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실험

2010. 6. 15. 09:00일기

<위험한 실험>
2010.06.14 월요일

4교시 과학 시간에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이 실험은 간이 산소 발생기를 만들어, 산소가 없을 때보다 산소가 많을 때 연소가 잘되는 성질, 즉 산소의 촉매작용을 알아보는 실험이다.

실험대에 유리 깔때기를 매단다. 유리 깔때기 주둥이에 고무 튜브를 끼워서, 아래에 있는 삼각 플라스크의 주둥이에 꽂아 연결한다. 그리고 튜브 중간에는 집게 모양의 핀치를 달아서, 과산화수소수가 알맞게 들어갈 수 있도록 조절해준다. 삼각 플라스크에는 오른쪽으로 주둥이가 하나 더 달렸는데, 그것도 고무 튜브를 연결해서 ㄱ자 유리관과 연결한다.

ㄱ자 유리관은 물을 가득 채운 수조에 넣는다. 그리고 물을 가득 채운 집기병을 수조에 거꾸로 세우고, ㄱ자 유리관을 그 틈에 넣는다. 이번엔 아까 맨 처음, 유리 깔때기에 과산화수소수를 넣고 핀치를 조절한다. 플라스크 안에 과산화수소수가 들어가면, 플라스크 안의 이산화망간과 반응하여서, 꼭 끓는 듯이 보글보글하며, 연기가 나고 살짝 열도 난다. 대충 여기까지가 실험의 과정이다.

선생님이 인터넷 자료를 보여주시며 오늘 할 실험을 설명해주시자, 나는 흥분하였다. 정확히 과산화수소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과산화라는 말로 미루어 짐작할 때, 매우 강한 산성인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핀치를 한꺼번에 많이 풀어서, 과산화수소가 많이 들어가면 폭발할 수도 있어요!"라고 하셨다. 나는 과산화수소와 이산화망간이 반응하여 산소가 되는 것도 흥미로웠고, 꼭 마녀가 되어 위험한 화학 실험을 하는 기분이 들어 왠지 모르게 신이 났다.

이제 시시하지 않은, 진짜 제대로 된 실험을 하는 느낌이랄까? 생각해보라! 두 가지가 합쳐져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니! 게다가 과산화수소는 매우 산성이 강해서, 마셨다가는 그 사람의 삶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런 위험한 것에서부터 사람이 생명을 이어가는데 꼭 필요한 산소가 만들어지다니! 매우 아름답지 않은가? 나는 무인도에서 산소를 이용해 불을 피우는, 로빈슨 크루소를 떠올리며 실험을 시작했다.

나는 급한 마음에 핀치를 바로 살짝 풀어주었다. 과산화수소수가 몇 방울 아래로 떨어지며, 이산화망간과 부딪혔다. 치이익~! 플라스크 안은 연기로 뒤덮이고, 이산화망간과 과산화수소수는 끓으면서 계속 연기를 냈다. 그와 동시에 ㄱ자 유리관에서 공기 방울 하나가 퐁~ 하고 떠올랐다. 나는 실험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뻐 팔짝팔짝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공기를 모으는 과정이 너무 느려서, '조금 빨리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한꺼번에, 과산화수소를 다 집어넣고 말았다. 그러자 취이이~! 소리가 나면서 연기가 더 많아졌다. 그리고 산소 방울이 더 많이, 더 크게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조금 무서웠지만 다행히 별일 없이 무사히 끝났다. 나는 우리 1모둠이 집기병에 순도 98.56% 정도의 산소를 채웠겠지! 하며 흡족해했다. 선생님께서 나누어주신 향을 집기병 안에 넣고, 촉매 반응으로 연기가 더 많이 나는 것을 관찰할 때였다. 갑자기 "꺅~!" 소리가 들렸다.

6모둠에서 실험을 하다 불이 붙은 것이다. 집기병 안에 향 끝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다. 다행히 아직 유리 안에 있었지만, 불길이 더 높아지는 것 같아 "어떻게! 어떻게!" 하는데, 어떤 아이가 집기병 입구를 실험 준비물에 있던 네모난 유리로 막아버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불이 작아져서 없어졌다. 그때 문득 불이 붙으려면 산소가 필요하지만, 밀폐되거나 산소가 없는 곳에서는 불이 붙지 않는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그래서 오늘 실험 결과로 알게 된 것은, 뜻밖에 2가지로 불어났다. 첫째 산소가 많으면 불이 잘 붙고, 두 번째는 산소가 없으면 불은 꺼진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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