬운 인사를 나누며 그만님과 무진님의 활짝 웃는 얼굴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직도 내가 이런 대한민국의 쟁쟁한 블로거들과 파트너라는 게 믿어지지 않지만, 나는 어쩜 내년 송년회를 노리기 위해 더 성장하는 블로거가 되어 있어야지! 생각하면서, 어깨를 쭉~ 펴고 찬 공기를 들이마시며 지하철역으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