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세 권의 책

2009. 1. 23. 15:58독서

<재미있는 세 권의 책>
2009.01.22 목요일

<마틸다>

나이는 5살이지만 친구처럼 느껴지는 꼬마 소녀 마틸다! 난 올해 12살이 되는 상우라고 해. 부모님이 앉아서 TV만 보라고 강요하는 환경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책을 사랑하는 네 모습이 존경스러워.

걸핏하면 학생들의 머리채를 잡고 던져버리는, 사랑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이 포악한 트런치불 교장 선생님 밑에서, 숨 막히는 학교생활을 해야 했지. 나 같으면 견디지 못하고 전학을 가버렸을 거야. 특히 항상 교장 선생의 의심을 받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음모를 밝혀낸 그 용기, 정말 대단하다!

마틸다, 만약에 네가 우주를 뛰어넘은 공간을 발견하고,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 집을 만든다고 떠들고 다녀도, 나는 네 말을 믿을 거야. 넌 계획성 있고 침착하니까! 만약에 한 나라에 천분의 일이라도 너 같은 아이가 있었다면, 아마 이 세상이 지금보다 10배는 더 발전했을 거야. 너 같은 초능력을 가진다는 건 바랄 수도 없으니, 우리 나중에 만나서 누가 더 책을 많이 읽었는지 그거라도 겨뤄보자! 안녕.



<수요일의 전쟁>

주인공 홀링후드후드는 크로스컨트리 대회, 쉽게 말해서 달리기 대회에서 학교 대표 중 유일한 7학년 선수로 나가게 된다. 물론 이 이야기는 달리기 이야기가 아니지만, 마지막 장면이라 짜릿한 점이 있다.

달리기가 시작되고 홀링후드후드는 앞에 있는 8학년 아이들을 충분히 앞지를 수 있었는데도, 8학년 아이들보다 속도를 늦게 뛴다. 앞에서 벌어진 자유달리기 경기에서, 같은 반 친한 친구 더그 스위텍이 주제넘게 자기들을 앞질렀다고, 뒤에서 더그 스위텍의 바지를 벗겨서 넘어뜨려 부상을 입고, 꼴찌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자신도 똑같은 꼴을 당할까 봐, 계속 8학년들 뒤에서만 뛰다가, 결승점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담임 선생님인 베티 베이커 선생님의 단호한 응원 한마디, "걔들을 앞질러!"

이말에 홀링후드후드는 무시무시한 속력을 내어 엄청난 차이를 벌리며 1등을 한다. 아! 정말 가슴이 뛴다. '힘내, 할 수 있어!' 정도가 아니라, 가슴에 꽂히는 이 한마디, '걔들을 앞질러!' 내 인생을 바꾸고도 남을 것 같은 말이다. 베티 선생님은 정말 카리스마 있고, 멋진 선생님인 것 같다. 나도 크면 이렇게 한 번의 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

이 책의 제목이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이라는 것은 틀린 말인 것 같다. 윌러비 가족 중 무자비한 사람은 엄마와 아빠일 뿐, 아이들은 무자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엄마, 아빠의 소중함을 생각했다.

윌러비 가족의 엄마, 아빠는 자식들을 생각하고 사랑하기는커녕, 없애버리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른다. 그러다 결국에는 정말 아이들을 없애버릴 계획을 실행한다. 자기들은 장기간 집을 떠나 여행을 하고서, 집에 아이들만 남겨두고서 집을 팔겠다고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채용한 보모와 함께 슬기롭게 문제를 헤쳐나간다.

감쪽같이 변장을 한 다음에 집에 위험하다는 경고 쪽지를 여기저기 붙여놓고, 집을 사러 온 사람들이 겁에 질려 나가게 만든다. 가장 불행하다고 느낄만한 상황에서 우러나오는 아이들의 재치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엄마, 아빠가 버린 윌러비네 아이들은 아주 잘 큰다. 정말 다행이다. 그러나 이것은 윌러비네 아이들이었으니까 가능했겠지, 누구에게나는 아닐 것이다. 그만큼 우리같은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이라고 더 뼈저리게 느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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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b2009.08.11 15:53

    저는 "마틸다" 영화로봤는데 ^^*
    영화도 재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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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이2009.10.14 11:24

    멋진 책 소개해 줘서 고마워요.
    읽어 볼게요.
    재미있을 것 같네요.
    참고로 전 초4 송이영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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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2011.07.31 23:32

    결국 자기 주변의 불리하고 험난한 상황을 이겨내는 것은 자기안의 힘인것 같아요. 겉으로만 소리지르고 난폭하게 구는 사람들은 사실 약한 내면을 가진 사람들이에요. 저도 어렸을때는 약하고 겁많은 아이인줄 알았는데 이제 커서 보니 주변대부분의 사람들이 충동적이고 감정을 자제못하는 어린아이라는 걸 알았어요. 오히려 저는 성숙한 면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세상은 소리지르고 난폭한 이들의 세상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을 극복해내고 오히려 이끌어줄수 있는 소수의 성숙한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수요일의 전쟁 독후감을 읽고 느낀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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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2011.08.02 11:02 신고

      와, 알렉스님, 혹시 수요일의 전쟁을 읽으셨나요?
      독후감보다 알렉스님의 느낀 점이 더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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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2011.08.05 21:35

