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영 마지막회를 보고나서
2007. 12. 24. 16:44ㆍ일기
<대조영 마지막회를 보고나서>
2007.12.23 일요일
텔레비전 드라마 <대조영> 마지막회를 꼭 보고 싶었던 이유는, 발해를 세운 대조영의 후계자 자리를 누가 이어받을까 궁금해서다. 유력한 후보는 검이와 단이! 검이는 대조영이 초린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고, 단이는 고구려의 마지막 왕인 보장왕의 조카딸과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다. 여기서 내가 관심이 있는 인물은 검이었다.
검이는 어릴 때부터 대조영이 자기 아버진 줄 모르고 자랐다. 엄마인 초린은 거란족장의 딸이었는데, 고구려 장수인 대조영과 사랑을 나누다 검이를 임신했지만, 불같이 화가 난 아버지 앞에서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고 죽임을 당할 뻔 하다가, 거란족 장수 이해고의 도움으로 살아났고, 검이를 낳아 키우게 되었다. 당연히 검이는 이해고를 자기 아버지로 알고 컸으며, 이해고 또한 검이를 극진하게 키웠다. 친자식이 아닌 검이를 애지중지하며 키울 수 있었던 이해고의 마음속엔 초린에 대한 사랑이 나라만큼 깊었다.
당나라와 전쟁에서 패한 고구려가 다시 일어서려고 동모산에서 뼈를 깎는 훈련을 할 때도, 대조영은 초린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아파했지만, 검이가 자기 자식이란 것을 꿈에도 몰랐다. 나는 지혜롭고 똘똘한 검이가 볼수록 안쓰럽고 불쌍하였다. 막상 대조영이 진짜 아버지란 것을 알았을 때도 마음 놓고 기뻐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뻐하기는커녕 키워준 아버지 이해고에 대한 고마움과 갈등으로, 괴로워 몸부림친다. 나에겐 그것이 검이에게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만큼 어려워 보였다.
검이의 인생은 어쩜 그렇게 기구하단 말인가? 천문령 전투에서 당나라 20만 대군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이해고가, 적은 수의 대조영 군대와 검이가 협상으로 얻어낸 말갈족의 지원부대 2만 명으로 대패하자, 요하성에 숨어들었다가, 결국 대조영과의 마지막 한판 승부로 목숨을 잃게 되고, 초린이도 이해고를 따라 자결을 하니, 검이는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나라도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을 것 같다.
그렇게도 존경했던 장군이자 보고 싶었던 아버지인 대조영을 따라간 검이는, 뛰어난 지략으로 돌궐족과 동맹을 이뤄내는 공을 세우지만, 대조영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궁이 혼란스러워지자, 떠날 것을 결심한다. 내가 볼 땐, 지략으로 보나, 실전 경험으로 보나 검이가 후계자감인데, 단이를 둘러싼 신하들과 왕비의 경계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검이는 떠났다. 가지 말라고 울부짖는 대조영의 팔을 뿌리치고, 더 찢어지는 눈물을 뿌리며 어디론가 멀리 가버렸다.
대조영과 신하들은 검이가 떠날 자리를 알고 떠났다며, 그것이 검이의 운명이라면 붙잡아선 안 된다고 스스로 위로했지만, 그게 어디 검이의 운명인가? 검이가 양보한 거지! 대조영이 발해를 세운 지, 22년 만에 생을 마감했다고 나왔는데, 대조영을 떠난 뒤 죽었을지 살았을지 모를 검이의 발자취가, 이 이야기의 진짜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대조영> 마지막 시청을 끝냈다.
2007.12.23 일요일
텔레비전 드라마 <대조영> 마지막회를 꼭 보고 싶었던 이유는, 발해를 세운 대조영의 후계자 자리를 누가 이어받을까 궁금해서다. 유력한 후보는 검이와 단이! 검이는 대조영이 초린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고, 단이는 고구려의 마지막 왕인 보장왕의 조카딸과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다. 여기서 내가 관심이 있는 인물은 검이었다.
검이는 어릴 때부터 대조영이 자기 아버진 줄 모르고 자랐다. 엄마인 초린은 거란족장의 딸이었는데, 고구려 장수인 대조영과 사랑을 나누다 검이를 임신했지만, 불같이 화가 난 아버지 앞에서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고 죽임을 당할 뻔 하다가, 거란족 장수 이해고의 도움으로 살아났고, 검이를 낳아 키우게 되었다. 당연히 검이는 이해고를 자기 아버지로 알고 컸으며, 이해고 또한 검이를 극진하게 키웠다. 친자식이 아닌 검이를 애지중지하며 키울 수 있었던 이해고의 마음속엔 초린에 대한 사랑이 나라만큼 깊었다.
당나라와 전쟁에서 패한 고구려가 다시 일어서려고 동모산에서 뼈를 깎는 훈련을 할 때도, 대조영은 초린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아파했지만, 검이가 자기 자식이란 것을 꿈에도 몰랐다. 나는 지혜롭고 똘똘한 검이가 볼수록 안쓰럽고 불쌍하였다. 막상 대조영이 진짜 아버지란 것을 알았을 때도 마음 놓고 기뻐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뻐하기는커녕 키워준 아버지 이해고에 대한 고마움과 갈등으로, 괴로워 몸부림친다. 나에겐 그것이 검이에게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만큼 어려워 보였다.
검이의 인생은 어쩜 그렇게 기구하단 말인가? 천문령 전투에서 당나라 20만 대군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이해고가, 적은 수의 대조영 군대와 검이가 협상으로 얻어낸 말갈족의 지원부대 2만 명으로 대패하자, 요하성에 숨어들었다가, 결국 대조영과의 마지막 한판 승부로 목숨을 잃게 되고, 초린이도 이해고를 따라 자결을 하니, 검이는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나라도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을 것 같다.
그렇게도 존경했던 장군이자 보고 싶었던 아버지인 대조영을 따라간 검이는, 뛰어난 지략으로 돌궐족과 동맹을 이뤄내는 공을 세우지만, 대조영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궁이 혼란스러워지자, 떠날 것을 결심한다. 내가 볼 땐, 지략으로 보나, 실전 경험으로 보나 검이가 후계자감인데, 단이를 둘러싼 신하들과 왕비의 경계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검이는 떠났다. 가지 말라고 울부짖는 대조영의 팔을 뿌리치고, 더 찢어지는 눈물을 뿌리며 어디론가 멀리 가버렸다.
대조영과 신하들은 검이가 떠날 자리를 알고 떠났다며, 그것이 검이의 운명이라면 붙잡아선 안 된다고 스스로 위로했지만, 그게 어디 검이의 운명인가? 검이가 양보한 거지! 대조영이 발해를 세운 지, 22년 만에 생을 마감했다고 나왔는데, 대조영을 떠난 뒤 죽었을지 살았을지 모를 검이의 발자취가, 이 이야기의 진짜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대조영> 마지막 시청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