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물구나무 서기
2008. 8. 19. 14:00ㆍ일기
<수영장에서 물구나무 서기>
200.08.10 일요일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 텐트를 접고, 해파리가 없는 해수욕장 근처 수영장을 찾았다. 나는 바다보다 파란 수영장 안으로 후닥닥 뛰어들어갔다.
우선 몸을 뜨게 하려고 머리를 물속으로 서서히 집어넣었다. 그러자 몸이 엎드린 상태에서 일자로 물 위에 떠올랐다. 그런 다음 발로 물을 강하게 한번 찼다.
그러자 추진력이 생겨 몸이 앞으로 슈우욱~ 나갔고, 나는 그걸 유지하려고 두 손으로 번갈아 차례차례 물을 가르고 발은 계속 흔들어서 앞으로 나아갔다. 물을 가를 때는 그것이 액체가 아니라 땅과는 중력이 다른 공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물고기나 모터보트가 된 듯한 기분으로 촤아악 앞으로 뻗어나가면서, 물 밖으로 올렸던 손을 다시 물속으로 빠트릴 때, 공기 방울이 뽀글뽀글 생기는 것을 보았다. 몸이 물과 부딪혀서 생기는 공기 방울이, 마치 내 몸 주위를 탁탁 튀기는 축복의 물방울처럼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
나는 갈수록 물이 더 좋아졌고, 자꾸 물과 친구가 되었다. 물속에선 아무리 움직여도 땀이 흐르지 않고 편안하였다. 어느덧 나는 물과 하나가 되어 수영장 밑바닥까지 잠수해서 두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머리가 바닥으로 숙여지며, 갑자기 다리가 위로 올라가더니 순간 물구나무서는 동작으로 거꾸로 서게 되었는데, 선 것만큼 갑작스럽게 허공에 뜬 다리가 물 안으로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가속도가 붙으며 다리가 물속으로 '쾅~!' 하고 곤두박질 치며 떨어졌고, 그 반동으로 머리가 앞으로 쏠리더니 360도 회전하여 다시 얼굴은 물 밖으로 나오고, 다리는 밑으로 내려가 서게 되었다. 난 몸이 뒤집힐 때에 아무 생각이 없었고, 그저 마음속에서 '난 물의 일부다, 내가 물이다~' 라는 소리만 울렸다.
그러나 일어서고나서 갑자기 온몸이 파르르 떨리고 힘이 빠졌다. 나는 물 위에 누워서 배영을 하며 한바탕 물속을 돌고 난 충격을 식혔다. 그리고 가늘게 실눈을 뜨고 이 모든 걸 다 보고 있었던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내 몸도 커피가루가 풀어지듯 물속으로 사르르 녹아드는 기분이었다.
200.08.10 일요일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 텐트를 접고, 해파리가 없는 해수욕장 근처 수영장을 찾았다. 나는 바다보다 파란 수영장 안으로 후닥닥 뛰어들어갔다.
우선 몸을 뜨게 하려고 머리를 물속으로 서서히 집어넣었다. 그러자 몸이 엎드린 상태에서 일자로 물 위에 떠올랐다. 그런 다음 발로 물을 강하게 한번 찼다.
그러자 추진력이 생겨 몸이 앞으로 슈우욱~ 나갔고, 나는 그걸 유지하려고 두 손으로 번갈아 차례차례 물을 가르고 발은 계속 흔들어서 앞으로 나아갔다. 물을 가를 때는 그것이 액체가 아니라 땅과는 중력이 다른 공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물고기나 모터보트가 된 듯한 기분으로 촤아악 앞으로 뻗어나가면서, 물 밖으로 올렸던 손을 다시 물속으로 빠트릴 때, 공기 방울이 뽀글뽀글 생기는 것을 보았다. 몸이 물과 부딪혀서 생기는 공기 방울이, 마치 내 몸 주위를 탁탁 튀기는 축복의 물방울처럼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
나는 갈수록 물이 더 좋아졌고, 자꾸 물과 친구가 되었다. 물속에선 아무리 움직여도 땀이 흐르지 않고 편안하였다. 어느덧 나는 물과 하나가 되어 수영장 밑바닥까지 잠수해서 두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머리가 바닥으로 숙여지며, 갑자기 다리가 위로 올라가더니 순간 물구나무서는 동작으로 거꾸로 서게 되었는데, 선 것만큼 갑작스럽게 허공에 뜬 다리가 물 안으로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가속도가 붙으며 다리가 물속으로 '쾅~!' 하고 곤두박질 치며 떨어졌고, 그 반동으로 머리가 앞으로 쏠리더니 360도 회전하여 다시 얼굴은 물 밖으로 나오고, 다리는 밑으로 내려가 서게 되었다. 난 몸이 뒤집힐 때에 아무 생각이 없었고, 그저 마음속에서 '난 물의 일부다, 내가 물이다~' 라는 소리만 울렸다.
그러나 일어서고나서 갑자기 온몸이 파르르 떨리고 힘이 빠졌다. 나는 물 위에 누워서 배영을 하며 한바탕 물속을 돌고 난 충격을 식혔다. 그리고 가늘게 실눈을 뜨고 이 모든 걸 다 보고 있었던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내 몸도 커피가루가 풀어지듯 물속으로 사르르 녹아드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