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야! 용기를 잃지 마!

2010. 6. 11. 09:00일기

<나로호야! 용기를 잃지 마!>
2010.06.10 목요일

나는 오늘 엄마가 전화로 말해주기 전까지는, 나로호가 발사된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자전거를 타고 밖에서 놀던 중, 엄마에게 휴대전화가 왔다.

"10분 뒤에 TV에서 나로호가 발사한다는데 보지 않을래?" 사실 나는 나로호, 처음 발사할 때부터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상하게도, 이번 재발사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복잡한 감정이 엉켜버린 국수처럼 밀려왔다. 결국, 발사 4분 전 집에 부랴부랴 자전거를 끌고 헉헉거리면서 들어왔다.

엄마는 나로호 발사가 생중계되는 TV를 켜놓고, 작은 식탁을 펴서 냉면을 차려놓고 계셨다. 냉면을 먹는 동안, 4분이라는 시간은 참 빠른 속도로 흘러갔다. 발사 전, 30초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자, 나는 입안에 냉면을 마저 삼키는 것도 잊고, 입에서 수염처럼 면이 나오게 입을 헤~ 벌리고 있었다.

나로호는 발사대 위에 꼿꼿이 하늘을 향해 서 있고, 점점 무슨 연기 같은 것이 나로호를 감싸기 시작했다. 3,2,1~! '푸 부부 뿡~!' 엄청난 연기가 뿜어지고, 나로호가 하늘로 가뿐하게 풍선처럼 서서히 날아오르는 순간이었다. 조금 기우뚱해 보이더니 이내 자세를 잡고, 쌓인 먼지를 털어내듯 태극기를 단 나로호가 날아갈 때는, 꼭 나의 꿈도 두둥실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그 순간, 꼭 오랜 소원이 이루어진 것처럼, 가슴이 가벼워지고 시원했다. 내 마음 속에서는 ABBA의 맘마미아가 울리고, 점점 더 높아지는 나로호는, 이내 하나의 붉은 점이 되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했다는 이야기가 뉴스에 방송되었다. 세계에서 10번째로 우주에 로켓을 쏘아 올리고, 우주 과학의 강국으로 들어서려고 했던 시도가, 작년에 이어 실패하는 아픔을 맛본 것이다.

그동안 나로호를 쏘아 올리려고 노력했던,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노력이 실패로 나타나, 나도 괜히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나로호의 2단 로켓과 탑재된 인공위성은 국내 과학자들이 만들었고, 1단 로켓의 추진체는 러시아 과학자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러시아의 로켓 발사 기술을 이용했다는 사실에, 나는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뉴스에 따르면 아무리 친한 나라라고 해도, 강력한 무기로 바뀔 수 있는 로켓 기술은 쉽게 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 나로호야, 우린 우리 스스로 힘을 믿어야 해! 이번의 실패는 더 멋지게 날아오를 미래의 기회로 남겨두자! 오늘 나에게 나로호는 실패했지만, 땅을 박차고 일어서던 멋진 모습으로 기록될 것이다!

나로호야! 용기를 잃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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