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 가신 선생님

2009. 6. 11. 15:53일기

<응급실에 가신 선생님>
2009.06.09 화요일

점심시간, 여러 반이 급식실 입구에서 차례를 기다리느라, 잠시 급식 줄이 꽉 막혀 서 있을 때, 갑자기 앞줄 어딘가에서 "응급실~ 웅얼웅얼웅얼~" 하는 소리가 들려왔을 때도, 나는 그것이 우리 선생님께서 연락을 받고, 응급실에 가신다는 소린지 상상도 못했다.

5교시가 시작되자 우리 선생님 대신에, 5학년 1반 선생님께서 교탁 앞에 계셔서 조금 놀랐다. 1반 선생님께서는 술렁이는 우리를 조용히 시키시고, 충격적인 한마디를 던지셨다. "고지연 선생님께서 응급실에 가셨어요!"

아이들 모두 콰아앙~ 폭발하듯 불안한 표정으로 다시 술렁거렸고, 난 그 순간 머릿속이 걱정스런 생각으로 한꺼번에 슈우욱~ 뭉쳐 덩어리가 되는 것 같았다. 불안하고 걱정스런 생각이 진액처럼 끈끈하게 엉키고 엉켜 뒤죽박죽 되었다. '도대체 어디가 아프신 걸까?', '큰 병이 나신 걸까?', '다시 볼 수 있을까?' 별 걱정이 콩알 튀듯 머릿속을 튀어 다녔다.

'선생님은 괜찮으실까?' 그 짧은 시간 동안, 오로지 내가 한 걱정의 마법을 푸는 주문처럼, 1반 선생님께서 "선생님 아기가 갑자기 아파서 응급실에 실려갔거든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급하게 아기를 보러 응급실로 가신 거예요!" 하셨다. 나는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더 큰 불안함이 검은 안개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우리 선생님 아기는 이제 돌을 막 지난 어린 아기라고 들은 적이 있었다. '아기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병에 쉽게 걸린다는데 괜찮을까? 큰 병일까?' 하는 생각에 또 괴로웠다. 우리 선생님께서는 수업 시간에 항상 핸드폰을 꺼두셔서, 아기가 아프다는 연락을 너무 뒤늦게 받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얼마 전, 우리 6살 난 우리 사촌 동생도 수두에 걸려 아픈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은 얼마나 놀라셨을까? 어린 아기를 두고 우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난 우리 선생님에게 아기가 있는데도, 아기를 돌보지 말고 저만 가르쳐 주세요! 하고 졸랐던 아이처럼, 미안한 마음이 들어 견딜 수가 없다. 걱정을 하면서도, 나 또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애란 생각이 나를 작아지게 한다. 아기야, 제발 무사 하렴, 아무 일 없어야 해! 선생님, 괜찮을 거예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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