    수요일의 전쟁을 읽지는 않았고, 상우군의 독후감을 읽고 느낀 점을 쓴거에요. 어떤 글에 대한 글, 그 글에 대한 또 다른 글 이렇게 이어질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상우군이 수요일의 전쟁을 읽고 느낀점에 대해 쓴 글을 읽고 그 독후감에 대한 독후감을 쓴거에요. 결국 수요일의 전쟁이라는 '오리지날'과는 좀 관계가 없는 글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도 결국 사람과 사람사이의 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짬이 나는대로 수요일의 전쟁을 읽어봐야 겠네요. 상우군이 제 말이 더 멋지다고 하니^^ 그때 다시 제가 느낀 수요일의 전쟁을 얘기해줄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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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2011.08.27 00:11

    수요일의 전쟁을 다 읽었어요. 좀 늦게 읽었지만 약속한대로 짧은 독후감을 써 볼께요. 음, 책을 이틀만에 다 읽었는데 첨 80페이지정도는 첫날 한시간정도만 읽었고 담날 3,4시간만에 다 읽은 거 같애요. 재밌어서 페이지가 빨리 넘어가더라구요. 작가의 시니컬한 유머도 재밌었고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다음 문장을 통해서 등장인물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유추해볼수 있는 방식도 신선했어요. 근데 좀 너무 짜맞춘 느낌도 없지 않았어요. 베이커선생님이 올림픽은메달리스트였고 그래서 후드후드를 가르켜주고 또 양키스선수들의 공을 쳐내서 양키즈구장 보수공사건을 따내고 하는 얘기는 베이커선생님이 너무 만능인것 같아서 이럴수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메릴리와의 작은 연애담은 왠지 보드랍고 달콤했고 메릴리같은 여자친구가 나도 있었나싶기도 하고. 그리고 마이티와 비지오선생님이 갈등을 일으키다가 화해하는 이야기는 좀...너무 쉽게 그렸던 것 같아요. 좀더 자세히 세세하게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더 공감을 샀을텐데, 미국작가라고 베트남아이 얘기를 너무 가볍게 다룬거 같아서 아쉬웠어요. 세익스피어작품을 읽으면서 이야기전개와 맞물리는게 너무 좋았고, 세익스피어가 낡아빠진 희곡작가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통찰을 작품에 구현시켰다는 점을 이번에 알게 되었고, 그 시대에 인간다움을 작품속에서 보여주려 했다는 점, 너무 귀하고 위대한 작가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고, 우리가 세익스피어를 잘못알고 있었다는 걸 알려줬어요. 고전은 이래서 현대에도 가치를 인정받는 거 같아요. 매우 현대적인 주제잖아요? 아니 시대를 초월해서 영원히 문학의 테마이겠죠. 그리고 작가들이 평생을 걸고 작품속에 녹여낼만한 가치가 있는 테마이지요. 인간다움의 표현이야말로 문학의 존재이유겠지요. 오래됐지만 마땅히 현재에도 유효한 존재이유지요. 막판에 야영떠나는 얘기도 재밌었어요. 그렇게 놀러가면 정말 좋을텐데. 홀링후드후드는 결국 7학년을 마치면서 한단계 성숙한 사람이 되는데, 그 결론은 인생을 가치있게 여기고 나 자신이 되라는 것이었죠. 그 가운데에는 베이커선생님과 세익스피어가 있었고, 자기를 끊임없이 괴롭게하는 부모님과 누나와 더그 스웨텍의 형이 있고 베트남전쟁이 있고, 바비 케네디가 있었지만, 그 속에서 어쨌든 크로스컨트리경기를 통해 자기를 위축시키는 존재들과 한판 대결을 했고, 그 결과 이겼지요. 그리고 누나의 여행을 통해서 어떻게 자기를 찾는것인지 생각해보게 되었고 누나의 소중함을 알았고, 권위적이고 성공지향적인 아버지에게 자기목소리를 내게되었고, 그 모든게 베이커선생님과의 수요일 세익스피어 작품읽기를 통해서 이루어졌지요. 책 한권이 사람을 바꿀수 있을지는 사실 모르겠어요. 책속에 길이 있다고하는데 사실 책속에 길이 있는게 아니라 사람속에 길이 있는 것을 책이 가르쳐준다고 생각해요. 책이 사람을 바꾼다기 보다는 책이 자신을 변혁시킬수있는 계기를 줄수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길을 알려주고, 갈수 있도록 침묵으로 격려하고, 이야기로 영감을 주고, 스스로 혁명할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해요. 책이 할수 있는 것은 그것이고 세익스피어도 자기가 쓴 작품이 세상을 바꿀수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에요. 단지 인간에 대해서,세상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같이 얘기하고 이렇지 않나? 이렇게 이렇게 되면 이상황에서 이렇게 되는게 당연하지 않나? 이렇게 해야하지 않나? 이런 얘길 독자와 나누면서 독자와 어떻게 우리인생이 이어지는지를 토론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가운데에서 독자가 자연스레 세상에 대해서 통찰을 갖게 되는것, 그게 세익스피어의 뜻이 아니었을까요? 후드후드는 스스로 길을 찾았고, 베이커선생님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세익스피어도 이렇게하라고 하지 않았죠. 대니의 성인식을 보면서, 후드후드는 스스로 삶을 알았고, 그리고 계속해서 살아가면서 더 많이 알게 되겠죠.
    이상이 수요일의 전쟁 독후감이에요. 참고로, 원제는 Wendsday Wars였는데, 베트남전쟁뿐만 아니라, 후드후드는 수없이 많은 전쟁을 치루게 되니까 Wars라고 쓴 거 같아요. 나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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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2011.08.30 22:15 신고

      알렉스님, 엄청난 독후감에 입이 딱~ 벌어집니다!
      이제보니 알렉스님은 정말 책과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셨군요.
      놀라운 마음으로 꼼꼼하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읽었을 때와는 다른, 깊이있고 꼼꼼한 분석을 알렉스님의 독후감을 통해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