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별

2007. 12. 17. 23:35일기

<작은 별>
2007.12.17 월요일

3교시 음악 시간이 되었다. 처음엔 <친구 만들기>라는 노래를 몇 번 합창한 다음, 서 미순 선생님께서 오늘은 <t 나라 노래방>을 하겠다고 하셨다. 그게 뭐냐면, <t 나라>라는 교육 시스템으로 들어가서 선생님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t 나라 노래방>을 클릭한다. 그러면 노래 제목이 쫘르르 나오는데, 선생님께서 클릭하시는 노래 전주를 들어보고, 그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부르면 된다.

대신에 한 번 불렀던 사람은 다음 노래 때 또 일어서도 되지만, 아직 안 부른 사람이 일어서면 양보해야 한다. 노래가 시작하자 처음엔 주로 승호와 가람이가 불렀고, 나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흥이 나면 몸을 들썩들썩 거리며 나만의 율동을 만들어 움직였다. 나도 불러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선뜻 내키질 않았다. 왜냐하면, 노래를 잘 부를 경우에는 선생님께서 상으로 칠판에 자석을 붙여 주시지만, 못 불렀을 경우엔 다시 자석을 떼신다. 그리고 자석 점수가 합산되어 다른 반과도 우열을 가리게 된다.

나는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이 아니라서, 섣불리 불렀다가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고, 우리 반 점수까지 깎아내릴까 봐 엄두를 못 내었다. 게다가 만화 주제가나, 동요가 나왔는데, 내가 아는 노래도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작은 별>노래 전주가 흘러나왔을 때, 갑자기 몸에서 전기가 찌릿하듯 느낌이 오면서 이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솟구쳤다. 분위기를 보니, 아이들은 너무 어린 아이 노래라고 생각하는지, 아무도 일어서는 사람 없이 시큰둥했다.

나는 벌떡 일어나 노래를 시작했다. 두 손을 배꼽 위에 모으고, 고개를 높이 들어 눈을 뜬 듯 만 듯 허공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피아노 반주를 타고, <작은 별>을 정성스럽게 불렀다. 노래에 집중을 하다 보니, 내 목소리가 곱게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머리 위에서 파란색 별들이 환하게 웃으며 빛나는 것 같았다. 내 마음은 어느새, 동생 영우와 손잡고 <작은 별>을 부르며 놀던 어릴 때로 돌아간 듯, 기쁨으로 차올랐다. 

노래를 마치자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엄지손가락을 밑으로 내리며 "우우~!"하며 야유를 퍼부었다. 그러나 동시에 선생님이 비장한 표정으로 칠판에 자석을 2개 씩이나 붙여주시자, 아이들의 야유는 환호로 바뀌며 난리가 났다. 우리 반이 내 자석 점수를 추가로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친구들은 "상우야, 너는 진정한 내 친구야!", "상우야, 고마워!", "작은 별 노래, 정말 좋아!" 하며 하나같이 책상을 둥둥 둥둥 두드리며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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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우-작은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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